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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마열여덟그루
작성일 2018-12-06 19:27:41 KST 조회 427
제목
시빌워 정도면 선악구별이 희미한 히어로 영화지

문제는 사실 알고 보니 윈터솔저도 다 사정이 있어서 그랬던 거고

 

캡아가 쉴드치는 것도 그럴 만해서 쉴드치는 거야 수준으로 가버리니까 그게 문제.

 

 

마치 나루토에서 4대 휘하 부대가 페인 가족 조져버린 건 사실 우연에 불과한 헤프닝이었고

 

우치하 몰살 때 3대의 잘못이란 단조 하나 똑바로 관리 못한 잘못에 불과한 것처럼 묘사해서

 

나뭇잎마을도 알고 보면 별로 잘못 없는 동네라는 식으로 얘기해버린 거랑 같은 꼴

(알고 보니 나뭇잎마을의 문제가 아니라 다 단조랑 도룡뇽 새끼 잘못이었다는 식)

 

 

그래서 나뭇잎 부수기 하는 새끼들이 그런 중대명백한 하자도 몰라봤던 병신들이 됐던 것처럼

 

아이언맨도 세뇌라는 중대명백한 하자도 몰라봤던 개찌질이가 돼버렸던 거지

 

 

나루토 얘기를 더 해보자면, 모호해 보였던 선악대결이 분명한 것으로 변질됐던 이유도 다 그런 거 때문이었지

 

한편에는 사정도 모르고 지랄염병 다 떨던 악한들이 서 있는가 하면

 

반대편에는 예수와 같이 무한한 사랑으로 그런 병신들 교화하려는 나루토가 서 있는 구도...

 

나루토가 풍둔주둥아리술이라고 욕먹는 것도 사실 주둥아리술 이전에 이러한 배경이 있어서 그런 거

 

나루토가 풍둔주둥아리술로 용서니 화해니 유대니 어쩌고 저쩌고 씨부렸던 것도

 

급이 어느 정도 맞는 새끼들끼리 할 수 있는 현실정치의 영역인 거지 연합국이 히틀러 새끼를 용서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페인이나 오비토, 사스케 같은 무지몽매한 새끼들을 나루토의 설교질로 감화시키는 작위적인 전개가 욕쳐먹었던 거고

 

마찬가지로 스타2의 경우 캐리건이 선역으로 포장됐던 게 욕쳐먹는 거.

 

 

앞서 말했듯 화해니 용서니 유대니 하는 것들은 현실정치의 영역이어서

 

예컨대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 민주정 복구 시기 아테네의

민주파(이자 제국주의자) 새끼들과 과두파(이자 국가전복자) 새끼들처럼 죄질이 서로 비슷한 놈들끼리 하는 건데

 

겉으로는 선악이 모호한 것처럼 스토리를 짜놓고 실제로는 선악이 분명하게 설정을 해놓았으니

 

이야기가 개판이 돼버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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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파워군[성격파탄] (2018-12-06 19:38:5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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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니 아빠가 준방패!
아이콘 WG완비탄 (2018-12-06 19:38:5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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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 얘기가 갑자기 왜 나오는
아이콘 WG완비탄 (2018-12-06 19:39:4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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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리적 갓심
아이콘 코은 (2018-12-06 19:53:1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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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얘기부터 너무 길어서 안읽었습니다
근데 캡아가 개색기라는건 인정
아이콘 정신병자DIO (2018-12-06 21:35:5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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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아가 쉴드 치는거야 그럴수도 있지만 관객중 그 누구도 잘했다라고 하진 않을텐데
그리고 아이언맨이 설령 세뇌를 알았더라 하더라도 'I don't care. he killed my mother' 이 한마디로 해결.
솔까 부모 죽인 놈을 세뇌고 나발이고 눈 앞에 있는데 놔둘 리가 있나.

어지간해선 캡아, 윈솔, 아연 모두 하이드라가 만든 피해자들로 보일텐데...

그리고 나루토 얘기부터는 길어서 걍 내림.
아이콘 S빛의타우렝H (2018-12-07 00:58:0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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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가 거기서 왜 나와?
대마열여덟그루 (2018-12-07 01:20:0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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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그냥 뭐 비슷한 예시 없나 하다가 내가 좋아했던 걸로 비교해본 거
아이콘 아르노르 (2018-12-07 01:49:1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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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아도 그럴 만해서 쉴드 치는 거 맞음 그리고 토니는 세뇌도 모르는 빡대가리가 아니라 알면서도 용납할 수 없었던 거임
캡아에게 윈터 솔저는 과거 브루클린의 힘없는 약골 청년을 기억해주는 유일한 생존자임 시빌 워 초반부에 토니가 부모님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음을 보여줌
70년간 잠들었던 캡틴을 캡틴 아메리카가 아니라 스티브 로저스로 봐주는 사람은 본래 정신이 온전치 않았던 페기 카터, 그리고 윈터 솔저 뿐 그 페기는 결국 죽었고 시빌 워에서 장례식 열고 있음 이제 정말 단 한명 남았고 그 친구마저 잃으면 세상에 캡틴 아메리카는 존재해도 스티브 로저스는 없는 거임
토니는 부모님의 마지막을 차갑게 보낸 걸 평생 후회하면서 두고두고 마음 속에 담아두고 살음 근데 그 부모를 죽인 놈이 아무리 세뇌당했다지만 코앞에 있음 그것도 부모님이 살해당하는 영상을 두고.
시빌 워에서 토니 노부부의 죽음은 대단히 잔인하고 폭력적으로 묘사됨 마블 영화가 막 살점 튀는 그런 영화는 아니지만 총알 세례 맞고 죽고 이능력자들 불쇼를 하지만 시빌 워에서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노부부를 완력으로 처참하게 죽이는 것만큼 심기 불편한 폭력이 없었음 일부러 그렇게 묘사한 거임 마지막에 따뜻한 말 못 전하고 떠나 보낸 아버지,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평생 그리워하는 아들에게 이성을 바랄 수 없도록
아이콘 아르노르 (2018-12-07 01:51:5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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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싸움은 대단히 감정적입니다
정확히는 비극적이고 어느 한 쪽의 편을 들 수 없을 만으며 이 싸움을 말릴 명분조차 없죠
이 싸움은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싸움이 아닌
브루클린의 약골이자 21세기의 이방인과
부모가 죽던 날 아침, 퉁명스럽게 행동했던 트라우마를 가진 사고뭉치 외아들의 싸움입니다

부기영화 58화
대마열여덟그루 (2018-12-07 03:53:0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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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이 싸움을 감정적인 걸로 바라볼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상당한 과몰입 상태인 거. 합리적으로 봤을 때 윈터솔저는 잘못이 있을 수가 없고 잘못이 없는 이상 토니 스타크는 허수아비치기 하는 거랑 마찬가지지.

나루토로 다시 비유를 해보자면 실제 잘못은 죄다 단조랑 도롱뇽이 했는데 괜히 나뭇잎마을 다 때려부수려던 페인이랑 똑같지. 감정적으로 봤을 때는 페인도 이해 가능하다지만, 독자나 관객이 전체 이야기를 3자적 시선에서 합리적으로 보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죄질의 불균형 또한 느낄 수밖에 없는 거. 그래서 윤리적 긴장감이 또 느슨해질 수밖에 없는 거고. 시빌워에서의 토니 스타크도 페인이랑 똑같지. 나쁜 새끼는 따로 있는데 사건에 연류됐었다는 이유로 죄 없는 새끼만 족치려 드는 거니...

나는 이게 상당히 교묘한 방식으로 서사를 쌓은 결과라고 생각하는데, 결국 이렇듯 윤리적 긴장이 느슨한 상태는 딜레마나 터부를 회피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관객이나 독자를 안심시키고 도덕적 하자를 배제함으로써 통속성을 강화시키지.

예컨대 한국 드라마에서 남매 간의 사랑을 다루면서도 사실은 친남매가 아니었다는 식으로 교묘하게 진짜 터부를 회피하는 것처럼 윤리적 딜레마를 회피함으로써 통속성을 강화한다는 거지. 쉽게 얘기해서 관객들 머리 덜 아프게 해서 킬링타임 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한다는 거.

가령 <오이디푸스 왕>에서 오이디푸스의 진정한 도덕적 하자를 배제했다고 한번 생각해보셔. 예를 들어 알고 보니 친어머니니가 아니라 양어머니랑 결혼했던 거라는 식. 또 예를 들어 알고 보니 친아버지를 죽인 건 오이디푸스가 아니라 다른 새끼였다는 식.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이 딱 시빌워지. 윈터솔저가 토니의 아버지를 죽인 건 고의가 아니었다는 식이어서 윤리적으로 커버쳐줄 부분이 차고 넘치걸랑.

아니지. 그냥 고의성이 없었다는 정도가 아니라, 윈터솔저로서는 전적으로 사건에 휘말린 것뿐이지. 누가 일부러 자기 등을 떠밀었는데, 앞에 사람이 있어서 그 사람을 부딪쳐 넘어뜨린 격. 즉 그냥 고의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본인이 저지른 실수조차 아니어서 과실 또한 없다는 얘기. 어떠한 도덕적 하자도 없고 아무런 윤리적 딜레마도 발생시키지 않지
대마열여덟그루 (2018-12-07 03:53:3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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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쉽게 얘기해서 윈터솔저는 어벤저스판 캐리건임. 즉, 캡아나 레이너가 윈터솔저랑 캐리건을 윤리적으로 커버칠 이유는 차고 넘치는데, 진짜 문제는 걔네들이 커버를 쳐준다는 게 아니라 커버쳐도 되게끔 판을 깔아버린 거 자체라는 이야기. 이런 속편한 설정이 서사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거지. 왜냐면 딜레마라는 거, 그거는 합리적으로 봐도 시시비비가 애매할 때 발생하는 거거든. 딜레마라는 건 사실 외부적/합리적/공적 시선과 내부적/감정적/사적 시선의 충돌이기 때문.

토니 스타크는 합리적인 맥락들을 깡끄리 무시하지 않고서는 복수를 내세울 수 없는 처지이고
캡아는 딜레마의 껀덕지조차 느낄 필요 없는 처지여서
이 둘의 갈등은 윤리적 깊이가 아주 얕은 갈등, 즉 딜레마 없는 갈등이 되고 마는 거

상술했듯이 딜레마라는 건 내외적 충돌이어서 합리성과 감정이 어느 정도 급이 맞아야 하고
(=합리적으로 봐도 시시비비가 애매해야 하고)
또 서로 줄다리기 하면서 인물들을 고뇌에 빠뜨려야 하는 건데,
그런 게 애초에 나타날 수가 없는 실정이란 거

드래곤볼에 비유하자면 셀이랑 손오반이 서로 에너지파 쐈는데 손오반 전투력이 압도적이어서 셀을 1초 순삭시킨 꼴. 이 에너지파 싸움이라는 것도 한쪽으로 기울었다가 또 반대쪽으로 기울었다가 하면서 서로 줄다리기가 돼야 하듯이, 합리성과 감정 사이의 충돌도 서로 급이 맞아서 줄다리기가 돼야 한다는 거.

한 마디로 시빌워의 스토리텔링이란 술취한 아저씨 둘이서 소리 꽥꽥 지르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단 얘기. 부기 영화 표현대로, 합리성이 끼어들 틈 없는 감정 싸움일 뿐이어서 걍 누구 목소리가 더 크냐 하는 감정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거고. 오히려 시빌워가 블랙코미디었다면 걸작이 됐을 듯ㅋ
대마열여덟그루 (2018-12-07 04:04:5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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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왜 그렇게 서로 소리만 꽥꽥 지르고 있을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이유와 그 정황들까지 부실하다는 얘기는 아님. 그걸 감안하더라도 갈등의 구도가 유치하다는 거지. 왜냐면 토니 스타크는 이성을 바랄 수 없는 처지라니 그렇다 치더라도 캡아 입장에서는 합리적으로 봐도 윈터솔저를 비호할 이유밖에 없기 때문(계속 반복하는 얘기지만, 윈터솔저에게는 고의과실이 없다)

즉 구도 자체가 애초에 일방적이라는 거임.
대마열여덟그루 (2018-12-07 04:35:2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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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윈터솔저에게 최소한 과실 정도는 주든가, 고의성을 주려거든 애초에 토니 부모한테도 도덕적 하자를 부여해서 윈터솔저의 행동을 어느 정도 정당화시켰어야 한다는 거지(그렇다고 명백한 정당성은 주면 안 되고. 이것도 계속 반복하는 얘기지만, 시시비비가 애매해야 하고 그에 대한 합리성과 감정이 서로 급이 맞아야 하니까)

즉 약골이었던 이방인vs트라우마를 가진 사고뭉치 외아들이라는 내적 정황들은
갈등의 구도가 유치하거나 말거나 안 바뀐다는 거.
가령 토니 아빠가 다소 부정한 인간이어서(그렇다고 아주 부정한 인간이어선 또 안 되고)
윈터솔저가 고의로 살해했더라도 그 살해에 어느 정도 정당성이 생긴다면(그렇다고 아주 정당해선 또 안 되고)

"마지막에 따뜻한 말 못 전하고 떠나 보낸 아버지,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어머니를 평생 그리워하는 아들에게 이성을 바랄 수 없도록" 라는 설정과 충돌하지 않는 선에서 갈등의 구도를 유치하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는 거지
대마열여덟그루 (2018-12-07 04:42:4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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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아몰랑 나 화나쪄'를 시전한다 해도, 그게 합리적으로 봤을 때도 잘잘못 따지기 어려운 고차원적인 문제인 거랑 합리적으로 보면 시시비비 명백하게 가릴 수 있는 저차원적인 문제인 거랑은 질적으로 다르다는 소리.
아이콘 정신병자DIO (2018-12-07 09:01:1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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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까지만 봐서는 과몰입은 글쓴이가 나루토에 과몰입한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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