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CF_Crusade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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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12-15 14:17:12 KST | 조회 | 1,754 |
제목 |
[스포]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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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눈이 굉장히 즐거운 영화였다. 영화를 다 보고나서 느낀 부분은 '구성 자체가 너무 대단했다.'라는 것. 2D 카툰 그래픽과 3D 만화 그래픽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조화 시키기는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해냈고, 그걸 굉장히 깔끔하게 해냈다. 사실 영화의 스토리 혹은 메세지 등 보다도 이런 비주얼적인 측면에서는 역대 스파이더맨 시리즈 중에서는 최고라고 볼 수 있다. 오히려 이후에 나올 만화 후속작들이 더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다. 이걸 어떻게 뛰어넘나 하고 고민해야 될 듯.
2. 사실 스토리는 군데군데 구멍이 있지 않나 싶다. 특히, 마일스의 아빠. 사실 나는 이 양반이 제일 납득이 안 되었는데, 자기 동생(형?)이 스파이더맨에 의해 죽은것처럼 오해를 하게 되는 장면 이후 문을 두고 아들과 대화하는 장면, 그리고 이후에 킹핀의 차원이동장치가 있는 통제실에 갑툭튀 한 장면들. 이 양반 동선이 도무지 예측이 안 된다. 물론, 캐릭터의 역할이나 존재 자체는 굉장히 중요한게 맞는데, 이런 부분에서 살짝 이해가 힘들었다. 내가 영화를 대충 봤을 수도 있긴 하지만서도.... 현재 내가 생각하는 결점은 이 부분 뿐이다.
3. 그래서 스토리는? 사실 마일스의 스토리만 뚝 떼놓고 보면 아주 클래식한 스파이더맨이 능력을 얻고, 주변의 친한 사람이 죽고, 본인의 존재에 대해 고뇌를 한 다음, 각성해서 빌런을 꽝! 무찌르고 경찰에 인계하는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는 진부하다면 진부한 기승전결이다. 이 진부함을 피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멀티버스 스파이더맨들. 후술하겠지만, 이들이 등장하였기 때문에 마일스가 완성되었고, 이 영화가 완성되지 않았나 싶다. 즉, 확실한 기본틀에 다양한 색깔의 살집이 붙어 하나의 독특한 작품이 완성되었다.
4. 멀티버스 스파이더맨들의 참여 자체는 꽤나 좋았다. 사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들의 분량을 잘못 조절하면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었는데, 이 영화는 마일스라는 2대 스파이더맨을 중심으로 시리즈가 굴러가게 설정되어 매우 안정적으로 진행된다. 마일스가 없을 때에는 배 나온 피터 파커가 중심을 잡아주었다. 즉, 이 스파이더맨들 사이에서도 구심점은 확실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공은 그리 많지 않았고, 배는 제대로 제 갈 길을 갔다. 만약, 페니 파커의 인기가 엄청나다는 걸 보고 스토리를 이쪽으로 수정하는 방향으로 갔다면 진짜 스토리가 산으로 갔을지도 모른다.
5. 특히, 개성넘치는 다양한 스파이더맨들이 모인 가운데서도 기본적인 본질은 동일하다는게 굉장히 중요했다. 뭔 소리냐면, 온 곳이 다르고, 싸우는 스타일, 모습이 다를지라도 얘네는 우리가 알고 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과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게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한명이 차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다른차원을 닫는 버튼을 눌러야 되는 역할을 맡아야 된다는 이야기가 진행되자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스파이더맨 전원이 자기가 남겠다고 손을 드는 장면. 개인적으로는 지하철을 막는 스파이더맨의 그 장면만큼이나 멋있었다. 난 딱 이 한 장면으로 이 작품에 꽂혔다. 단순하게 넘어갈 수도 있는 장면이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멋있는 한 컷이었다.
6. 그래서 다른 차원 스파이더맨들 중에 누가 제일 기억에 남았나? 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배나온 아저씨가 아닐까 싶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마일스 이지만 이 스파이더맨 또한 영화 스토리 중에 성장을 한다. 다른 차원으로 넘어오기 전까지는 그냥 배 나온 아저씨인데다 바지는 츄리닝이었는데, 영화가 진행되면서 스파이더맨으로서의 본질적인 모습을 다시 보여주기 시작한다. 위에 적었듯이, 희생을 위해 손을 들었던 사람 중 하나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멀티버스 스파이더맨 중에서 희생을 맡는 역할을 맡기도 하고 말이다. 처음에 나오는 행색은 별로였지만, 히어로로서 기본적인 마인드는 확실한 스파이더맨이 맞았다.
7. 페니 파커는 사실 그렇게 비중이 크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옳았다. 위에도 적었듯이, 트레일러 공개 이후 소니측에서 페니 파커의 비중을 더 늘리는 식으로 스토리를 수정하였다면 영화가 망가졌을지도 모른다. 딱 이정도가 적당한 분량이었다고 보고, 영화 내에서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한다. 느와르 스파이더맨은 나중에 크레딧 올라갈 때 보니까 성우가 니콜라스 케이지였다. 깜놀.
8. 2d 4DX 영화관에서 봤는데, 안마의자에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스파이더맨이 거미줄 타고 날라다니는 장면에서는 바람이 불었는데 꽤 시원했다. 만약 이걸 3D로 본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그만큼 눈이 굉장히 즐거운 작품이었다.
9. 근래에 나온 스파이더맨 작품 중에서는 심플할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굉장히 치밀하게 구성된 작품이기도 하다. 맨 위에서도 적었지만, 작품의 구성이 너무 좋았다. 2D 카툰 그래픽을 시기 적절한 타이밍에 구겨넣은 것이 너무 절묘했고, 차원문이 열리는 상황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색의 조화는 개인적인 생각으론 굉장히 현란해서 좋았다. 아마, 이걸 어떤 사람들은 너무 난잡하다고 깔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좋았다.
5점 만점에 4.75점. 좋은 작품이었다.
ps. 2번째 쿠키는 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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