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 틀딲으로서 평하자면 WCS는 좀 이상한 제도였음

군심 초 인기만 보자면 지금에서야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나름 인기가 있었으나 (MLG가 시청자 13만 찍었던 걸로 기억) 자날 초부터 쌓여온 폐단을 정리할 필요는 있었음

특히 그때 한국 디비전이 ㅈㄴ 골칫덩이인게 기존 연맹에 협회가 오면서 리그는 그대로인데 선수 수가 배로 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포화된 (좀 심하게 말하면 빈 수레가 요란한) 스투 씬을 어떻게 정비할 것이냐' 가 문제였던 군심 초

 

그런데 여기서 잘못된 게 정작 공급이 과잉된 한국에는 WCS가 필요없었던 게 문제임

어쨌든 여긴 내부 트롤링하는 온게임넷이 있었지만 케스파는 당시 전 회장의 주도로 스투판을 유지하고자 최선을 다 함 (나중에 안 거지만 롤독들이 회장 스투충이라고 욕 많이 했다더라)

프로게이머 수는 잔인한 말이긴 해도 시간이 지나면 어차피 필요에 따라 줄어들 거고 GSL은 곰TV가 운영하니까 당장 1,2년 정도는 접을 일이 없고 GSL, 프로리그만 있으면 한국에서의 스투 입지를 생각해볼 때 문제될 건 없음

물론 내버려뒀다면 스투충들의 우린 망했다! 자조, 자학이 심했겠지만 어차피 그런 과도기는 겪을 수밖에 없었음 시기의 문제였을 뿐

고로 진짜 WCS가 필요했던 건 해외임 MLG는 현상 유지였고 IPL 문닫고 NASL 하락세인 만큼 IEM이랑 DreamHack이 대체하는 판이었는데 어쨌건 스투는 해외 인기빨로 먹고 사는 편이라 현상 유지만으로는 미래가 없고 해외 씬은 시장 크기에 비해 프로들의 경쟁력이 너무 딸리는지라 이쪽의 케어가 많이 필요했음

 

근데 WCS는 웃긴 게 팬들이 원하는 투자랑은 방향이 너무 달랐음

온게임넷을 지원해주는 건 좋아 근데 온겜 지원하면서 GSL을 한 시즌 축소함 ?? 뭐지

해외 시장을 지원해주는 건 좋은데 한국 프로들의 유출을 막지 못하는 바람에 한국 프로들이 북미, 유럽 디비전을 씹어먹어버림

해외 대회들은 블리자드의 WCS의 티어 제도 때문에 휩쓸림

당시 MLG는 블리자드와 WCS 운영비 체불 문제로 다투기도 했었다고

 

롤을 보면 알겠지만 롤도 라이엇의 주도 하에 해외 대회들은 많이 축소됨 이건 어쩔 수 없음

그저 축소되는 만큼 LCS 제도 아래서 유럽, 북미 등 각 지역별로 자국 선수, 팀을 키우며 프렌차이즈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게 됨

하지만 WCS는 해외 시장이 한국 선수들에 의해서 짓밟히고 있었음 티어 대회들은 그렇다 쳐도 프리미엄 대회까지 씹어먹잖아

그렇다고 한국에서 스투 인기가 성장세였다면 몰라도 그것도 아니야 판을 유지하려고 온겜 밀어줬더니 트롤링하고 튐

케스파랑 스포티비 아니었으면 공유 나오기 전에 국내 대회들은 죄다 해체당했을 걸

그럼 선수들 다 해외 건너가서 해외 시장마저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겠지

이게 무슨 디아블로 2냐? 아이단 왕자야?

 

WCS는 필요했다고 생각함 필요하지 않았다 해도 굳이 블리자드가 거금을 투자하며 스투를 프렌차이즈화 한다는 건 좋은 거임

공짜로 준다는데 왜 거절하겠어? 하지만 필요한 건 해외였지 우리가 아니었음

우리는 이미 분에 넘치는 투자를 받고 있었고 거기에 블리자드의 투자를 우걱우걱 쳐먹는 건 양심리스

물론 그때는 그런 양심리스한 생각도 있고 투자 받아내려고 떼를 쓰기도 했지만 WCS와 같은 투자를 받고자 한 건 아님

우리에게 필요했던 건 GSL의 유지, 프로리그와 스타리그의 성장이었는데 당시 블리자드의 방식으론 어느 것도 지켜질 수 없었음

오히려 WCS 같은 통합 체제의 단점인 권외 대회의 하락세는 가속화되는데 (MLG는 블리자드랑 대립, NASL 문 닫고 등등) 장점은 안 보임

틀딲들한테 WCS가 가져다 준 이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아무 대답도 못할 걸? 끽해야 '한국씬이 무너지는 와중에 해외 시장을 제물로 프로들의 집단 은퇴가 늦어졌다' 정도려나? 한 1년 늦어졌지 ㅎ 병신같네 그마저도 늦춰진 만큼 핵폭탄이 되어 돌아옴

 

최선인진 모르겠고 WCS가 스투판에 축복이긴 했음 어쨌든 우리 입장에선 공짜로 투자받는 거니

근데 잘못된 투자는 오히려 안 받는 것보다 시장을 더 빨리 망칠 수 있었던 거임

근데 당시 상황에선 그게 음..

ㄴ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