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CF_Crusader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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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12-22 00:17:02 KST | 조회 | 2,577 |
제목 |
[스포] 아쿠아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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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아쿠아맨 제이슨 모모아를 저스티스 리그에서 처음 봤을 때 부터 지금까지 느끼는 부분이, 얘는 진짜 WWE의 로만 레인즈를 닮았음. 이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닌지, 아쿠아맨 로만 레인즈 식으로 검색하니까 잔뜩 튀어나옴 엌ㅋㅋ
1. 영화는 비주얼 상 스토리 하. 처음부터 그렇게 평가되었고, 내가 봤을 때도 그렇게 느껴졌다. 영화를 아이맥스에서 봐야 된다길래 아이맥스 3D로 봤다. 3D 안경때문에 영화 보는 내내 귀가 가려워서 환장하는줄 알았는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던 영화였다. 물론, 영화 초 중반부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진 않긴 했는데 아쿠아맨이 삼지창을 구한 뒤 심해 대규모 전투 부분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실사 CG중에서는 올해 최고인 듯.
2. 전투 장면도 괜찮았다. 저스티스 리그에서 영원히 까였던 플래시의 무빙을 완전히 잊게 해줄만한 현란한 액션이었다. 보여줄 수 있을 만큼 다 보여줬고, 수중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액션들도 좋았다. 군데군데 끼어든 슬로우모션도 의외로 괜찮았던것은 덤.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의외로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 힘이 확 빠지는 느낌이 있는 경우가 좀 있었는데 얘는 예외다. 끝까지 마음에 들었다.
3. 비주얼 하나 더. 메라. 겁나 이쁘다. 특히, 물 밖에 나와있을 때, 이 장면. 햇살 아래 머리가 뽀송뽀송한 상태에서 빨간머리가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발휘하였다. 이정도면 아쿠아맨이 반할만 하다. 인정. 메라붐은 확실히 왔다.
4.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진부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진부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스토리가 복잡성이 단 하나도 없다. 영화는 처음부터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주인공 아쿠아맨이 전설의 삼지창을 잡아서 다른 형제인 옴을 굴복시키고 왕이 되어 육지와의 전쟁을 종결시킨다! 그리고 이 방향 그대로 간다. 즉, 히어로 영화의 가장 기초적인 스토리라인을 사용한다. 마블과 다크나이트의 대박 이후 그야말로 슈퍼히어로 붐이 일어난 지금 시점에서 관객들의 눈이 많이 높아져있는 상태인데, 이런 옛날식의 스토리를 보여주면 당연히 진부하다는 평가가 관객들 사이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물론, 이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영화는 호불호가 꽤 갈리는 느낌이다.
5. 다만, 히어로의 스토리 텔링에 대해서는 좀 별로였다. 아쿠아맨의 성장 스토리는 옛날식과 요즘식이 섞여 있는데, 옛날의 슈퍼히어로 영화에서는 히어로가 아티팩트를 구해서 파워업을 하고, 그 아티팩트를 이용해 빌런을 무찌르는 과정의 원패턴이 하나의 클리셰였고, 요즘의 슈퍼히어로는 히어로의 고뇌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그 고뇌를 어떻게 극복하여 일어나서 빌런을 무찌르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2개가 섞여 있는데, 뭔가 좀 묘하게 섞였다. 아쿠아맨이 일반인을 상대로 양학을 하다가, 아틀란티스의 참맛을 느끼고 연전연패 하면서 '아 나 왜 이리 약하냐'하면서 고뇌를 한다. 심지어 이 고뇌는 작중 아쿠아맨이 대놓고 이야기 한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이 고뇌의 해결법인데, 죽은줄 알았던 어머니를 발견하였고, 그 어머니와 메라가 '님 할 수 있음 ㅇㅇ'해주니까 삼지창 잡으러 간다. 그리고 그 창을 잡으면서 우워어어어! 삼지창을 잡아서 힘이 쎄지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문제는 고뇌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아쿠아맨은 창을 잡음으로서 고뇌를 극복한게 아니다. 주변의 여자 둘이 격려 한번 해주니까 까짓꺼 함 해보죠 하면서 부활하는 거다. 즉, 자력으로 회복하는게 아닌 여자들의 격려 몇 마디로 극복한 케이스. 이게 저 여자 둘이 스승이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다.
히어로가 마음을 고쳐먹고 성장을 한 뒤, 아티팩트를 집어서 힘을 회복하는 시퀀스. 이것과 흡사한 과정을 거치는 영화가 있는데 그게 바로 토르 1이다. 토르 1에서 토르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잡으러 온 디스트로이어에게 본인을 스스로 희생한다. 그 과정에서 오딘이 이야기 한 왕의 자질을 인정받게 되고 이후 묠니르를 다시 집을 수 있게 되어 힘을 회복하게 되는 것. 이것이 토르가 각성한 과정이다. 근데, 아쿠아맨은 그게 아니다. 난 이게 히어로 영화에서 맞는 방법인가 싶다. 물론 히어로가 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성장하는 과정을 서술하는 방법에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지간한 히어로 영화들은 이 규칙을 생각보다 잘 지킨다. 위의 토르1, 다크나이트 라이즈, 원더우먼, 스파이더맨 홈커밍 등등....
6. 빌런은 둘이 나온다. 블랙 만타와 옴이 나오는데 블랙 만타쪽은 그래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가면라이더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은 좀 괴상했다. 저게 정말 맞나 싶었는데... 찾아보니 원래 그런 디자인이구나 싶었다. 그 외에는 좋았다. 빌런이 된 동기라든가 파워 등등... 후속작에 나올 가능성이 대단히 높으니 다음 작품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 싶다. 옴은 반대다. 이쪽은 아쿠아맨과 한 배에서 나온 형제라는 점에서 스토리 텔링이 조금 더 필요하긴 했는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 왜 부족했냐면, 단순히 처치해야 될 빌런이 아닌 아쿠아맨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과 연관된 사연이 있는 빌런이기 때문. 조금 더 디테일 한 성격을 부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나 싶기도 하고 많이 아쉬운 느낌이다. 순수혈통 드립이나, 환경파괴하는 인간을 심판하는 빌런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의 진부한 스토리에 기여한 또 하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비슷한 요소를 가지고 굉장히 잘 살려낸 맨 오브 스틸의 조드 장군과 비교가 되었다.
7. 다만, 이런 캐릭터 평가에 대해서도 다른 의견이 있었는데, 이런 진부한 내용이 오히려 요즘시점에선 보기 힘든 신선함 이었다는 것이다.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sphero&no=1422400 이걸 보고 나니까 이런 스토리 텔링도 어느정도 납득이 되었다. 캐릭터가 때로는 유치하거나 진부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유치함이 누군가에게는 좋은 평가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물론, 난 아니었다.
8. 그럼에도 불구하고 쉴드치기 힘든 요소가 하나 있는데, 말이 너무 많다. 1편이니까 부족한 설명을 위해 설명충 스러운 대사 분량이 필요하다는 것 이상으로 대사가 많지 않았나 싶다. 영화 보면서 이 부분이 계속 생각이 났다. 으으...
9. 종합해보면 지금까지 먹구름이 잔뜩 끼었던 DC치고는 잘 만들었다. 이상하게 DC가 개별 히어로 영화는 그래도 평작 이상은 뽑아내는 느낌이다. 아쿠아맨도 마찬가지. 스토리는 호불호가 갈릴지 몰라도 비주얼은 확실히 좋았다. 맨 오브 스틸 이후 볼 수 있는 확실한 액션신은 이 영화다. 그리고, 마지막 20분은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로서 이 영화의 가치의 7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그만큼 좋은 비주얼을 보여준다.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느낌으로 본다면 좋은 영화이지 않을까 싶다.
5점 만점에 3.25점. 메라가 0.25점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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