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WG완비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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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9-07-29 16:04:50 KST | 조회 | 741 |
제목 |
라이온킹 더빙으로 한 번 더 봤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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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빙은 어떻게 되었나 궁금해서 보러 갔음
초등학생 정도의 애들이 참 많이 보러 왔더군요
일단 제가 영화 자체에 매겼던 평가는 처음 봤을 때랑 변하지 않았음
아쉬운 부분은 똑같이 아쉽고, 어이없는 부분은 똑같이 어이없고
첫 관람 때 느꼈던 것들을 재확인하게 될 뿐이었으니 더 얘기 안 함
일단 더빙 번역은 보니까
원래 자막 제작하고 더빙 번역하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게 보통인데
이번엔 그냥 한 사람(혹은 한 업체)에게 맡긴 모양임
날라가 '난 네가 용감한 줄 알았는데'라고 하는 오역은 그대로 똑같이 나왔음
서로 다른 사람이 했는데 둘 다 저 부분만 똑같이 틀렸을 리가 없음 ㄹㅇ
무파사가 심바와 함께 뒹굴면서 come here (이리온) 하는 게 있는데
이걸 '따라 오거라'로 오역해놨음; 둘이 딱 붙어서 뒹굴고 있는데 따라 오거라 무엇;
눈여겨볼 점이 하나 있었는데
프라이드 랜드는 초반엔 프라이드 랜드라고 잘 말하다가
중반에 날라가 암사자들에게 떠나자고 하는 부분에서는 '태양의 땅'이라고 번역됐음
이 '태양의 땅'이라는 번역이 라이온가드(라이온 수호대) 더빙판에서 나온 건데
의식해서 한 건가? 충분히 의심 가능했는데
그 이후로는 프라이드 랜드에 대한 명칭이 더 안 나오더래요
원래 더 나오긴 하는데 '이 땅, 집, 고향, 왕국' 등으로 돌려서 말했음
그리고 심바가 다 자란 이후엔 대사에서 father, mother를 좀 쓰는데
father는 전부 아빠라고 번역했음 (특히 무파사의 혼과 대화하는 부분)
근데 돌아와서 사라비를 만난 이후의 mother는 제대로 다 어머니라고 해놓음; 뭐임
father를 아버지라고 번역한 건 스카에게 '당신이 우리 아버질 죽였어!' 하는 한 장면이 끝
노래 가사 번안은 잘 됐음
근데 잘 됐을 수 밖에 없는 게 원작 더빙판의 가사를 거의 그대로 차용했거든...
그래서 Be Prepared만 거의 새로운 가사로 바뀌었는데 뭐 나쁘지 않았음
라피키가 중얼거리는 코사어인가 줄루어는 성우가 그대로 발음했음
그래서 한국 사람이 못 알아들을 것 같은 사투리 쓰는 것 같았음 ㅋㅋ
특히 심바 살아있는 거 확인하고 뭐라뭐라 기뻐하는 부분이 그 느낌 오졌음
성우진은 전체적으론 괜찮은 편이었음
각 성우들이 연기 지도를 어떻게 받았는지는 알 수는 없는 부분이지만
캐릭터들이 말하거나 노래 부를 때 영문판에 있는 추임새나 고조, 플랫 등을 거의 그대로 따라 하던데
이 '따라 하는 것 자체'는 정말 높은 수준의 더빙이어서 칭찬할만하지만
원판 자체가 영 아니었기 때문에 똑같이 영 아닌 느낌을 줬음
(노래에 그루브 넣는 거 말하는 거임)
싱크로 정말 좋다 하는 건 무파사, 사라비, 자주, 티몬, 어린 날라, 다 큰 날라, 쉔지 정도였고
와 이거 완전 미스 캐스팅이다 하는 건 품바였음
품바는 평소에도 좀 미스 캐스팅 같은데 노래하기 시작하면 이질감 너무 심함;
날라도 노래할 때 그루브 넣는 건 확실히 깨는데 이건 성우 잘못이 아니라 원판 문제니까 이해 가능
어린 심바는, 뭐랄까
사람들은 보통 너무 기계같다고 평가하던데
들어보니까 딱 이유를 알겠더라, 어린 심바를 연기한 아역 성우가
감정 싣는 연기를 못 하는 게 아니고 '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데' 훨씬 더 중점을 뒀음
그래서 감정 실린 짧은 대사 같은 건 아주 제대로 하는데 대사가 길어지면 기계가 됨
감정 싣는 연기 자체를 할 줄 모르는 건 아니었음
조금 '괜찮다'와 '영 별론데'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게 다 큰 심바와 스카임
스카는 처음에 쥐 데리고 독백하면서 무파사와 만나기까지 좀 이질감이 느껴지던데
이건 더빙한 성우 문제가 아니고 원판이 지닌 영상 자체의 문제니까 넘어가고
사실 스카 자체가 애니 원작에 비해 무미건조해져서 별로 따질 건 없음
그래서 초반부에 심바 대할 땐 조금 국어책 읽기 느낌 나긴 함
후반부에는 아주 좋음
다 큰 심바는... 음... 미스 캐스팅은 아니지만 좀 많이 별로인데
이걸 성우의 문제로 봐야하나 변경된 캐릭터 문제로 봐야하나
아무래도 후자 쪽에 더 무게를 둬야 할 것 같다
캐릭터가 원작보다 진중한 맛이 사라져서 자연스레 더빙도 그렇게 됐는데
이게 비쥬얼하고 진짜 안 어울림
가벼울 땐 한없이 가벼운데, 진지해야 할 땐 그냥 금방 풀릴 성질 내는 거 같음
특히 무파사의 혼을 만났을 땐 죽은 아버지를 다시 만난 게 아니고
아침에 출근했다 밤에 돌아오는 아버지 대하는 것 같았음
(특히 번역이 다 아빠로 되어있어서... 아빠 제발 가지 마요!)
아 그리고 고향에 돌아와서 스카한테 압박 당할 때 웃기는 거 하나 있는데 ㅋㅋ
스카 : 누가 무파사를 죽였지?! 말해라!
심바 : 제가 그랬어요 죄송합니다...
라는 대사가 있단 말임 ㅋㅋㅋㅋ 아 ㅋㅋ
이걸 진짜 엄청 빠르게 말함 ㅋㅋ
비굴한 느낌 내는 거라면 성공이지만 그걸 넘어서 무슨 개그 멘트 듣는 거 같았음 ㅋㅋㅋ
상황 막 심각한데 저 '죄송합니다' 부분이 갑자기 진짜 빵 터지게 만듬 ㅋㅋ
누가 화분 깼어! 제가 그랬어요 죄송함다...
딱 이 수준 ㅋㅋㅋ
이건 그렇다치고 프라이드 락 꼭대기에서 전투하는 도중에 주고 받는 대화도
스카는 괜찮은데 심바는 살짝 붕 뜬 느낌이 있었음, 많이 아쉬움
그래서 결론을 내리자면
ㅅㅌㅊ 더빙을 상상했으나 나온 것은 중타 밖에 안 됐다
이것은 마치 라이온킹 실사판 영화 자체와 같구나 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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