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면을 알면 식민지 근대화론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밀면은 주로 부산 등지에서 많이 먹는 면 요리다.

 냉면과는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지만, 원래는 이게 냉면에서 나왔으며 밀면의 역사는 대단히 짧다.

 

 밀면의 역사는 한국전쟁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비롯한 남쪽으로 피난을 내려왔고, 전쟁통에 물자는 부족했다.

 이건 냉면의 재료로 쓰이는 메밀 등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식량 지원으로 밀가루는 비교적 흔하게 구할 수 있었다.

 

 이때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게 밀가루에 맞게끔 양념과 육수도 함께 변하면서 오늘날의 밀면이 탄생했다.

 

 그러니까 한국전쟁이 없었으면 부산의 명물이라 일컬어지는 밀면은 존재조차 없었을 것이다.

 

 자, 근데 이게 식민지 근대화론이랑 무슨 관계인가?

 

 가령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왔다 치자.

 

 '우리가 밀면을 맛보고 즐길 수 있는 건 북한 덕분이다. 북한의 김일성이 만약 그때 한국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밀면이 과연 존재조차 했겠는가? 이는 김일성과 북한의 업적이자, 한국 전쟁의 긍정적인 면모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음. 완전 미친 개소리다.

 

 밀면이 한국전쟁 때문에 탄생한 건 맞지만, 그렇다고 그게 한국전쟁의 정당성을 뒷받침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역사는 아이러니로 가득하기 때문에, 나쁜 의도가 좋은 결과로, 좋은 의도가 나쁜 결과로, 혹은 의도야 어찌되든 상관없이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런 걸 쉽게 간과한다. 결과적으로 좋아 보이면 의도도 좋은 거라 착각하는 것이다.

 

 

 근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사람도 있다.

 

 '한국 전쟁? 으으.. 그 끔찍한 전쟁.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끔찍한 역사! 근데 뭐? 밀면이 북한 덕분에 나온 거라고? 무슨 개소리냐! 북한이 어떤 놈들이고 전쟁이 얼마나 끔찍한 건데... 밀면이 한국 전쟁에서 나왔다는 건 북한을 찬양하고 옹호하는 미친 소리다.'

 

 '아니, 밀면이 한국 전쟁에서 나온 건 팩트가 맞...'

 

 '이런 종북 빨갱이 새끼를 봤나!'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의도가 나쁘면 결과도 나빠야 한다고 믿으며, 의도가 좋으면 결과도 좋아야 한다고 믿는다. 나쁜 의도로 한 일이 결과적으로 좋게 풀렸다면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고 방식은 자칫 역사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

 

 

 

역사는 아이러니로 가득하다는 걸 알면 이 두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아몬이 옳았다

ㄱㅆㅅㅌㅊ

역사추

밀면을 모르면 당기면 되나?

ㄴ아재개그 추!!

밀면을 밀면 엎어지지

명 - 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