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클래식이 나오기 4일정도 남은 지금 이런 글을 쓰면 미리 설레발치는걸로 보일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클래식이 나온다음에 클래식과 격아인구가 역전되어서 격아인구보다 클래식인구가 더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하리라고 봄
그러면 그 다음엔 여기저기서 십년도 넘은 오래된 컨텐츠인 오리지널 와우가 최신확장팩인 격전의 아제로스보다 성공할수 있었던 이유는? 하고 여기저기 게임기사 내는데에서 분석하고 유튜브에서도 뿌쓩빠쑝 하면서 클래식이 더 잘나가는 이유는? 하고 막 올라올거라고 생각함
그래서 그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그 이유를 적어보려고 함. 근데 클래식이 나오고 모종의 이유로 클래식이 폭망해서 역시 클래식은 틀딱이나 하는 게임이었어 한달찍고 사람 다 빠지네 어쩌구 하면 이 이야기는 뻘소리가 될거 같긴 하지만
만약 그런 미래가 도래하더라도 지금의 격아가 왜 개노잼인지 정도는 설명이 가능할거 같음
이유를 이야기 하기에 앞서 옛날에 책에서 본 이야기 하나 적어봄
어떤 노인이 직장에서 은퇴를 하고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누구집 애들인진 몰라도 아이들 서넛이서 몰려다니면서 자기 집 주변에서 깡통을 발로 차면서 시끄럽게 깡깡거리고 돌아다니던 거임
물론 그 노인이 사는 곳 옆에서만 한게 아니라 근처 길을 돌아다니면서 계속 그러고 다니는 거였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신경도 많이 쓰이고 견디기가 힘든데 이걸 하루이틀만 하는게 아니라 계속 이러는것임
애들이 할일없고 심심하니까 몰려다니면서 깡통을 차는것인지 관심종자에 반항기가 있어서 그러는것인지는 몰라도 이 애들이 차지말아달라고 해서 안 찰 애들로는 보이지 않았음
그래서 노인은 어떻게 하면 이걸 조용히 시킬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꾀를 내었음
그날도 애들이 밖에서 깡통을 차고 막 돌아다니는데 노인이 마침 집 근처를 지나갈때 애들을 불러서 이렇게 말함
"너희들이 이렇게 신나게 노는걸 보니 기분이 좋구나. 내가 나이가 들어서 너희들을 보면 내 젊을때가 생각나고 몸에 활기가 도는 것 같단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깡통을 차고 돌아다니면 매일 너희들에게 5달러씩을 주마."
아이들은 5달러를 받고 신나서 더 열심히 더 시끄럽게 깡통을 차고 돌아다녔음.
그렇게 며칠이 지나서 돈을 주려고 아이들이 모였을때 노인은 이렇게 말했음
"얘들아, 미안한데 내가 요즘 갑자기 큰돈이 나가게 되서 예전처럼 5달러씩을 줄수가 없게 됐구나. 대신 3달러씩을 줄테니 앞으로도 깡통을 차줄수 있겠니?"
아이들은 조금 실망헀지만 그래도 알았다면서 깡통을 차며 돌아다녔음. 예전보다는 조금 덜 시끄럽게 차댔지만.
그리고 또 며칠이 지나서 돈을 줄때 노인은 이렇게 말했음
"얘들아, 정말 미안하구나. 이 할아버지가 이젠 돈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그런데 매일 1달러씩을 줄테니 앞으로도 깡통을 차줄수 있겠니?"
그 말을 듣자 아이들 중 하나가 이렇게 말했음
"아뇨 됐어요. 저희가 겨우 1달러 받자고 이렇게 깡통을 차는줄 아세요? 이제 그만둘거에요."
그렇게 아이들은 돌아갔고 다시는 깡통을 차지 않았다고 한다
좀 길었는데 이게 뭔 소린가 하니, 놀이는 그 자체로 재밌어야 하는 거지 보상이 붙는 순간 그건 더이상 놀이가 아니게 된다는 것임.
옛날 와우, 오리지널 와우가 놀이터라면, 지금 격아는 그냥 일터임. 보상을 받기 위해서 정해진 무엇인가를 해야함. 전역퀘라든지, 평작이라든지, 업적이라든지 하는거.
물론 옛날에도 평작을 위해서 뺑뺑이 도는 건 있었고 좋은 장비를 위해서 인던을 뺑뺑이 도는건 있었음. 그런게 전혀 없을수는 없음.
지금의 문제가 뭐냐면
첫째로 할 일이 너무너무너무 많음. 심지어 대부분의 할 일들은 싱글플레이급의 할일임. 구 레이드 솔플, 평작, 전역퀘뺑뻉이 같은거, 인던과 공찾 솔큐 돌리기 등.
이런 할일들이 파티플레이를 강요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중요시 여기는 거였다면 이야기가 좀 달라졌을거임.
재미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오는 거지 어떤 할일에서 오는게 아니기 때문임.
이런 말이 있음. 친구랑 같이 하면 복도에서 벌을 서도 재밌다고.
지금의 와우는, 어떻게든 사람들을 이 게임에 더 오래 접속하게 해서 더 오랫동안 계정비를 뜯어내겠다는 일념 하에 제작된 컨텐츠들로 도배되어 있다고 봄. MMORPG같은 겜에서 중요한건 커뮤니티이고 커뮤니케이션이고 인간과 인간간의 교류에 있다고 생각함.
오히려 정해진 할일이 없는편이 더 낫다고 보는게, 할일이 모자라면 유저들은 스스로 놀 거리를 찾게 됨. 필드쟁을 한다든지, 도움이 필요한 다른사람과 파티를 맺고 도와준다든지. 나같은 경우엔 불성때 냥꾼해서 템도 부실하고 레이드도 못가고 하니까 할일없어서 희귀몹 찾아다녔는데 그때가 와우인생에서 제일 재밌었던 때였다. 지옥마 퀘스트 아직 남아 있어서 흑마들 몇명 데리고 혈투의 전장 가서 직업퀘 깨주기도 했고.
둘째로 이런 일들의 보상으로 주어지는 게 랜덤상자임. 다시 말해 도박성이 있는 보상이라는 건데 인간 심리상 이런 가챠는 중독성이 있어서 사람을 붙들고 계속 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음.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이게 삽질이고 불합리하며 시간과 노력을 헛되이 쓰는것이라는걸 명백히 알수 있는데 인간은 절대 이성으로 움직이는 동물이 아니라서 이걸 계속 깔려고 달라붙어 있게 됨.
어릴때 애들이랑 같이 놀이터에서 골목길에서 운동장에서 놀때 승부로 내기를 했으면 했지 나랑 놀아주면 30분마다 천원짜리 뽑기 한번씩 돌리게 해줄게 이러고 놀았음? 심지어 피시방에서도 그지랄 하고 놀진 않음. 그렇게 놀아주는 애들이 있다곤 쳐도 그 애들이 그게 노는거라고 생각하겠음?
만약에, 게임 자체가 유저풀이 중요해서 플레이 해주는 것만으로도 게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라면, 일정시간 플레이나 플레이 횟수 보상으로 이런걸 넣는 건 이해가 됨. PVP FPS 온라인 멀티플레이 게임 같은거. 물론 그 경우엔 보상만 받으려고 매크로 오토 잠수 하는 애들이 마구 생겨나겠지만. 그런 매크로충들이 붙는다는게 그거 자체가 제대로 된 정상적인 게임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란 소리임. 그냥 돈뽑아먹으려는 어플에나 붙을 시스템이지. 게임을 재밌어서 하는게 아니라 보상을 위해서 달리게 되잖아. 같이 놀 사람 구하는 원래 목적도 못 이루고.
몇달 서비스해서 호구 잡아서 한탕뽑아먹고 서비스 종료할 가챠 모바일겜에나 붙으면 딱일 시스템을 몇년을 서비스해오고 앞으로도 할 PC의 MMORPG게임에서 쓰고 앉았으니 이런거에 유저들이 오래 붙어 있을리가 있겠음?
전역퀘도 없고, 일퀘도 없고, 끽해야 반복퀘에 평작이나 있고 전설템 만들려고 무한뺑뺑이 도는거 있는데다가 랜덤상자도 거의 없다시피 하고 날탈도 없고 시스템도 불편한 클래식이 어째서 격아보다 흥하는가?
그건 게임의 재미가 편리함에 있는게 아니기 때문임. 몬스터 헌터 시리즈, 소울시리즈가 겜이 편리하고 유저친화적이라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해댐?
클래식이 유저에게 제공하는 감동과 재미가 격아보다 훌륭하다면 그걸로 클래식이 성공할 요소는 충분하다고 생각함.
이건 사족인데, 업적도 10렙달성 20렙 달성했다고 업적이랑 점수 주고, 레이드나 인던에서 이 넴드를 이렇게 이렇게 해서 해치우세요 하는 업적도 좋은게 아니라고 생각함. 아니 그사람 레벨 딱 보면 아 이사람은 45렙이구나 하는거 바로 보일텐데 그걸 굳이 업적을 줘야 할 이유가 있음? 무슨 스팀에 있는 싸구려 야겜에서 게임 실행만 하면 업적주는것도 아니고
그리고 업적은 그냥 기록정도에 그쳐야지 플레이어한테 이렇게 해보세요 저렇게 해보세요 하고 할일을 업적점수라는 보상으로 남겨두는건 좋은게 아니라고 생각함. 레이드를 무슨난이도로 무슨무슨 보스들 격파 이정도까지는 좋은데 몸비틀어가면서 업적요구조건에서 정해진대로 깨세요 하는 식으로 할일을 강요하지 말고 유저가 창의적으로 플레이하고 놀 여지를 주란 말임.
할일이 많다고 해서 좋은거 아니라는건 앞에서도 이야기 했음. 게임이 보상을 위해서 사람을 움직이게 하면 그건 게임이 아님.
PC에 액티비전의 수익강요로 뒤범벅된 블리자드에게서 유일하게 클래식을 기대하는 이유가 이 때문임. 진짜 재미를 우리에게 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임. 옛날의 그 재미를.
디아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