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젠더란 건 기본적으로 행정상 편의를 위한 '분류'란 말이지
그리고 대상을 분류하려면 대상이 무엇인지 '규정'할 필요가 있음
그런데 지금 젠더의 분류는 늘어나는 동시에 젠더의 규정은 금기시되는 그런 시대란 말이야
말인 즉슨, 여성적이다 남성적이다 하는 표현은 그 자체로 성차별로 여겨지며, 개인이 타고난 육체보다도 스스로를 어떻게 여기느냐 하는 '정체성'에 주목하는 것이 더 올바르게 여겨진다.
그런데 말이야… 그렇게 되면 젠더라는 것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
여성성과 남성성이 규정될 수 없는 개념이라면 「저는 주민등록 상으로는 남성이지만 여자의 마음을 갖고 있어용」 이딴 게 어떻게 성립할 수 있냔 말이다…
이성을 모사하려면 먼저 이성이라는 것의 실체가 존재해야 하는데 성평등 관점 상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규정할 수 없다면… 역설적으로 그 실체는 결국 타고난 육체로 회귀할 수 밖에 없지 않겠음?
필자는 수십개씩 되는 젠더에서 위화감을 느끼는 이유로 그것들이 '규정 없는 분류'라는 모순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