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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zhuderkov
작성일 2020-04-12 22:16:15 KST 조회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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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병의 이야기

UED 소속으로 이 코프룰루 구역을 점령하러 온 원정대에 딸려 왔어, 난 말이지, 인류에 충성이건 뭐건 상관 없었고 그저 가슴 벅찬 모험이 필요해서 여기 온 거야, 자치령을 쳐부수고 저그 최고지도자를 우리 통제 아래 넣었을때는 무척 신기했어, 저 무시무시한 외계 동물들이 우리 편이라니 말이야, 시간이 지나고 원주민과 외계인들이 우리를 다시 몰아내려 왔을때도 난 살아남았고 우리 원정대는 영원할 것만 같았어, 우리가 기르던 저그들도 나랑 같이 친하게 지냈고 말이야, 적들이 얼마나 많건 그게 외계종족이건 우린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어 승리를 거뒀고, 때로는 자살 공격도 무릅쓰면서 싸웠지

 

그런줄 알았는데, 어느날 자치령 녀석들이 우리 기지를 침공했다는 소식이 들렸고, 궤도 정거장이 타오르더니 몇 시간 되지 않아 엄청난 충격파가 날 덮쳤어, 하지만 난 멀쩡히 살아남... 았지, 뭐 그래, 내 팔 다리 다 '멀쩡한' 거라면 말이야. 하지만 이제 집에도 돌아갈 수 없고, 혼자서 싸움에 휘말렸다간 뼈도 못 추릴거 같아 참호를 파고 숨어있었어, 우리 기지가 머지 않아 작살날 때에도 난 거기 없어서 살아남았고 주변에 있는 저그를 사냥해 먹거나 주변 기지에 있는 식량 줏어 먹으면서 연명했지, 탈출하고는 싶었냐고? 이 꼴로 탈출을 어떻게 해? 하고는 싶었지.

 

여튼, 난 이제 집에 가는 건 포기했고 그냥 살아남고 싶었어, 그랬는데 전함 한 척이 오더라고, 보니까 익숙한 전함이더라고, 그리고 돌아가신 줄 알았던 부함장님이 나와서 이야기 하시더라고, 우린 이제 집에 갈 수 없는 방랑자들이고 우리 터전을 찾자고, 뭐 그래 좋다 싶어서 그길로 그 전함에 타게 된 거고 이걸로 내 설명을 마칠게,

 

여담으로, 내 동료중 한명하고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우리 부대를 보고 기겁하다가 조금 이야기를 섞고 나서는 좀 달갑지는 않은 반응을 보이더라고, 우리가 싸우는거 보고 미묘한 감정도 들었을법 한데, 뭐 우리 꼴이 꼴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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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 태권소년21 (2020-04-12 22:57:2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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