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근로 동사무소 빌런썰

우리동은 다른동보다 비교적 젊은 동네고 동사무소 바로옆에 파출소가 있는 탓에

뉴스에 나올법한 폭력적인 빌런은 거의 없는편인데,

그래도 행정민원 최전방이라고, 온갖 빌런들이 나타나곤 함

그중에 직원들 사이에서도 제일 말이 많이 나오는 빌런중에 명성갑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아줌마는 하루에 한번씩 동사무소랑 파출소에 출근도장찍고 줄기차게 명성황후 예찬론을 펼침

처음에는 당신 명성황후 아냐고, 여기 사람들중에 민씨 있느냐? 등으로 시작하는데

자기 할말만 하면서 지 할말에 자기가 화가나는지 점점 언성이 높아지다가

자기 화를 못이기고 가만히 있는사람 붙잡고는 쌍욕을 퍼부음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 아무말도 안했는데 대충 당신 명성황후 모르지? 어떻게 모를수가 있어! 이런 쓰레기ㅅㄲ!!!

이따위 이유도 맥락도 이해가 가지않는 시비를 터는데

민원보러 온 시민이든 민원 처리하는 공무원이든 지나가다 화장실들른 어린아이든 붙잡고 시비터는거임 

민원 보던사람 멱살잡아서 바로 옆 파출소에서 경찰 출동한적도 있고, 

지나가던 고삐리 붙잡고 역사교육이 어쩌니 하다가 고삐리한테 패드립먹은적도 있었는데, 제일 만만한건 민원창구 앉아있는 공무원.

민원창구엔 대부분 신규임용이나 9급 앉혀놓는데 어린애들 붙잡고 쌍욕을 박음

제지를 해도 말귀를 못알아먹고 자기 만지면 고소한다 어쩐다 하니 그냥 내버려두는데

그렇게 욕 한바가지 퍼붓다 지치면 집에가는거임 욕설의 수위가 자기 지칠때까지 끝도없이 높아져서 온직원이 다 피곤해했음

 

그런데 요새 코로나 방역때문에 동사무소 출입자 체온재고 이름이랑 연락처 방문시간 기록하게 지침이 떨어짐

입구에서 출입자 명부 적는데 이 사람이 자기 이름 안적겠다고 뻐팅김. 

방역법 들먹이면서 이거 적으시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능하십니다 하니까 마지못해 이름적는 칸에 이름을 적는데 

명성황후 어쩌구를 쓸려고했는지 명성... 까지 쓰다가 칸이 모자라니까 몇초 고민하다

한자로 갑 자를 적어놓고 도망치듯 돌아서 나가버림. 

그 뒤로도 몇번 욕할라고 동사무소 입구에서 기웃거리는데 체온계 들이밀고 막아서면 도망감 ㅋㅋ

코로나때문에 일일히 체온재고 이름적고 전화번호 적고 하는건 귀찮은데, 

눈에 익은 빌런들 깽판치는걸 제지할 수단이 생김. 

 

빌런들 관련해서 담배피면서 다른 공무원분들한테 얘기를 들어보면

노인인구가 많아지면서 민원으로 공무원과 주민이 극단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 많은 곳에서는

민원인이 공무원들을 공격하는 상황이 많이 벌어져서 아예 민원창구를 아크릴 방호벽으로 막아놓은 곳도 있음. 

자기 띠거운것만 얘기하다가 수틀리면 의자고 들고온 물건이고 집어 던지니까 설치해 놓은건데,

그것도 몇개월 안가서 박살나는 일이 허다한 동네도 있다고 함. 

 

지금 이 글 쓰면서 보건소 직원이 제일교회 신도한테 전화하는 녹취록 듣고있는데 

빌런샛기들 지들끼리 정신승리 하고있는거 상상하니 갑자기 기분이 나빠짐 으.... 

환생한거 아니냐 저건ㅋ ㅋㅋㅋㅋ 그래서 자기이름 쓰다가 뜨끔하고 도망

역사빌런

명성갑 ㄷㄷㄷ

썰만 들으면 코믹한데 ㅋㅋ

나 명성황후는 아닌데 아ㅋㅋ

정신병이 있으신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