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만 말하면 과거 기우제는 동서고금 불구하고 비가 올 때까지 지내는 제사임. 비가 내리지 않으면 난리가 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니 뭐든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비는 거였으니까. 그리고 인디언 기우제에 대한 언급은 해외에 전혀 없음. 2000년대 초반에 자기개발서와 영화 복면 달호에서 나왔던 대사로부터 점차 유행해나간 것에 불과함.
그런데 메이플라워 호를 타고 신대륙에 도착했던 초기 정착민들의 기록 중에는 '샤먼이 제를 올리면 반드시 하루 이내에 비가 왔다'는 기록이 제법 많음. 어떤 부족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음. 호피족이었던가.
이걸 보고 정착민들은 신통하다고 생각해서 사례비를 들여서 샤먼을 불러 비를 내리게 부탁했다고 함. 당연히 마법은 아니고 샤먼들이 비가 내릴만한 시기에 맞춰서 제를 치러준 것 뿐. 수 천 년 동안 그 땅에서 살아왔던 원주민들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기후의 징후를 예측하는 기술과 비가 내리는 시기를 터득해야만 했었음. 나쁘게 말하면 약은 짓이고 좋게 말하면 영약하게 기상예보를 해주고 주거니 받거니 한 셈.
이런 비를 부르는 샤먼들을 '레인메이커'라고 불렀는데, 레인메이커는 미국 속어로 굳어져서 자선사업자나 거액의 기부자, 높은 매출을 내는 영업사원 등등 돈을 부르는 행운의 존재로 부름. 동명의 영화 제목 레인메이커도 이 속어에서 따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