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봎파게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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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2-16 21:40:00 KST | 조회 | 583 |
제목 |
유튜브에 푸른거탑 떠서 보다가 써보는 훈련소에서 아팠던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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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겨울에 군대가서 따땃한 부산에만 있다가 쓰레기같은 전방 가서 영하 20도를 처음겪어봤는데
군대 다녀오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춥건 따시건, 무조건 한 번 이상은 아프고 한 명 아프면 다 아픈 구조임.
제가 한 주 훈련받고, 금~토요일 사이에 아프고 일요일에 나아서
다시 월요일부터 훈련받으면 그 훈련 끝나면 또 아파서 이걸 몇번씩이나 반복하다가 (의무대만 4번 실려간듯)
아플 때마다 열이 38~40도까지 왔다갔다함
이렇게 아픈 인원들을 모아서 그냥 훈련소 의무대에 눕혀놨는데
치료방법이 그냥 뭐 따로 주는건 없고 누워서 주는 약만 받아먹는 것
이 부모 0으로 수렴하는새끼들은 열 39도 넘어가도 그냥 약만 멕이고 아무 조치도 안했는데
더 좋은 치료 시설을 가진 사단의무대에 가려면 열 40도가 넘어야 갈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음.
다시 생각해봐도 존나 병신같은 규정임.
그 한 겨울에 아픈애들 다 모아놓고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데 관리도 안되고
흔한 수액이나 주사 한 번 맞춰주면 열 내려가서 바로 낫는건데 그 한번을 안해줌
걍 순간적으로 안 아픈 약만 계속 먹으라고하니 답이없었음
결국 40도가 넘어서 사단 의무대에 실려갔는데
그때 군의관님이 열 높다고 바로 수액 놓아주면서
아직 점심 안먹었지? 물어보고 (이때가 한 1시? 쯤 이였던 것 같음)
네. 아직 안먹었습니다. 안먹었다고 하니깐
사단의무대에서 밥하나 타와서 밥에다가 불고기 비벼준 식판을 갖다줌.
그때 진짜 그게 얼마나 맛있던지, 진짜 울면서 먹었음.
(감동받은 것도 있지만 머리가 엄청 아플 때 나오는 눈물이였던 것 같음)
수액 맞고 1시간 정도 있으니 열은 정상범위 까지 내려왔지만
아직 기침 심하고 2~3일 더 두고봐야한다고 바로 입실함.
입실한 동안 원래는 훈련병은 tv 못보는데, 그냥 일반 병사들이랑 같은 병실에 입실해서 같이 tv 봄
그리고 입실한 동안 더욱 충격적이었던건 청소시간이었는데
당일 오후되면 복도에 있는 게시판에 임무분담제가 걸림
여기서 웃긴게 임무분담제 진행하는 사람들은 죄다 환자인 병사들임ㅋㅋㅋㅋㅋ
같이 입실해 있는 병사들 팔 깁스한 환자, 다리 깁스한 환자
어기적어기적 걸어가서 걸레 빨아오고, 빗자루 챙겨서 목발짚고 청소함ㅋㅋㅋㅋㅋ
당연히 정도가 심한 환자는 그날 임무분담제 빠져있고, 상대적으로 덜 아픈 사람들만 청소함.
다행히 깔끔히 나아서 다시 훈련소 복귀했는데
그날 저녁에 잠잘 때 제가 너무 조용해서
옆 동기들이 "형 평소랑 다르게 기침도 안하고 코도 안골아서 수면 무호흡증으로 죽은 줄 알았다." 라고 말해줌.
그리고 하필 이때 수방사 면접이 입실한 동안 진행되서
수방사 면접 놓침 (수방사는 면접보기전에 한 번 인원들 색출해서 거름, 1차 합격했는데 2차 면접을 못봐서 떨어짐)
그리고 거짓말처럼 gop감 시발
꿀빨 수 있었는데
이래됐든 저래됐든 아무튼 군대는 개 좇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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