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ScrapGian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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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3-07 12:19:56 KST | 조회 | 683 |
제목 |
원하지 않게 원한을 갚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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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자동차 부품 회사 댕길 때 대구-천안을 매일 왕복하는 개같은 일이 떨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단기 프로젝트 같은거라 인원 충원하기도 사실 힘들었고. 자세한 이야기 다 적으면 너무 길어지니 패스.
그리고 그 일을 나랑 다른 형 둘이서 교대로 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그 때 이 형 아버님께서 오늘 내일 하시던 터라 장거리 운행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윗선에다가 걍 나 혼자 독박 쓰겠소 말해서 나만 죽어라고 일을 했었습니다.
나중에 이 형 아버님 돌아가시고 장례식장에서 나 끌어안고 그땐 정말 고마웠다고 통곡을 했는데 참 그땐 가슴이 아팠쥬.
근데 장례 치르고 나서 얼마 후 이 형 멘탈이 펑 하더니 사직서 제출 후 일주일 만에 나가버림.
인수인계가 제대로 될 리도 없었으니 모르는 부분을 물어볼래도 전화를 다 안받더라구요. 정말 그때는 암담했었죠. 그 당시 제 위치가 웬만한 고객사 업무 다 해본 최선임 담당자라서 제가 다 독박쓰고 다녀서 정말 힘들었어요.
그게 벌써 6년 전 일인데.
저도 다른 회사 취직해서 일한 지 4년 다 되어가는 중인데.
이 형이 우리 회사에 면접을 보러 왔네요.
그리고 저는 면접관으로 들어갔고요.
의자에 앉으면서 '오랫만입니다.' 한마디에 마스크 쓴 제 얼굴을 다시 보더니 깜짝 놀라서 도망갔네요.
참, 그 당시엔 되게 미웠는데 지금 와서는 사실 기억도 안나던 하찮은 원한이었는데.
막상 이렇게 마주하고 나니 통쾌한 감정은 요만큼도 없고 그냥 씁쓸하네요.
참 사람 인생이란게 어찌될 지 모른다는 걸 깨닫습니다.
뭐 어쨌든 이렇게 또 담마즈 크론의 원한이 하나 청산되었습니다.
무책임한 퇴사로 인한 짬처리에 대해, 면접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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