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프킁프킁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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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6-18 16:20:18 KST | 조회 | 1,356 |
제목 |
TRPG 캐릭터 설정 : 레이반 익스플로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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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남아있구나."
바드들이 곧잘 쓰고다니는 뾰족한 모자를 고쳐쓰며 사내는 말했다.
"혹시 더 노래해주실까 해서요."
사내가 그윽한 눈길로 쳐다본 것은, 온 몸이 눈꽃처럼 새하얀 털을 가진 늑대족 꼬마였다. 꼬마는 사파이어 빛이 나는 눈동자를 반짝반짝 빛내며 사내를 올려다본다.
"가장 먼저 찾아와서, 가장 늦게까지 있는 청자를 위해서라면 못 할 것도 없지."
스스로를 바드라고 칭했던 사내는 류트의 현을 부드럽게 튕기며 꼬마가 가장 흥미롭게 들었던, '가디언즈 오브 엑스페리온'과 '부엉단'의 용사들의 서사가 담긴 노랫말을 풀어냈다. 꼬마는 그 중에서 용사 '드웨인 챤슨'의 역사적인 전투를 묘사하는 노랫말을 가장 좋아했다.
"정말 대단해요! 그가 63과 20의 피해를 준 대목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노랫말이 끝나고, 꼬마는 박수를 치며 흥분한 듯 그렇게 말했다. 꼬마의 커다란 두 귀가 마구 쫑긋거리고, 풍성한 꼬리는 시종일관 좌우로 흔들리고 있었다.
"저도 바드가 될 수 있을까요?"
꼬마의 순수한 물음에 사내는 잠시 웃었다. 바드라는 족속들은 워낙 이곳저곳을 유랑하느라, 처음 만난 같은 바드를 두 번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다. 이 꼬마가 자라서 바드가 된다고 해도, 사내와 다시 만나는 것은 어려우리라. 그럼에도 사내는 자신의 목에 걸려있었던 손바닥 길이의 나무로 깎은 작은 피리를 벗어 꼬마에게 걸어주었다.
"바드는, 별을 노래하고 마법과 현실 사이를 탐험하는 이야기꾼이란다. 네가 바다와 하늘 사이를 헤메이며 노을과 같은 노랫말을 찾을 때 이 피리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사내가 가지고 있던 작은 나무 피리 또한 그를 바드로 인도해준 선인의 것이었다. 꼬마의 빛나는 사파이어같은 눈동자를 마주했을 때, 그는 그제서야 자신에게 나무 피리를 준 선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별과 노래는 하나로 이어지는 것이었으니.
꼬마는 사내가 내민 나무 피리를 소중히 받아 목에 걸었다. 새로운, 별을 노래하는 자가 탄생한다.
"소중히 간직할게요. 언젠가 제가 바드가 되면, 아저씨를 만나서, 제가 보고 들은 것을 노래해드릴게요."
꼬마가 웃는 얼굴로 재잘거렸다. 사내는 꼬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마법과도 같이 웃었다.
별과 별 사이를 흐르는 노래는 마법이 되었네
마법과 마법을 이어주는 노래는 노을이 되었네
노을과 노을 사이를 굽이치는 노래는 바다가 되었네
바다와 바다 사이에 비치는 별은 다시 노래가 되었네
다고시안 공국 부근, 한때 레이반이라는 이름의 꼬마였으나 지금은 '레이반 익스플로러'라는 바드가 된 그는 여행자들이 쉬어가는 여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레이반이 여러 신비한 장소를 여행하는 동안, 그는 직감적으로 다고시안 공국으로 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날 불가사의한 석상에 대해 노랫말을 짓는 동안, 별들 사이에서도 미약하게 빛나는 별이 그에게 귓속말을 건네었다.
그 곳에 그의 모험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함께 할 동료들을 만날 거라고.
"모험과 동료가 있는 곳에는 바드가 있는 것이 맞지."
그 길로 레이반은 먼 길을 떠나 다고시안 공국에 도착했다. 별이 안내해준 모험과 동료는 어디선가 그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별을 노래하고 마법과 현실 사이에서 여행하며 새로운 서사시를 만들 준비가 된 레이반은 때를 기다리며 지금도 노래하고, 서사시를 읊는다.
*드웨인 찬슨 이야기는 웃자고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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