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었던 저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기에 특별한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워크래프트 3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죠. 워크래프트 3는 알고 있었지만, 특별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쉬는 시간마다 워크래프트 3의 스토리를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친구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게 되어 워크래프트 3를 접하게 되었고, 이어서 그 친구가 소개해 준 PlayXP(당시에는 워크래프트 XP)를 알게 되었습니다.
PlayXP를 통해 처음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접하게 되었고, 당시 PlayXP에서 유행하고 있던 아즈망가대왕 짤방에 대한 세세한 이야기도 그 만화의 스토리도 그 친구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제 인터넷 커뮤니티 인생의 시작점이였습니다.
또한 '반지의 제왕' 팬이라, 제가 지금 알고 있는 '반지의 제왕'에 대한 스토리 역시 이 친구를 통해 듣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친구의 영업력은 선생님들까지 설득하여, 중3 때 졸업을 앞두고 버스를 대절해서 코엑스 돌비관(당시 MX관)에서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을 보러 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학교를 졸업하고 제가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가면서 그 친구와의 연락이 끊어져버렸습니다.
그 친구의 '영업'이 성공적이었는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가 출시되자 몇년동안 와우에 제 인생을 갈아 넣었고, 와우에서 지금의 아내까지 만났습니다.
몇년 동안 PlayXP를 떠나있으면서 아이디를 잊어버리게 됐고, 다시 회원가입 한 이후 그 친구를 다시 찾으려고 글을 올릴까 고민 했던게 벌써 13년이 흘렀습니다. 마지막으로 친구를 본 것은 거의 20년이나 되었습니다.
이 글을 보는 분 중에 그 친구가 있을 확률은 매우 낮겠지만, 그래도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쪽지나 댓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