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WG완비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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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4-04-15 08:21:49 KST | 조회 | 371 |
제목 |
털박이의 쿵푸팬더 4 부정적 리뷰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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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결론부터 내자면
1 > 2 >>> 3 >>>>>> 4편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하는 입장이고
4편의 점수는 10점 만점에 5점 정도 줄 수 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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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 감점 원인
1. 영화가 중반까지는 상당히 재밌고 흥미진진한 편임. 그래서 중반까지는 '어? 이거 3편보다 훨씬 재밌는데?' 라는 생각도 들게 함. 그런데 절정부가 놀라울 정도로 존나 꼬라박음. 최상급 요리재료들 가지고 담뱃재 들어간 잡탕짬뽕 만든 느낌임.
2. 영화에 뽕이 없음. 뽕은 없고 짜게 식는 느낌만 초반부터 계속 느낄 수 있으며, 이전 123편이나 KP TVA 시리즈 스핀오프의 팬이었다면 이 느낌이 훨씬 심했을 것.
3-A. 영화가 '무협'이라는 정말 중요한 테마에서 '협'을 버렸음. 포는 '모든 것을 폭력으로 해결하면 더 큰 폭력만 부른다'는 대주제를 말하고 다니지만 결국 사건을 폭력으로 해결함. 또한 젠과 관련된 스토리는 완성되지 못한 채 얼렁뚱땅 넘어갔으며 당연히 그녀와 관련된 교훈도 흐지부지하게 소실됨. 영화의 주연 캐릭터 두 명이 이런 꼴이니 당연히 스토리적 완성도는 1편이나 2편 수준은 엄두도 못 내고, 그나마 가족애와 자기긍정을 핵심 테마로 잡았던 3편마저도 쫓아가지 못함.
3-B. 이건 좀 별개의 이야기인데, 시푸가 메인 스토리에 참여할 예정이었다가 각본이 엎어지면서 잘린 것 때문에 타이렁과 재회하지 못했고, 때문에 1편의 이야기를 마무리지을 결정적인 순간을 놓쳤음. 타이렁이 포를 용의 전사로 인정하면 뭐함? 둘은 애초에 만난지 하루도 안 됐던 완전 초면이었음.
4. 이전의 123편과 마찬가지로 4편 또한 런타임이 90분 남짓인데, 이야기를 알차게 만들어도 모자를 판에 쓸데없고 시시한 장면이 너무 많이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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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토리, 캐릭터
5. 초반부의 개연성이 그다지 좋지 못하지만, 큰 문제점은 안 된다고 봄. 진짜 문제였던 건 후반부에 '이렇게 끝난다고?' 하는 모먼트를 제대로 잡아주지 못했다는 것.
6. 이 영화는 포의 성장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신규 캐릭터인 젠의 오리진 무비도 아님. 걍 이도저도 아님. 위에서 말했다시피 스스로 말한 교훈을 스스로 쳐부수는 전개가 계속됨. 젠은 그나마 뒷골목 규칙인지 길거리 규칙인지 그걸로 수미상관 한 번 먹이긴 하는데, 쥬니퍼 시티의 사람들이 어떻게 됐는지 나오는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래서 뭐임' 싶은 상태로 끝남.
7. 포 아빠 두 명 분량이 너무 쓸데없이 많음. 9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메인 스토리 팍팍 진행시켜도 모자랄 판에 이 둘이 너무 자주 등장함. 등장장면의 80%는 불필요했다고 생각됨. 아빠 두 명 가지고 제작비 아끼면서 정치적 올바름 분위기 내려고 그랬던 게 아닐까 싶음. 이 둘이 등장할 시간에 젠을 챙겨줄 필요가 있었음.
8. 타이렁, 셴, 카이가 등장하지만 '야 얘네 등장하니까 이 영화 꼭 봐야겠지?' 하는 홍보성 캐릭터 이상의 의미는 없음. 타이렁은 그나마 등장시간이 좀 더 주어지긴 하는데 시푸와 관련된 스토리가 엎어지면서 역시 의미없는 캐릭터가 됨. 알다시피 얘는 포랑은 하루 만나서 싸우고 저지당한 게 전부인 캐릭터라서 인연이 없음.
9. 메인 빌런인 카멜레온은 자신의 동기를 말하지 않는 게 나았을 수준으로 불필요한 과거를 갖고 있고, 세계관 설정상 말도 안 됨. 그리고 캐릭터성에 불필요한 개그도 한두 번 있는데 이거 할 시간에 젠과 사부제자로서 감정 묘사나 더 하는 게 나았을 거라고 봄.
10. 젠은 꼴리지만 성대가 아콰피나라서 감점. 이건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시수 때도 느꼈던 건데 또 느낄 줄은 몰랐다. 그건 그렇다치고 무적의 5인방을 대체하기 위해 젠이라는 신규 캐릭터를 만들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기본적인 캐릭터 설계를 봤을 때 포의 뒤를 잇는 후계자 캐릭터를 만들기에는 상당히 괜찮은 재료였음. 그런데 그렇다고 한다면 그녀의 오리진이 됐어야 할 이번 편에서 아무 서사도, 이렇다싶을 인상도 남기지 못했기 때문에 팬들에게 반감만 산 캐릭터라고 봄.
11. 포의 경우엔 애초에 3편까지도 20살 넘게 처먹고 목욕하면서 액션 피규어 갖고 노는 캐릭터라 캐릭터성엔 이렇다할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초반부터 나오는 '폭력이 아니어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있다' 라는 대주제를 걍 국수처럼 말아잡수는 모습을 보여서 많이 실망스러움. 영화 끝날 때 이상한 말도 안 되는 명언들을 되는대로 내뱉는 개그씬이 있는데 딱 그 수준에 머물고 말 캐릭터가 되어버린 건 아닌지 안타까움.
12. 영화의 개요를 글로만 읽으면 스토리의 스케일이 제법 클듯 하지만, 장소가 한정적이고 3편처럼 설산이나 차원계를 와리가리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매우 협소한 느낌이 듬. 중반부까지는 그나마 2편 느낌이 나지만 후반부에서 TVA 느낌이 심하게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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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과 영상미
13. 호평할 수 있음. 일단 캐릭터 디자인이 당연히 주연 조연 할 것 없이 일취월장했으며, 액션씬이 쉴 틈 없이 나오고, 후반부에는 색다른 카메라 기법까지 보여주면서 격투 장면을 많이 보여줌. 다만 일부 연출은 뚝뚝 끊기는 느낌이 있는 걸 보면 제작 과정에 고난이 많았던 듯.
14. 3편에서 단순 격투 그 이상의 연출을 많이 보여줬음을 생각하면 그런 점에서는 퇴보함. 한 단계 진화한 무협 연출은 없고, 다시 단순 격투나 하던 시절로 돌아감.
15. 신규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기존 쿵푸팬더와 이질적이라는 점은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은데, 세계관을 넓히면서 다른 지역을 조명하기 위해 그랬다고 하면 이해할 수 있음. (근데 이건 서양 기사가 나오는 쿵푸팬더 최근 TVA를 보면 디자인이 일관되지 못한 건 맞음) 오프닝의 산양들이랑 젠은 확실히 쿵푸팬더보다는 배드가이즈나 주토피아 등에서 데려온 것 같은 느낌이 나긴 함.
16. 개그는 대부분 매우 유치함. 센스 있는 개그는 전멸했다고 봐야 함.
17. 액션이 아니더라도 눈이 즐거운 연출은 중간중간 있긴 하지만, 영화의 메인 주제와 맞지 않아서 겉도는 느낌. 대체로 '여기서 이걸 왜 함?' 스럽다.
18. 타이렁 액션씬은 좋긴 하지만, 이 캐릭터의 작중 역할을 생각해보면 잘 만들었다기보다는 '야 이만큼 보여줬으니 이제 됐지? 먹고 떨어져' 하는 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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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할만한 점
제작비를 기존의 60% 가량으로 축소했고, 이전 편의 빌런들이 등장한다는 마케팅으로 팬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동시기에 볼만한 가족 영화가 전멸했다는 점에서(또는 알아서 쿵푸팬더를 피해간다는 점에서) 영화를 놀랍도록 효율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앞서 1편 2편이 성공했기 때문에 그 후속작은 어차피 보니까 영화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임. 그냥 티켓 결제만 많이 하면 장땡이라 이거지. 이런 점에서 상업적으로 대단한 영화가 아닌가 싶음. 진짜 스타워즈 라제가 생각날 정도의 아찔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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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팬이든 팬이 아니든, 영화는 보고 싶은데 딱히 볼 게 없다 하는 사람에게만 추천하는 작품.
흥행은 이미 성공했다고 보기 때문에 5편을 만들 기반을 다졌다는 건 팬으로서는 좋은 일이긴 하지만, 결국엔 5편도 이렇게 나올 확률이 너무 높아졌다는 건 그닥 반겨야 할 일이 아니지 않을까.
그래도 무적의 5인방과 젠은 언젠가 또 보고 싶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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