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쯤 가보고는 싶었지만 여건이 안되서 벼르고 있었던 GSL 현장관람을 드디어 가게 되었습니다.
스포츠쪽은 현장관람을 자주 가는데 e-스포츠는 한번도 현장관람을 해본적이 없을뿐더러,
사실 현장에서도 모니터를 통해 관람을 해야 하는지라 현장관람에 대해서 반신반의하고 있었습니다.
헌데 도착해보니 현장의 분위기란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게임 상황에 따른 선수의 표정이나 제스쳐를
집적 볼수 있다는게 시청하는것과 비교할수 없는 매력이더군요. 아직 안가보신분 추천해드립니다.
방송시작전에는 스탭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방송 준비를 하고 해설진들은 미리 해설에 대한 예행
연습을 합니다. GSL 해설진들이 워낙 가족적인 분위기라 다들 편하게 해설하실줄 알았는데, 방송 시작전
하는 리허설때는 긴장감마저 흐를정도로 다들 프로의식이 투철하시더군요. 방송전에 이현주 캐스터가 잠깐
무대 앞으로 나와 이야기를 했었는데 이현주 캐스터는 확실히 방송보다 실물이 돋보였습니다.
경기에 대한 이야기 -
[1 경기 조나단 선수 대 장재호 선수]
사실 저는 장재호 선수의 팬이지만 먼 타지에서 온 외국선수들이 이렇다할 성적을 못내고 고생만하는것이
못내 아쉬워서 진로 선수를 응원하기로 마음먹고 갔었습니다. 특히나 이 선수는 타선수나 해설진입에서도
됨됨이가 좋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오고 실제로 인터뷰를 봐도 착한 심성이 느껴져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더군요. 하지만 외국유저들이 대체적으로 좋은 성적을 못내서 그런지 내심 불안한 마음을 갖고 응원을
했는데 정작 플레이는 아주 탄탄해서 큰무리없이 장재호 선수를 제압하고 2:0로 승리.
장재호 선수는 뭔가 잘 안풀리는지 1경기후에 잠시 휴식을하러 부스에서 나왔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담배를 피러 학교밖으로 나와있있을때 상기된 표정의 재호선수가 옆을
침울하게 지나갔는데 그 모습이 무척 씁쓸하더라구요.
2 경기 [그렉 선수 대 정종현 선수]
둘다 워낙 역량이 뛰어난 선수라 기대가 되던 경기였습니다. 1 경기는 정종현 선수가 활약하며 무난하게
잡아내었고 2 경기도 전쟁초원에서도 정종현 선수의 우세를 점치고 있었는데 그렉 선수가 좋은 전투를
보여주면서 스코어를 동점으로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이 정종현 선수의 손을 들어주었는지
금속도시도 가까운 스타팅 포인트에 위치하며 그 이점을 살린 정종현 선수가 처음부터 그 우세를 살려
결국 경기를 따내었습니다.
3 경기 [이형섭 선수 대 이주형 선수]
경기 시작전에 이형섭 선수가 스스로에게 혼잣말을 하면서 자신감을 북돋우더라구요. 그 모습이 제법
즐거워서 일행과 같이 이형섭 선수에게 주술토스라는 별명을 붙혀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32강에 포진했던 토스들중에는 이형섭 선수의 역량이 조금 낮은 편이 아닐까 짐작하고 이형주 선수의
우세를 점쳤는데 1 경기는 예상대로 이형주 선수가 4차관을 무난하게 막아내며 승리를 따냈습니다.
2경기에서 이형섭 선수가 다시 4차관을 시도하는데 이미 이형주 선수가 정찰을 한상황이라 저와 일행 모두
이대로 이형주 선수가 2:0으로 시합을 가져가며 16강에 진출할줄 알았습니다만 의외로
이형섭 선수가 잘 압박해내며 결국 승리. 3경기는 1경기와 반대로 자신감을 회복한 이형섭 선수가
시종일관 이형주 선수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결국 16강에 진출 했습니다.
선약이 있었던지라 가장 많은 사람이 기대하고 있었을법한 임요환 선수와 최성훈 선수의 경기는
보지 못한채로 일어나야 했습니다. 집으로 가는길에 이형주 선수와 박외식씨가 대화를 나누는것을
목도했는데 이형주 선수의 어두운 표정에 내심 제가 다 슬퍼지더군요. 3경기까지만 보고 일어나면
현장 이벤트들에 대한 해당사항이 없어지는것도 못내 슬펐습니다. ㅠ_-
현장관람이 수 많은 장점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단점은 방송으로 볼때는 패배한 선수의
모습을 잠깐 보는것이 고작인데 현장에서는 그 선수들을 계속 지켜보는게 가슴 아프더라구요.
이-스포츠가 아직 그렇게 큰 판은 아니다보니 몇 안되는 선수 좋고 싫음 가릴것 없이 다 아끼는
선수들이고 서로 다 친한 사람들일텐데 참 씁쓸했습니다.
많은 Xper분들이 계셨는데 제가 일행하고 있어서 제대로 이야기를 못나눈것이 참 아쉬웠습니다.
후기 게시판에서 자주뵈었던 성소년님을 통해서 몇몇분하고는 통성명을 할수 있었는데 그것이
고작이거나 통성명조차 못한분들이 많았네요. 어제 현장관람이 반응이 좋아서 오늘은 다른 일행도
데리고 다시 방문할 생각인데 모쪼록 오늘은 제대로 인사정도는 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현장관람 가시는분 있으면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