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비스: 조별리그 4일차, LA 스튜디오에 나와있는 트래비스입니다. 엑스페케 선수와 함께 있는데요. 페케 맞죠? 피케가 아니라. 페케?
엑스페케: 네, 페케.
트래비스: 좋아요. 됐어요. 이번에는 제대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엑스페케. 방금 오존을 격파해서 2-0 기록을 가지게 됐는데요. 모든 사람들이 이 대회에서 신과 같은 존재가 될 거라 생각했던 한국 팀을 대체 어떻게 이긴 겁니까?
엑스페케: 생각한 것보다 쉬웠죠. 기본적으로는 픽밴에서 시작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게임을 대하는 자세 문제도 있고요. 그들이 여기 처음 왔을 때, 첫 경기에서는... 아마 좀 거만했거나 다른 팀들을 얕보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초반 게임에서 패배했죠. 걱정도 안 하고, 제대로 된 픽밴 생각도 안 했을 테니 당연한 결과일 겁니다. 오늘은 우리가 밴도 더 적은 상황이었지만, 원하던 챔피언을 거의 다 손에 쥐었죠. 우리만이 아니라 모두가 원하던 챔피언들을요. 모두가 원하는 제드, 모두가 원하는 코르키, 아트록스까지. 우리가 가장 원하는 챔피언들을 풀어주고서 그 대가를 치르지 않으리라 기대했던 거죠. 아주 훌륭한 플레이를 보여주기는 했지만, 우리가 더 나은 픽을 가져왔고 그게 아주 도움이 되었습니다.
트래비스: 그래요, 사실 그게 제 다음 질문이었습니다. 그 게임을 보면 픽에서 당신 팀이 원하는 모든 것을 그냥 줘 버린 것 같았는데요. 상대 팀이 생각을 잘못 했다고 했는데, 그들이 왜 당신들이 원하던 것을 전부 주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연구를 소홀히 한 걸까요, 아니면 그냥 픽밴이 엉켜버린 걸까요?
엑스페케: 아마 그 제드 픽 때문에 좀 엉켜버린 것 같기는 합니다. 저는 제드를 오랫동안 하지 않았거든요. 제드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좋아, 미드에서 내가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적 상성에 따라서 소아즈가 탑에서 할 수도 있잖아. 몇몇 챔프 상대로는 정말로 좋으니까."라면서 제드를 픽해버렸죠. 상대가 리산드라를 고르자 우리는 잘 됐다고 생각했어요. 제드는 미드에서든 탑에서든 리산드라 상대로 압도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리고 나서 자크를 픽하더라고요. 자크는 똑같이 프리파밍이 강력하고 한타기여도가 높은 챔프죠. 그거면 괜찮았어요. 거기다 덤으로 카사딘도 픽할 수 있었죠. 상대방이 리산드라를 픽했으니 뭘 할까 생각하다 그냥 카사딘이 풀린 걸 보고 카사딘을 찍었죠. 마찬가지로 빈 라인에서 파밍을 할 수 있는 챔피언입니다. 게다가 중반에 카사딘과 제드가 강해지면 괴물이 되죠. 그냥 어디든 가서 킬을 주워담을 수 있으니까요.
트래비스: 분명 카사딘이라면 엑스페케의 주특기 챔피언이죠. 그 게임에서 정말 많은 킬을 주워담았는데요. 일부러 그런 겁니까? 팀원들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고 킬을 양보했나요? 아니면 그냥 당신이 잽싸게 킬을 차지해 버린 건가요?
엑스페케: 제 생각에는 제가 잘해서 먹은 것 같은데요. 거의 쿼드라킬을 했을 때 그 중 처음 두 킬은 저 말고 다른 사람은 먹을 수가 없었던 거였죠. 하지만 세 번째 킬, 그러니까 리산드라였는데, 그건 제드가 데스마크를 찍어둔 거라 소아즈가 먹게 될 거였어요. 하지만 골드가 필요해서 그냥 먹어버렸죠. 소아즈도 괜찮다고 했고요. "먹어도 돼." 해서 그냥 뛰어들어 먹어버렸죠. 그 다음에는 자크가 도망칠 것 같길래 덤벼들었는데, 패시브가 터진 걸 막타를 먹었을 때는 쿼드라킬을 한 줄만 알았어요. 그런데 이미 타이밍이 지났더라구요. (웃음)
트래비스: 그러니까 처음에는 당신밖에 먹을 수 없는 거였는데, 나중에는 팀원들이 어, 그냥 먹어, 해줬다는 거로군요. 알겠습니다.
엑스페케: (웃음)
트래비스: 이제 B조에서도 아주 상황이 좋아보이는데요. 현재 5승 1패에 갬빗도 이겼고, 오존은 2:0으로 압살했고... 여기 처음 왔을 때 조별리그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리라고 예상했었습니까?
엑스페케: 준비를 하고 왔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하는 말이지만, 픽밴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요릭같은 이상한 걸 꺼내들지 않는 이상은, 픽밴에만 집중하면 우리는 항상 잘 할 수 있어요. 일단 좋은 픽을 하고 대등하게 게임을 풀어나가기 시작하면, 우리는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기죠. 우리 플레이 스타일에 자부심이 있거든요. 픽만 잘하고 초반 게임만 대등하게 나가면 결국 어느 시점에서건 우리가 앞서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벌컨한테 졌을 때는 '이거 힘들겠군'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오존이 우리를 밟아버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실력이 별로 좋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오존을 이기고 나니까 '좋아, 힘들기는 하지만 희망은 있겠어.'로 생각이 바뀌었죠. 사실 쉽지는 않았지만 쉬워보이기는 했죠. 그래도 5-1까지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트래비스: 그래요. 프나틱은 시즌 1 월챔의 우승팀이었는데, 시즌 2에는 잠시 휴식을 가졌던 느낌입니다. 우승컵을 차지하고 나니 잠시 긴장을 풀고 쉬고 싶었던 모양이죠. 하지만 이제 시즌 3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분명 가장 높은 점수로 조별리그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거 혹시 시즌 3 월챔에서도 우승을 거머쥘 거라는 뜻입니까?
엑스페케: 그랬으면 좋겠죠, 정말로. (웃음) 잘 모르겠네요. 장담하기는 어렵죠. 지금 사람들은 '이거 봐, MVP 오존이 정말 못하는데'라고 말하고 있죠. 하지만 그들의 플레이로 다른 한국 팀들의 실력을 넘겨짚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오존이 세 팀 중 최고가 아니라고 하니까요. 아마 SKT가 가장 뛰어났고, 나진은 잘하지만 최고는 아니라고 하죠. 하지만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어요. 오존의 경우만 해도 매우 강하다고들 했지만, 뛰어난 팀임은 분명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강한 팀은 아니죠. 그러니 사람들의 말을 다 믿을 수는 없는 겁니다. C9이 괴물같다고들 하고 나진 소드는 별게 아니라고 하지만, 나진과 붙어서 2:0으로 패배할 수도 있으니까요. 해보기 전에는 모르는 거죠.
트래비스: 다이러스가 인터뷰에서 B조가 A조보다 훨씬 쉽다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모든 팀들이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A조와 B조의 실력 차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존도 그렇고, 당신 조가 그다지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고 언급했었는데요. 다이러스의 발언에 대한 생각은?
엑스페케: 그런 차이는 결국 SKT와 오존의 차이에서 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SKT가 훨씬 잘 싸우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국 차이는 그것뿐인 것 같아요. 이쪽에는 갬빗과 우리가 있죠. OMG는 정말 잘하는 팀이지만, 막상 싸워보면, 그러니까 스크림을 해 본 경험에서 말하는 거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그 팀과의 경기는 보기보다 훨씬 쉬워요. 처음 붙었을 때는 완전히 압살당하고 '이거 말도 안 돼, 완전 미쳤잖아' 이런 생각을 했는데, 일단 익숙해지고 나니까 우리도 이기기 시작하고, 뭘 밴해야 할지 알게 되더라고요. 특정 챔피언을 몇 번 플레이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TSM과 레몬독스가 있죠. 둘 다 잘 하는 팀이고. 저는 레몬독스는 훨씬 더 잘 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잘하기는 하지만 MVP 오존과 같은 문제가 있죠. 자신감도 넘치고 실력도 좋지만, 어쩌다 안 좋은 상황에 몰리게 됐어요. 제대로 픽밴을 하지 못하기도 했고... 누크덕은 LCS 유럽에 있을 때만큼 자신감이 없어요. 어쩌면 예전에 상대하던 사람들과 다른 적을 만나게 되어서일지도 모르죠. 그래도 A조와 B조의 실력을 비교하자면, 차이는 결국 SKT와 MVP 오존의 차이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둘을 바꾸게 된다면 B조가 더 강하게 보이겠죠.
트래비스: 마지막 질문을 하죠. 매우 중요하고 긴급한 질문인데요, 게임이 끝난 이후에, 당신은 트위터에 이런 글을 올렸는데요. 제 발음이 맞는지 확인해 주세요. 허 어 히스 임 피니스. Hhh uh HHS em penis. 이거 프나틱의 승리의 찬가같은 겁니까?
엑스페케: 아, 음, 예.
트래비스: 아, 그렇군요.
엑스페케: 네, 그래요. 이길 때 그런 걸 딱히 정해놓은 게 없어서, 그냥 아무 말이나 가져다 그런 식으로 사용하죠.
트래비스: 그렇군요. 그럼 실제로 이걸 직접 말해줄 수 있겠습니까? 제 억양이나 그런건 아무래도 형편없어서 말이죠...
엑스페케: 그건 좀 무리죠, 이길 때 하는 거니까요. 그런 감정을 실제로 느껴야 하고.
트래비스: 좋아요. 그럼 이긴 다음에.
엑스페케: 이긴 다음에 당신을 위해 해 드리죠.
트래비스: 그래요. 찾아보고 싶다면 트위터 'FnaticxPeke'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가서 찾아보고 리트윗들 하세요. 대체 당신네 팀원들은 뭣들 하고 있는 건지. 마지막으로 끝맺는 말이라던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엑스페케: 네, 일단 프나틱과 모든 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특히 우리가 여기 있게 해준 모든 팬들에게요. 유럽의 팬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
출처는 pgr21.net 게임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