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이 왜 논란이 됐는지에 대해 아직 잘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을 위해, 좀 더 이해하기 쉬운 한 가지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롤드컵 예선 A조 경기 중 TSM과 게이밍기어의 경기 기억하시나요? 못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겁니다. 이미 조별 풀리그 경기들 중 대부분의 경기가 치뤄져서 탈락팀이 확정된 후의 경기였고, 그 시점에서 TSM과 게이밍기어는 두 팀 다 탈락이 확정된 상황이었죠. 이 경기에서 TSM은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마음에 팀원들끼리 포지션을 바꾸고 평소에는 잘 선택되지 않는 챔피언(티모 등)들을 선택해 게임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탈락이 확정되었다고 대충하는게 아니냐, 상대가 약팀이라 만만하게 보는게 아니냐 같은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정작 게임에 들어가보니 TSM 팀원들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해서 모두가 경기를 보고 열광했죠.
팀 다크같은 경우는 어떻던가요? 네, 물론 픽밴화면까지는 모두가 좋아했어요. 클템헌정픽이라는 의미도 있었고요.
하지만 경기 내용은 어땠나요? 네, 최악이었죠. 일부러 졌어요. 그건 일부러 패배한거에요. 이길 생각이 없이 게임을 했다는겁니다. 3강타? 말도 안되는 소환사 주문이었어요. 그 챔피언 조합과 그 소환사 주문으로 인베이드? 거기에다가 첫 억제기가 깨지기도 전에 아이템을 전부 판매하고 와드로 본진에 수를 놓는다? 끔찍한 경기였어요.
한가지 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경기로 불법도박을 벌이는 사설토토 사이트에는 단순히 이기고 지고 하는 항목만 있는게 아닙니다. 퍼스트 블러드가 언제 어디서 나오냐, 첫 터렛은 어느 팀이 내주냐, 첫 드래곤은 어느 팀이 가져가느냐 같은 항목들이 하나하나 전부 있습니다. 처음부터 포기하다시피한 게임을 드래곤 하나만 먼저 가져가고 그 뒤의 경기는 전부 다 내준다? 이건 불법도박을 위한 승부조작이라봐도 전혀 과언이 아닌 상황입니다. 물론 만에하나 불법도박을 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용납될 수 없는 경기였죠. 모두가 보면서 웃고 즐겨야할 대회를, 자신들이 싫다고해서 내던진다? 더군다나 불법도박에 이용한다? 어떻게 이걸 쉴드를 칠 수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