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나르
“나 공룡 할 거야!” 소리를 크게 지르며, 작은 금발 남자아이가 교실에서 놀이터로 뛰어나왔습니다.
한 손에 쥔 장난감 자동차를 다른 쪽 팔 위에서 굴리고 있었죠.
그리고 곧 나르도 귀여운 공룡 옷으로 몸을 감싸고 놀이터로 나왔습니다. 신나게 놀 생각에 벌써부터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어요. 놀이터 한가운데까지 종종거리며 뛰어온 나르는 늘 지니고 다니는 믿음직한 부메랑을
파란 하늘을 향해 멀리 던졌습니다.
“싫어, 공룡은 내가 할 거야! 넌 로봇 해!” 또 다른 아이가 외치며 놀이터에 나타났습니다. 근처 숲에서
놀다 흙투성이가 된 여자아이였죠.
금발 남자아이도 화가 난 듯 발을 구르며 여자아이에게 소리치곤, 이리저리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안돼, 내가 공룡 할 거야! 넌 독수리 해!”
이때, 부메랑이 공중에서 큰 호를 그리며 나르를 향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털북숭이 소년 나르는 날아오는 부메랑을 향해 작은 팔을 활짝 벌리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죠. 하지만 금발 남자아이가 갑작스레 나타나 나르의 소중한 장난감을 가로채고 말았어요. 남자아이는 낚아챈 부메랑을 높이 든 채 환히 웃는 얼굴로
여자아이를 돌아보며 말했죠.
“근데 너 그거 알아? 왜 독수리 부리는 노라...”
두 꼬마는 순간 말을 잃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습니다.
“크으으으르르르르렁!”
거대한 메가 나르가 난데없이 하늘로 솟구치더니 플라스틱 놀이집 위로 떨어졌습니다. 메가 나르는
무시무시한 소리로 울부짖고는 나사로 고정된 놀이집을 통째로 뜯어 옆에 있는 벽에 여러 번 패대기치더니,
혼이 빠진 채 도망치던 금발 소년에게 집어던졌습니다. 비명과 울음소리가 가득한 난장판 속에 얼이 빠진 듯 멍하니 서있던 여자아이는 무시무시한 거대 괴물을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알았어. 나르가 공룡 해. 삐리비리. 삐빕. 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라코 센스 하나는 가끔씩 호구같긴 해도 이런건 진짜 죽여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