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의 유산의 자원 채취 변화를 주제로 개발팀의 생각을 말씀 드립니다. 최근 한 커뮤니티에서 이 주제에 대해 논리적인 근거와 분석을 더한 건설적인 토론이 있었고 그 결과로 매우 정제된 제안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단편적인 경험이나 감성적인 접근이 아닌 논리와 분석에 근거하여 토론을 펼치고 의견을 다듬어 가는 것이 쉽지 않다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참여하신 분들께 먼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스타크래프트 II를 포함한 블리자드 게임들의 핵심 디자인 철학 중 하나는 반복하고 다듬어나가는 것입니다. 게임에 적용하는 요소들이나 변화들은 단순한 이론적인 시뮬레이션 이상으로 원활하게 작동해야 하고 또한 실제 게임에서 어떻게 작용하게 될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전제들을 오랜 시간 동안 함께 검증한 후 게임의 특정한 메커니즘에 대한 변화를 결정하게 됩니다.
현재 테스트 중인 자원 채취 방식이 플레이어들에게 확장을 지나치게 강제하고 있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로서는 확장의 필요성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 것은 게임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초반 승부 전략을 취할 때 자원이 빠르게 고갈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양상은 적절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원 고갈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현재는 다른 테스트들과 유사하게 변화의 영향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초반에 의도적으로 다소 극단적인 수준으로 설정한 것이며 향후 테스트를 지속하면서 적정한 수준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원 고갈 속도는 반복적으로 테스트해 나가려는 시스템의 예시입니다.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확인하려 하는 서로 반대되는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테크를 빨리 올리는 발전 지향적인 플레이와 확장 지향적인 플레이 중 무엇에 이점을 주느냐라는 문제인데요. 군단의 심장 방식은 발전 지향적 플레이에 무게를 두는 방향이었지만 커뮤니티의 최근 제안은 확장을 더 장려하는 방향입니다. 구체적으로 두 개의 기지를 기반으로 테크에 집중하는 플레이어와 이를 포기한 대신 4개의 기지를 운영하는 플레이어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군단의 심장 자원 채취 방식을 따를 경우 네 개의 기지를 운영하는 플레이어는 사실상 경제적인 이점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각 기지 당 자원 채취를 최적화시키고 모든 기지에서 최대 효율로 자원을 채취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 커뮤니티에서 제안한 자원 채취 방식에서는 네 개의 확장을 가져간 플레이어가 경제적인 이점을 거의 두 배 가까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각 기지에서 최대 효율로 자원을 채취하는 것이 쉽기 때문입니다.
- 공허의 유산 자원 채취 방식은 위 두 가지 중간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직 충분한 플레이테스트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는 없지만, 현재 공허의 유산 자원 채취 방식은 이미 확장 지향적 플레이에 도움을 주는 방식에 더 가깝기 때문에 추후 변화를 주게 될 경우 확장에 집중하는 플레이어가 취하는 이득을 약간 낮추는 방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광물 지대의 절반이 100%, 나머지 절반이 50% 의 자원량을 가지던 것에서 광물 지대의 절반이 100%, 나머지 절반이 60%의 자원량을 가지도록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 방안을 더 원활하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다음 베타 초청 때 시즌 1 상위 20% 가량의 플레이어들을 초청할 예정입니다.
결론적으로 여러분께서 제안해 주신 내용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겠다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에 앞서 현재의 방식을 더 테스트해 보려 합니다. 현 시점에서는 두 방식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적용된 방식이 좋은 잠재력을 보여 주고 있기 때문에 최종 결정 전 우선 지금의 방식을 다듬어 가며 시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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