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파인애플쥬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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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1-25 22:28:36 KST | 조회 | 503 |
제목 |
프징징 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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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와 달 그리고 별
언제나 일을 마치고 게임방으로 향하는 길은 공기가 차다.
시각은 새벽 1시.
문득 하늘을 보니 칠흙같은 어둠만이 있다.
어둠컴컴한 하늘을 보고 있노라니 프로토스가 연상이 되는건 왜 일까.
갑자기 슬퍼진다.
집에가서 맥주나 퍼먹고 훌쩍이며 잘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지정석에 앉아 로그인을 하고 있다.
일단 로그인 해놓고 음악을 튼다.
XP홈페이지를 둘러본다.
무언가 새로운게 있나 싶어 게임을 시작하기전 한번씩 둘러본다.
테란 게시판
테뻔뻔1 : 아 광전사 너무 쎔. 귀찮은데 자꾸 불곰 컨트롤 해줘야 한대도 안맞음.
테뻔뻔2 : 시즌3 플토 승률 1위임. 프징징들은 나가 죽으셈.
테뻔뻔3 : 세종족 일꾼끼리 1:1하면 누가 제일 쎈가요?
...
저그 게시판
저스팔트1 : 4차관 너프가 시급함. 선부화장 하면서 긴장하기 싫음.
저스팔트2 : 불사조 너무 쎔. 중력시전 마나를 2배로 늘려야뎀.
저스팔트3 : 탐사정 너무 귀여움. 일벌레도 귀요미로 버프해야뎀.
...
플토 게시판
프징징1 : 오늘부로 종족 바꿉니다.
프징징2 : 도저히 못해먹겠네요.
프징징3 : 데이빗 킴 ㅅㅂ놈.
...
머.
언제나 평화롭다.
대전 시작을 누르기 1초전 손에 땀이 배기기 시작한다.
첫상대.
플토다.
웬지 측은하다.
동병상련의 감정이 복받쳐 오른다.
게임이 시작된다.
맵은 금속도시.
언제나 파일런 정찰이다.
내 위치는 12시.
상대 위치는 8시.
가깝다.
약 250전의 래더 대전중.
100여게임은 동족전이었던것 같다.
이 100여 게임 중 50여 게임은 거신싸움이었다.
너무 지겹다.
무언가 새로운게 필요하다.
...
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시도는 다음으로 미룬다.
일단 이겨야 한다.
상대 진영을 천천히 둘러본다.
똑같다.
언제나 1관문 후 추좆을 한기 시증으로 뽑고 일꾼을 쫓아낸 뒤 무언가 시작이 된다.
나도 마찬가지.
상대 일꾼을 쫓아 낸다.
나의 선택은 2관문 로보다.
'그래. 동족전은 안전빵이 최고지.'
불멸자를 일단 한기 뽑는다.
다시 탐사정을 보내본다.
상대 진영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오! 웬일로 이 타이밍에 탐사정이 정찰을?
하지만 0.3초뒤부터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왜? 본진에 병력이 없지?
본진엔 이미 4차관이 완성되어 있다.
하지만 병력이 없다.
서둘러 전면도 정찰해 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때였다.
본진의 탐사정이 공격당한다고 빨랑 지켜달라고 신경질을 내고 있었다.
아뿔싸.
탐사정들이 광전사에게 학살을 당하고 있다.
가스가 올라오는 위편 가스에 가려진 샤프심이 한개가 보인다.
파인애플쥬스 : ㅈㅈ요 ^^
약간의 분노 게이지가 차 올랐지만.
같은 플토이기에 용서가 되었다.
담배 한대를 물고 숨을 고른 뒤.
다시 대전시작을 누른다.
맵은 밀림 분지.
다시 플토다.
전판에서 정찰 미숙으로 어이없이 내줬기에 정찰을 머릿속으로 되새이며 경기에 임한다.
내 위치는 6시.
상대는 12시다.
언제나 처럼 파일런 정찰을 간다.
본진에 파일런이 없다.
빠르게 정리를 해본다.
전진 2관문 러쉬구나.
빠르게 2관문을 올린다.
지었던 가스관에 일꾼을 당분간 넣지 않기로 한다.
정찰 나갔던 탐사정은 상대 전진 관문을 찾으러 길을 떠난다.
연결체 12시 방향 붉은 점이 보인다.
하지만 관문이 아니다.
포지였다.
광자포 러쉬.
이미 언덕아래 광자포가 완성되고 상대 탐사정은 위로 올라와 있었다.
마침 나온 광전사 한기와 탐사정들로 상대 탐사정을 잡기 위해 안감힘을 쓰지만.
미꾸라지의 후손인가 보다.
요리조리 잘 빠져나간다.
내 본진 위 약 10미터 지점에 광자포가 소환 된다.
부랴부랴 취소하러 탐사정을 동원해 보지만.
동시에 3개를 소환한 광자포를 전부 취소할 수 없었다.
파인애플쥬스 : ㅈㅈ요
약간 미간이 찌푸려 지지만.
나의 미스였다.
리필레이를 훑어본다.
이쯤에 소환을 하는구나.
타이밍을 체크해본다.
다시 대전시작을 누른다.
플토다.
또 플토다.
이쯤되면 입에서 거친 한숨이 새어 나온다.
맵은 잃어버린 사원.
내 위치는 2시다.
파일런 정찰을 떠난다.
더이상의 날빌은 허용하지 않겠노라는 단호한 의지를 탐사정에 실어 보낸다.
가장 가까운 6시를 간다.
없다.
8시로 간다.
역시 없다.
12시다.
12시에 막 이르렀을때 난 마침내 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아....ㅅㅂ
내 본진엔 코어가 거의50프로쯤 완성이 되어 가고 있다.
슬슬 짜증이 난다.
탐사정이 12시를 빠져나와 구석구석을 살핀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그때 광전사 3기가 올라온다.
이 쯤 되니 처음에 느꼇던 동병상련따위의 감정은 없어진지 오래다.
있는 탐사정 없는 탐사정을 다 동원해 보지만.
2관문에서 꾸역꾸역 나오는 추좆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광전사들을 다 몰아내고 나니.
탐사정 4기와 추좆 3개 잉전사 1기만이 남아 있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며 갖가지 생각이 든다.
있는 병력으로 한번 밀어보고 깔끔하게 나갈까.
아니다.
그래도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면 안된다.
연결체에 시증을 미친듯이 걸며 탐사정을 뽑는다.
로보틱스를 올리고 간신히 거신 한기를 뽑았을 무렵.
거신 3기가 비탈길을 타고 올라온다.
파인애플쥬스 : ㅈㅈ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담배로 손이 간다.
리플레이를 보기로 한다.
전진 관문의 위치를 보질 못했기 때문에 보고싶어진다.
보는 순간.
욕이 튀어나온다.
아...ㅅㅂ
12시와 2시 사이 수풀로 시야가 가려진 안쪽에 지어져 있었다.
상심에 빠져든다.
그래 집에 갈때 가더라도 한번은 이겨보고 가야지.
한판만 이기면 집에 가기로 다짐을 한다.
한판만 이기면..
한판만..
또 플토다.
아 ㅅㅂ 플토게시판을 보면 죄다 종족변경하고 그만두겠다는 글 천지인데.
이 많은 플토들은 어디에 땅굴망이라도 파놓고 나한테만 랠리포인트를 찍어놓고 오는것만 같다.
맵은 사쿠라스 고원.
너무 하기가 싫다.
솔직히 싫다는 감정보다는 두렵다는 감정이 맞을것 같다.
빨리 끝내고 싶다.
내 위치는 5시.
상대는 11시 아니면 7시다.
6번째 나온 탐사정을 11시와 7시 언덕 사이의 수풀 안쪽으로 보낸다.
파일런을 소환한다.
이판사판이다.
인구수를 10에 멈춰놓고 2관문을 소환한다.
탐사정은 11시로 정찰을 간다.
없다.
7시다.
7시로 올라간다.
????
1관문 1포지가 올라가고 있다.
순간 울화가 치민다.
아 쉬바 똑같이 수풀 안에 몰래 하는데 왜 나만 걸리는거냐고!!!!!!!
담배를 급하게 문다.
시증을 돌려 광전사 두기가 동시에 7시로 향한다.
이미 광전사 한기가 관문과 포지로 좁혀놓은 입구를 막고 서있다.
뒤에는 광자포가 완성되어 있다.
일단 이겨야 한다.
무슨짓을 해서든 이겨야 한다.
광전사 2기와 새로 소환한 1기를 본진으로 회군시킨다.
회군 도중 이상한 느낌이 든다.
본진 탐사정 한기를 본진 여기저기 둘러본다.
아니나 다를까.
한쪽 구석에 광자포 한기가 완성되어 있다.
분노게이지가 100을 넘어섰다.
이제 막 도착한 광전사 2기와 탐사정으로 부시려 달라붙으려는 찰나 옆에 광자포 한기가 더 만들어 진다.
짜증이 난다.
울고싶어진다.
마우스가 움직이질 않는다.
문득 스타2의 명언이 떠오른다.
"날빌로 흥한자 날빌로 망하리."
근데 쉬바 짜증이 난다.
난 날빌로 흥한적이 없는데 왜 망하기만 하는가 ㅠ0ㅠ
도저히 마우스로 손이 가질 않는다.
처벅처벅 집으로 걸어간다.
다시 하늘을 올려본다.
별들이 보인다.
어림잡아 9만개정도 되어보인다.
반짝반짝 빛나는게 서로 부딫혀 화음을 내는것 처럼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서로 부딫혀 한쪽은 아래로 추락하고 있었다.
옆에 저스팔트를 닮은 달님이 웃고있다.
위에는 테타늄을 닮은 햇님이 웃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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