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팩 2에 이어 3에서도 털리는 탈다림을 보면서 저는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허의 유산에서 보여줬던 탈다림의 화력과 알라라크의 교활한 성격을 생각하면 맘먹고 인류의 수호자와 연관된 자들을 제거할 목적이었다면 생포된 데이비스 장군이 드러나자마자 궤도 폭격으로 행성째로 쓸어버렸을 텐데, 그렇지 않고 지나라와 부하들을 보내고 본인은 직접 나서지 않았죠.
저는 이걸 단순 지나라라는 캐릭터가 노바팩에서는 탈다림이 악역으로 등장할 때 주인공에게 털리는 샌드백 역할이라는 게임적 허용이라는 점에서 그치지 않고 좀더 확장시켜 생각해봤습니다.
"약한 약한전사들을 도태시키는 탈다림의 문화"와 "군주와 첫 번째 승천자의 관계"까지 포함해서 생각해보면 알라라크는 인류의 수호자가 탈다림을 건드렸으니 탈다림의 성격과 놔두면 자신이 만만해 보일테니 제거는 해야겠고, 이참에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지나라를 제거 혹은 딴생각을 가지지 못하도록 기를 죽일겸 탈다림 내부의 권력 서열 재확인을 목적으로 지나라와 휘하 탈다림을 보낸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추측은 임무팩 2 첫번째 임무에서 보여준 탈다림의 행적을 생각해 봐야합니다.
만약 알라라크가 맘먹고 인류의 수호자를 제거할 생각이었으면 임무팩 2에서 궤도폭격으로 야생 저그들을 제거하면서 인류의 수호자도 쓸어버리라고 직접 지휘했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지나라에게 인류의 수호자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렸죠.
알라라크 입장에서는 자신들을 건드린 인류의 수호자를 지나라가 제거하면 좋지만, 만약 지나라가 죽거나 패배하면 지나라는 탈다림 내에서 알라라크보다 군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될 테니, 지나라가 나중에 라크쉬르로 군주의 자리에 도전할 때 그거대로 알라라크에게 나쁘지 않게 되죠.
지나라 입장에서는 알라라크와 다르게 첫 번째 승천자라는 위치상,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밑에서 치고 올라 올테니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강인함과 잔혹함을 보여줄겸 자신의 전사들을 내세워 싸우는 전략으로 밀어붙이다가 임무팩2에서 노바에게 신나게 털리게 되죠.
그리고 임무팩 3 두번째 미션에서 지나라는 이것은 "알라라크님이 자신에게 내린 시험"이라고 언급할 걸 보면, 지나라 또한 알라라크의 의도를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노바 임무팩에서 벌어지는 인류의 수호자와 탈다림의 대립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탈다림 내에 지지 기반을 확보하려는 첫 번째 승천자 지나라"와 "군주의 자리를 지키려고 계략을 꾸미는 알라라크"의 권력 다툼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지나라가 임무팩 3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아 있다면 아마 다음 DLC로 탈다림 관련 에피소드가 나올때 울레자즈 말고, 연이은 실패로 지나라가 첫 번째 승천자의 자리를 위협당하는 내용으로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