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레이너 : 자날 캠페인 중 뉴 폴섬 공격 미션이 끝나고 나온 엔딩에서의 대사에서 이런게 있었죠.
" 자넨 그 미래를 볼 거야. 우리같은 사람들은 못보겠지만. "
그리고 아리엘 핸슨 쪽 임무에서 핸슨 편을 들어 셀렌디스 함대를 격퇴하고 나온 엔딩의 대사에선ㅡ
" 하, 나에게 미래란 건 없어. 이제 끝을 봐야지. "
이제 아몬과 싸워야 할 최후의 대전쟁이 남은 시점에서, 비록 이땐 아직 혼종과 연관되지 않았을 시절이지만 케리건의 저그 군단과 사실상 동맹 전선을 구축한 상황인 지금 이 레이너의 대사는 가볍게 흘릴만한 것은 아닐듯합니다.
무엇보다 레이너 성격상, 만약 누군가가 죽거나 희생해야 한다면 차라리 자기가 했으면 했지 케리건이 죽거나 희생하는 모습은 절대 못볼 사람이라서.
물론 케리건과 제라툴에 비하면 가장 '평범한' 주인공인만큼 모든 일이 끝나고 난 후의 일상으로 돌아가도 가장 무난하게 살 수 있는 인물이긴 합니다만, 종족 전쟁 후 4년동안도 그렇게 술에 절어 폐인처럼 살았는데 케리건이 확실히 죽어버린 후엔 과연 그 슬픔을 버텨낼 수 있을런지...
2. 케리건 : 케리건은 군심 캠페인을 통틀어 꽤나 많은 사망 플래그를 날렸죠. 자신을 대신할 수 있기 충분할 정도로 자가라를 비롯한 무리어미들을 강화시킨다거나, 기타 여러 주변 캐릭터들과의 대화에서도 여러 사망 플래그를
날렸죠. "내가 죽으면..." 이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모든 일이 끝나면 그 책임을 지겠다" 라거나 등등.
게다가 블리자드는 특유의 여캐 험하게 굴리기 특성이 있어서, 워크에서만 해도 실바나스, 제이나, 티란데 같은 사례들이 많이 보이죠. 그나마 덜한 티란데도 소설에선 말퓨리온을 구하기 위해 엄청 험하게 구르고... 실바나스나 제이나야 말이 필요없습니다. 근데 케리건은, 실바나스와 제이나와 티란데를 합친 것보다도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 쪽에 있는 여캐죠.
그리고 케리건은 레이너와 제라툴에 비교해서 모든 일이 끝난 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가 가장 어려운, 아니 불가능에 가까운 캐릭터입니다. 이미 모든 저그를 지배하는 원시칼날여왕으로서,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은 이미 사라져버렸죠. 뭐 공허의 유산에서 기적적인 일이 발생해서 진짜 완전하게 인간으로 돌아간다던가(머리카락까지 완전히) 할 지도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은 편이니까요. 아니면 죽지 않더라도, 더 이상 저그가 인류나 프로토스에 해가 되지 않도록 아예 코프룰루 구역에서 더 먼 다른 우주로 영원히 떠나버린다던가 등등. 케리건의 앞에 놓인 미래는 유독 어둡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케리건을 안타깝게 여겨서, 어떻게든 구원받길 원하지만.
3. 제라툴 : 제라툴옹 역시 나름 세워놓은 사망 플래그가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앞의 둘-레이너와 케리건이 커플이란 점에 반해 제라툴옹은 솔로지요. 해피엔딩 스토리를 위해서라면 커플보다 솔로를 죽이는 것이 인지상정(?)
그리고 스2에서 제라툴이 하는 대사를 보면, "죄값을 치룰때까지 나는 멈추지 않겠다" 라거나 "책임이 무겁다" 라는 등 클릭 대사들도 하나같이 어둡습니다. 심지어는 반복 클릭 후 대사들도 짜증내고 화를 내는 개그적 대사가
아닌, 계속해서 자신을 자학하고 자책하는 안타까운 대사들만 읊어대죠.
그리고 제라툴옹이 유일한 솔로인것도 그렇고, 레이너와 케리건은 둘다 30대 정도의 아직 창창한 나이지만 제라툴옹은 인간 나이 기준으로도 환갑이 넘은 노전사입니다. 게다가 레이너와 케리건에게 있어, 서로에 대한 사랑이나 믿음이 거의 희망을 잃은 둘에게 있어 살아남아야 할 이유로 확실히 남아있는 반면 제라툴옹에겐 딱히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욕같은게 없습니다. 혼종과 아몬만 막을 수 있다면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던질 확률이 가장 높은 캐릭터죠. 뭣보다도 프로토스 영웅들은 유달히 자신을 희생해 거대한 적이나 위기를 막은 사례가 가장 많고요.
그리고 하필 자기 전용 함선이 '공허의 구도자'라고 떡하니 작명까지 멋들어지게 되어있단 것도 영 불길하죠.
스타 세계관에서, 레이너의 히페리온을 제외하고 이름있는 함선 중 그 결말이 멀쩡한 함선은 지금까지 없죠. 스1때 유명한 함선이었던 테사다르의 간트리서도 여러분이 알다시피 화려하게 자폭하여 사라졌고, 듀크의 노라드2나 듀갈의 DSS알렉산더 역시 그 결말이 좋지 않았죠. 그런 점도 감안하자면, 제라툴옹의 사망 가능성도 절대 낮은 편이 아닙니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제 추측이고, 공허의 유산에서 스토리가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결판이 나겠죠. 여러분들의 평가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