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있으니 귀찮으면 맨 마지막만 보세요)
루카스 아츠의 지지기반은 스타워즈입니다. 그럼 루카스 아츠의 '수입'기반도 스타워즈일까요? 이건 아닙니다. 스타워즈 코스몰리지에 기초한 EU(Expanded Universe 확장 세계)에 있습니다. 수많은 외전 소설, 각종 게임, 에니메이션, 완구 그리고 스타워즈를 차용한 광고수입이 루카스의 진정한 수입기반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스타워즈와 스타워즈 코스몰리지에 매료된 두터운 팬층에 있습니다.
하나의 세계관이 가지는 힘은 여기에 있습니다. 본편이 아니라 다른 요소에도 충분히 관심을 기울일 여지를 제공하고, 나아가 그것을 확장및 충족시켜 세계관 그 자체의 팬을 늘릴때 작품은 거대한 프렌차이즈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작품 자체만 보면 그리 우수하다고 보기 어려운 작품도 이런 라인을 그대로 따라가 탄탄한 프렌차이즈가 된 예는 얼마든지 있죠. 건담 시리즈랄지, 나노하 시리즈랄지. 게다가 블리자드는 이미 이런 라인을 따라가 수입을 올린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워크래프트 코스몰리지를 활용해 게임, 소설, 코믹, wow로 이어지는 수입구조를 만들어낸 것이죠.
이런 워크래프트 프렌차이즈는 성공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성공인 이유는 작품 하나에 갇혀있던 잠재력을 직접 수입으로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고, 실패인 이유는 워크래프트 자체가 속편이 나오기 어려운 협소한 세계라는 것에 있습니다. 어째건 워크래프트는 블리자드에게 매우 흥미로운 영감을 주었을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도 이런 라인을 따라가 EU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에 다소의 문제가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잠재력도 워크래프트처럼 무척 협소하단 것입니다. 이걸 극복하려면 스타크래프트 자체의 잠재력을 늘릴 수 밖에 없죠.
블랙스톤의 가장 큰 의의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바로 팬들이 만들어낸 동인지인 Frontline을 스타크래프트의 메인 우주에 합류시키는 것! 그럼으로서 스타크래프트 세계의 크기를 불리는 것이죠. 말하자면 블랙스톤 프로젝트의 임무는 블랙스톤이란 틀 안에 지금까지 나온 모든 가능성을 집약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블랙스톤을 면면히 보자면... 자치령의 어두운 부분을 그대로 보이는 분위기는 스타1의 어둡고 희망없는 분위기에서 계승받았고(자날과 군심보다 더 블랙스톤이 스타1 분위기에 가깝다는건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독자가 어떠한 힘이나 세력의 대리인이 아니라 특정한 개개인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은 자날과 군심에게서 계승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토대로 제이크 램지를 필두로한 '외전'의 본편 개입 그리고 공홈 단편 소설과 블랙스톤(과 블랙스톤에 편입된 팬 설정의 공식화)과의 연계까지 되었습니다... 블랙스톤이 빠르게 끝나더라도 2년 동안 준비한 결과물은 톡톡히 뽑힐 것입니다.
당연합니다. 우린 외계인보다 잔인한 인간과 인간보다 인간다운 외계인 무아둔, 그리고 잔인하고 기묘한 운명에 예속된 한 유령을 보았죠. 또한 아무런 죄도 없음에도 특별한 힘을 타고난 숙명에 시달리는 여린 소년의 끝없는 방랑을 보았습니다. 우린 이 이야기가 더 이어지길 원하며, 블리자드는 이것을 포착한 겁니다.
그리고 이것은 프론트라인에서 이어진 공홈의 단편소설들(예: 어둠 속에서)과 플레이어가 특별한 힘이나 세력의 대리인인 방식을 벗어나 개인들의 군상극에 가깝게 된 스타크래프트2 본편에 의해 뒷받힘 됩니다(예: 자날에서 헤이븐의 운명과 연관된 블랙스톤의 문서).
스타크래프트2는 1편처럼 더이상 종족과 우주를 다루는 서사시가 되지 못했습니다. 스토리텔링 방식이 달라졌으니 이젠 무리죠. 하지만 그 대신 매우 강력한 장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스토리의 스케일이 줄어서 '여분의' 설정이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지금까지 뿌려진 소설등의 '외전'과 결합되면 스타크래프트 본편을 넘어서 크게 확장될 우주(EU)를 가지게 되는 것이며, 그 [결합의 핵심]이 블랙스톤인 것입니다.
가장 위에, 수입의 기반이 되는 것은 세계관이며, 그것을 가능케 할 것은 세계관에 매료된 팬층이라고 썼었죠. 지금 스타크래프트의 팬층은 조각조각 따로 놀고 있습니다. 게임과 각종 외전만으로 이것을 조화롭게 하나의 팬덤으로 다지기는 어렵습니다. 이들을 조화시키고 특히나 충성심 강한 팬을 확보할('만족시킬'이 아닌 이유는, 이미 충성심 강한 팬덤은 스스로 충족시킬 생산활동을 알아서 하기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프론트라인. 이거 팬들이 자체제작한 겁니다. 아니면 프론트라인 설정을 공식인정하느니 폐기하느니 할 말이 나올 이유가 없죠) 구심점으로 블랙스톤을 시작했단게 제... 음... 그러니까 저기... '가설'입니다. 말이 참 길어졌는데... 그러니까 '그런 것 같다'구요(어딨어 쥐구멍?).
결론:
1. 블랙스톤 프로젝트는 스타크래프트 프렌차이즈를 위한 '핵심' 작업이다.
2. 스타1처럼 종족의 대변자라는 큰 스케일을 버리고 스타2가 군상극 형식을 취한것은 프렌차이즈화의 '사전' 작업이다.
3. 블리자드는 군상극이 된 스타2 스토리와 각종 외전 소설 및 충성심 강한 팬들의 동인 생산물을 하나로 이을 '구심점'이 필요했다.
4. 그 구심점이 블랙스톤 프로젝트이며 이것은 이미 성공적이라고 보인다. 당장 XP의 많은 게시물이 그에 할애된 것을 봐도 충분하다. 2년 작업이랄지, 군심 홍보용이 아니란 공식 발언도 그것을 뒷받힘한다.
5. 그러니까 블랙스톤은 떡밥 회수 및 떡밥 재투척 만으로도 임무를 성공적으로 한 셈이다. 공홈의 단편소설란의 답글이나 XP의 게시글만 봐도 확인 할 수 있잖아? 조각나 있던 팬들이 서서히 단일한 팬덤이 되어가고 있다고. 아마도...
사족: 결론이 하도 허무하고 민망해서 괜히 썼다고 후회중이지만 글쓴게 아까워서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