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스'란 종족도 결국은 우리 인간들이 만들어낸 창조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간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프로토스라는 종족의 사고는 블리자드 크리에이티브 답변에서도 보았듯이 인간과 완전히 다릅니다. 뭐 현실 파악 어쩌구도 결국은 인간이 바라보는 현실과 프로토스가 바라보는 현실은 같은 현상을 놓고 봐서도 다르다는 거죠. 그게 좋지 않은 쪽으로 발현된게 법관 계급이고 아라 부족, 그를 대표하는 나하안이라고 볼 수 있겠죠
문제는, 블리자드가 프로토스와 인간과의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해 놓고는 그 구체적인 예가 무엇인지 제대로 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부분은 뭐 제가 소설이나 코믹북을 안 읽어봤는데서 오는 한계니까 있으면 댓글로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기껏해봐야 전체주의에 가까운 사회관이죠. 그래서 종족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높고 봉사와 희생, 의무를 중요히 여깁니다. 인간보다 훨씬 더 말입니다. 여기서 프로토스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갈리게 되는 겁니다. 혹자는 답답하게 보일 수 있고, 혹자는 매력을 느낄 수도 있죠. 전 후자입니다.
프로토스가 왜 이렇게 전체주의적 성향을 띄게됐는지 물어보신다면 그 대답은 간단합니다. 바로 '칼라', 쉽게 말해 상호간 소통 시스템이 마치 우리의 인터넷처럼 네트워크를 이루어 전 종족간에 퍼져있기 때문입니다. 칼라 안에서는 자신 또는 타프로토스의 느낌, 생각, 경험 등을 읽거나 읽을 수 있습니다. 어느정도는 숨길 수 있지만, 추측컨데 칼라 안에서 프로토스들은 상당부분의 사생활을 서로 공유합니다. 보통 이렇게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을 파악하고 공유하면서 의견을 도출해내는 것이라면 사회가 불안정해질 수 없을 겁니다. 칼라를 끊어버리지 않는 이상에야. 이런 사회라면, 지금 우리 인간과 같은 자유스러운 행동과 생각은(양날의 검이죠) 상대적으로 퇴보되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젤나가가 기술력을 비약적으로 증가시켜줬으니 더 이상 말이 필요할까요. 프로토스는 기술력과 종족 사회의 안정을 모두 잡은 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토스의 사고방식은 '칼라'의 발견 이후 그렇게 자리잡혀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프로토스들의 사고 체계는 현재를 살고있는 우리 인간들에게도 하나의 이상적인 사회상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겁니다. 각자의 사생활과 생각이 상당부분 공개되고 그 때문에 분쟁을 일으키지 않기위해 스스로 조정되거나 조정시키는 사회. 그를 통해 분쟁이 없고 급격히 발전한 기술력 덕분에 외부의 위협을 느낄 수 없어 평화로운 사회. 이런 사회를 보면서 우리는 완벽한 사회라고도 생각할 수 있을겁니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을 그저 현실인식 못하는 부적절한 사고방식이라 볼 수 있느냐, 절대 아닙니다. 비록 사고방식이 인간과 완전히 다르지만, 그들의 행동이 인간과 다르고 더 나아가 생존의 법칙에 어긋나는 등신같은 행동이냐, 아니라는 겁니다. 당장의 예를 들어봐도 테사다르, 아르타니스, 등 걸출한 프로토스 위인들은 무슨 프로토스 사고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그렇게 된 게 아니죠. 오히려, 프로토스적 사고에 충실했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프로토스는 앞서 언급했듯 전체주의적 성향이 강한 종족이고, 때문에 개인의 생존보다는 종족의 생존이 더욱 우선시됩니다. 테사다르는 저그의 위협에 맞서 종족을 살리기 위해 암흑기사들과 손잡은 겁니다. 물론, 테사다르도 처음 암흑기사들과 만났을때는 굉장히 안좋은 태도로 첫 만남을 가졌죠. 그러나 그들 또한 동족이고, 무엇보다 저그의 위협을 잠재울 강력한 존재들이었기때문에, 즉 종족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했기에 이들과 손잡고 저그와 싸워나갔던 겁니다. 이에 반해, 법관 계급들은 그동안의 평화에 안주한 나머지, 혹은 자신들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종족의 생존을 위해 싸우는 데 암흑기사가 낄 필요가 없다 느낀 것이고, 그래서 분쟁이 일어난 겁니다. 결국 테사다르가 옳았다는게 입증되자, 법관계급을 대표하는 알다리스도 그를 인정했구요.(닼템사가에서는 법관계급 몰살로 되있던데, 크리스티 골든이 왜 이렇게 만들어 놨는지 아쉽습니다. 블쟈는 캠페인과 소설 사이에 무엇이 진짜다라고 확언한 적이 없는것 같구요.) 이로 미루어 보아, 프로토스가 인간의 사고방식과 완전히 다르다고는 하지만, 생존에 대한 인식은 인간과 전혀 다를게 없어보이긴 합니다. 뭐, 중요한 차이점인 개인으로부터의 출발이냐 단체로부터의 출발이냐는 있지만 말입니다.
말이 길어지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프로토스의 사고방식은 근본부터 인간과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제 글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의사 소통과 사회의 구성 구조 차이부터 종족의 발전과정이 인간과 그 성격이 현저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비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프로토스들에겐 합리적이라고 보일 수 있습니다. 게임 내의 종족 스토리이긴 하지만, 우리의 잣대에서 프로토스 종족 전체를 이상하다고 무턱대고 까는건 좀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과거 법관계급과 현재 아라 부족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현실인식이 부족한건 맞지만, 그게 프로토스의 사고방식 때문에 일어난 것만은 아니란 겁니다. 테사다나 아르타니스는 그럼 뭐가됩니까? 그 프로토스들은 인간입니까? 아니죠, 프로토스들 또한 인간과는 다른 현실인식이 있는 겁니다. 그 점을 알아주고 프로토스라는 종족을 바라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거라 생각합니다
ps) 암흑기사들은 칼라와 단절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인간과 비슷한 사고체계를 가진 것 같지만, 그래도 개인보다 동족을 중시하는 성향이 인간보다 더 강한 것 같스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