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켜 봅시다. 제일 먼저 기지가 보일겁니다. 어느 종족이든 다요. 하지만 프로토스는 화면상의 기지 말고 또 하나의 기지가 더 있습니다. 실제로 건물을 건설하고, 전사들에게 무기와 장비를 챙겨주고, 부상을 입은 전사들을 치유하거나 바이오닉스 수술을 행하는 재활용 시설이 있는 '진짜 기지'요.
편의상 화면상의 기지를 '전선기지'. 실제적인 생산 및 정비기지를 '본진'이라 칭하겠습니다.
이제 전선기지와 본진의 가능성을 보겠습니다.
첫번째로 단 하나의 중앙 본진이 모든 전선기지에 물자를 보충한다는 것.
가장 이상적인 방식입니다. 교과서에도 나오지만 생산, 수송, 소비의 동선은 짧을 수록 좋은데 프로토스는 웜홀의 원리를 응용한 관문이 있어서 모든 생산이 집약되면 수송과 소비의 라인도 한큐에 뚫리는 셈입니다.
이건 두가지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먼저 이런 방식은 수송도 본진에서 모조리 떠안는게 이득입니다. 대량생산과 대량수송 자체가 코스트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것인데 대량생산만 하고 수송은 개개의 전선기지에서 하는건 효율이 맞지 않으며, 개개의 전선기지가 각자의 판단으로 본진의 자원을 끌어다쓰면 그만큼 본진의 생산성은 떨어집니다. 생산도 엄연한 군사전략인데 지휘체계가 잡히지 않고 개개의 전선기지 맘대로 하면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갑니다.
게다가 이것은 세계관 설정에도 안맞습니다. 스1에서 여러분은 프로토스 레니게이드 군단을 지휘합니다(말이 심하다고요? 여러분은 프로토스 황금기를 연 카스의 율법을 정면으로 거역합니다. 여러분이 배교자가 아니면 누굽니까?). 당연히 프로토스 본진은 타락한 여러분에게 어떤 지원도 안해줄 겁니다. 그럼에도 게임에선 정상적으로 게임진행이 가능합니다.
종합해보면 이 모든 것이 가르키는 것은, 프로토스가 단일한 본진을 가진게 아니란 것입니다. 부족이 되든, 원정함대가 되든, 최소단위의 군단이 가용할 생산설비를 지니고 있다는 뜻입니다.그러한 힘의 원천이 없다면 여러분이 프로토스 레니게이드 군단으로 전락한 순간, 여러분은 끝을 맞이했을 테니까요. 그렇지만 여러분은 프로토스 레니게이드 군단을 지휘하면서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못했습니다(적어도 군사운용측면에선). 심지어 아이어가 황폐화되는 와중에도 상당한 숫자의 전사들을 충분히 무장시켰으며 바이오닉스 병사로 재활용했습니다.
그렇다면 두번째 가정을 들겠습니다. 개개의 전선기지는 제각각 '실제 생산시설'을 갖췄다는 것입니다.
전 이쪽에 손을 들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도약비용을 언급하지만, 일원화된 생산 인프라를 모든 프로토스가 공유한다면 당연히 도약 인프라도 일원화 하는게 정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에도 밝혔듯, 프로토스 레니게이드(ㅈㅅ... 하지만 달리 딱 어울리는 표현이 없는지라... 그래도 한국어대신 영어를 썼으니 너무 과격한 표현은 아니...죠...?) 군단도 표준적인 프로토스 FM에 따라 생산->수송->소비->재활용(?)의 단계를 거칩니다.
물론 프로토스도 한다면 하는 종족이니 테란처럼 전선기지에서 직접 건축을 할수도 있고, 저그처럼 아예 무기까지 조달할 수도 있겠습니다(대표적으로 기갑충의 갑충이나 우주모함의 요격기. 저그가 갈퀴나 맹동충을 전선에서 생산하는 것처럼, 프로토스 기갑충도 막대한 파괴력의 갑충을 전선에서 생산하고, 우주모함의 요격기도 우주모함에서 직섭 생산하죠). 그렇지만 프로토스가 야전에서 직접 생산을 하는 것은 심지어 아이어가 털리는 상황에서도 그리 맞지 않다고 보여지는데, 테란 군단이 다수의 비전투요원을 거느린 것처럼 프로토스 기사단도 다수의 칼라이 계급의 전문가(대표적으로 '맥박'에서 공돌이 이아루)를 기용하기 때문입니다. 프로토스처럼 군대의 주전력을 기계화와 원거리 화력에 크게 의존하는 군대가 야전 직접 생산을 한다는 것은 효율을 크게 떨어뜨리는 짓입니다. 그러니 유명 아니메인 마크로스 시리즈가 그러하듯 군대에 물자보충을 하는 군수공장 함대가 있다는게 보다 타당해 보입니다.
이것은 프로토스 건물 중 연결체의 기능이 '자원의 수송'이란 점에서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만약 프로토스가 단 하나의 본진에서 물자 생산 및 수송을 하는데, 전선기지에서 보내온 자원의 양에 따라 차등분배를 한다면 이건 ㅂㅅ짓(--;)입니다. 전선기지에 뭔 장사꾼 역할까지 바랍니까? 구한말에서 동학농민군이 우금치에 집결한 이유가 거기가 생산성이 많아서인가요? 거기가 한국의 정중앙에 가까워서 거길 제압하면 주요 기동로를 모조리 확보할 수 있어서 그런거지...(반대로 말해, 고종과 명성황후 dog새끼가 내부민란에 왕서방새퀴와 쪽발이새퀴들만 끌어들이지 않았어도 동학은 한국 서부에까지 진출할 수 있었겠고, 암중으로 세력을 넓히던 한국의 로마 카톨릭도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을 테니 이후의 한국 역사의 분수령이 되었을 겁니다. 아오 이 고종놈. 아오 이 민비년... ...ㅈㅅ... 얘기가 딴대로 샜네요...)
요컨데 프로토스 군단은, 심지어 규모면에서 부족군단보다 뒤떨어지는 원정함대라 할지라도 자체적인 생산설비를 지닌 이동식 본진이 따로 존재한다고 보는게 합당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연결체의 주 기능중 하나인 자원의 수송이 어째서 그런 기능을 갖춰야 하는지 설명이 되며(전선에서 파낸 자원으로 전선기지에 필요한 물자를 즉시 생산해 전선기지에 보충하는 것이죠), , 테사다르와 제라툴 및 레이너를 포함한 프로토스 레니게이드(...) 군단이 프로토스 대의회에 불신임을 받았음에도 어떻게 물자를 보충하고 전사를 재활용했는지 알 수 있거든요(그렇지 않다면 프로토스 본진에서 '어라? 아까부터 이교도새퀴(암흑기사)들이 마구 나오네?' 라며 곤혹했겠죠).
저는 프로토스가 이동식 자원생산기지를 갖춰서 전선기지(의 연결체)에서 보내온 자원으로 건물을 생산하고 전사를 무장시키는 것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려주시고 함께 토론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