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혼종의 묘사가 부실했다는 거라고 봅니다.
자유의 날개가 혼종의 존재를 알게 되는 과정이고, 공허의 유산과의 혼종과의 싸움을 그려내는 거라면 군단의 심장은 혼종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 그리고 얼마나 그 수가 많은지에 대해서도 묘사해야 했어요. 그런데 군단의 심장에서 혼종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혼종이 등장한 것은 스카이거 임무를 제외하면 없는데다가, 혼종과 나루드는 중간보스의 역할에 있어서 스토리상 비중도 적었습니다. 군단의 심장만 놓고 보면 혼종이 왜 위험한지 전혀 짐작할 수가 없어요. 강력하다고 하나 충분히 제거할 수 있으니까요. 자유의 날개에서 혼종을 죽이지 못해 쫓겨다니거나, 혼종의 공세에 프로토스가 멸망하게 된다는 묘사에 비하면 혼종의 강력함을 충분히 부각시키지 못했습니다.
군심에서 사랑이야기, 복수이야기하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스2의 가장 큰 스토리의 핵심인 '아몬과 혼종 군단에 대항하는 3종족의 사투'의 비중을 잡아먹었다는 거죠. 만일 나루드와 혼종이 최종보스로 나왔거나, 아니면 자치령에서 꾸준히 혼종을 내보내는 묘사라도 있었다면 혼종의 위험성과 존재감을 플레이어들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을테고, 군심 스토리에 대한 평가도 더 괜찮아졌을 거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