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토스도 저그의 대공세 막기가 빡신데...

테란이 여지껏 정규군집단이 저그의 공세 5번 방어 성공했다고 좋아한건 어쩌면 저그의 목적이 '전쟁'이 아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때의 병력은 군단의 심장 마지막 전투나 자유의 날개 마지막 전투의 물량에 비하면 '무력도발' 수준이고(테란의 분쟁 수준을 빌려서 표현하자면), 저그가 작정하고 전쟁하려고 테란에 공세 걸면 테란이 저그 상대로 얼마나 무시무시하고 시원하게 털려나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그가 테란과 '전쟁'하려고 '진심으로 덤빈' 사례가 몇개 없는걸로 아는데...

 

*그러고보면 아무리 유물빨이었다고는 하지만 그 차행성에 단 한 종족의 병력 주력부대의 절반만 몰려가서 다 갈아 엎은 레이너의 전술/전략적 역량은 얼마나 강력하고 또 유물없이 그 초월체 저그의 차행성을 말아 먹고 심지어 거기 정신체들이 공을 들여 만든 핵노답 변종들을 뚫고 약물로 초월체를 조종하는데 성공한 UED 원정 함대 대령의 전술/전략적 능력은 얼마나 대단한거지...

사실 저그가 테란 주력에게 제대로 된 공격을 가한 건 1대 초월체의 타소니스 공습, 2차 대전쟁의 코랄 공격 두 번 뿐이었고 두 번 다 시원하게 털렸지요.

레이너나 UED 대령이 대단하긴 했지만, 둘 다 젤나가 유물과 사이오닉 분열기라는 저그 상대로 최고의 효율을 발휘하는 사기템을 확보한 게 컸고 상대하는 저그도 그 무기들에 휘둘릴 만큼 전력이 약화된 상태이기도 했죠. 특히 사이오닉 분열기의 경우 본래 초월체 때는 먹히지 않다가 새로 탄생한 병아리에게야 비로소 효과가 들어갔으니..

저그 종족 특성상 수뇌부만 어찌 쓰러뜨리면 나머지가 무력화되고, 레이너나 UED나 그점을 잘 노렸지요

ㄴ근데 그렇게 봐도 레이너나 UED 원정 대령이나 대단해 보이는게 레이너쪽은 어마무시한 저그 땅굴 물량 공세 혹은 제공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차행성에서 유물을 빡시게 방어한거고 UED쪽은 울트라도 테란 입장에서도 노답인데 더 핵노답인 토라스크가 몰려오고 제공권 상실은 덤에 파괴불가능한 방어시설로 요새화가 된 곳인데...

자유의 날개 당시의 저그의 목적은 테란의 멸종이 아닌 유물의 수색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테란의 중요거점에 한점 돌파를 한 게 아니라 광범위하게 원정대를 보낸 겁니다. 근데 테란 입장에서는 그게 코스믹 호러급 대규모 침략이죠. 자치령이 저그의 공격을 막아낸 5차례도 소규모가 아닌 수억 단위의 군단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자유의 날개 당시에 자치령이 막아낸 5차례 공격은 결코 폄하될 공적이 아닙니다. 그 때 자치령은 저그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서 중심 행성을 위주로 방어진을 쳤고, 당연히 케리건도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곳에는 대규모 저그 군단을 파견했겠죠. 저그의 목적이 어디까지나 '유물 수색'이지만 테란이 그걸 방해한다면 당연히 치워내야 하니까요. 그리고 케리건 성격을 생각하면 유물 찾는 김에 겸사겸사 자치령도 때려부수려 했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워필드의 자치령이 잘 막아냈지만요.
워낙 주연들의 전적이 화려해서 그렇지, 자유의 날개 당시에 저그의 공격이 단순한 무력도발급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대단하긴 대단하죠. 그 둘이 떨어진다는 건 아니고, 어느 모로 봐도 승리가 힘든 상황에서 결국 그걸 뒤집어 준 건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던 저그 전력과 때맞춰 준비된 사기템이었다는 거죠. 그런 것들을 적절히 이용한 게 저그 상대로는 최고의 전략이 되겠지여

물론 그 사기템들이 누구 덕분에 저그의 적성세력에게 들어갔느냐 그건 또 다른 문제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