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략은 김연우님(a.k.a. elcarim)의 3병영 더블 빌드(http://www.playxp.com/sc2/strategy/view.php?article_id=2290231)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빌드입니다. 3병영 체제는 2병영보다 해병에 더 많은 힘을 실어 저그가 배를 째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만약 일벌레를 지나치게 많이 찍은 경우 아예 배를 갈라 버리는 것이 목적이죠. 그러면서 테란은 일꾼을 쉬지 않고 뽑아서 더블을 가져가는 것이고요. 이 빌드는 더욱 이 목적에 충실합니다.
9.5보급고 - 12병영 - 13.5병영 - 15 궤도사령부까지는 동일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원래의 빌드에서 인구수 16에 보급고를 짓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병영을 하나 더 추가합니다.
그러고 궤도 사령부가 완성되자마자 지게로봇 대신 보급고에 추가 보급고를 떨어뜨립니다.
추가 보급고 사용을 들키지 않도록 첫 보급고를 본진 안쪽에 짓는 것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원래 김연우님의 빌드는 인구수 22에 세번째 병영을 올립니다만, 이 빌드에선 인구수 22에 보급고를 새로 짓습니다. 이후 궤도 사령부의 에너지는 지게로봇에 사용합니다. 즉 첫 번째 지게로봇 대신 추가 보급고를 사용함으로써 세번째 병영 타이밍을 앞으로 당기는 것입니다.
초반 자원 수급량이 기존 빌드보다 부족하지만, 3개의 병영과 1개의 궤도사령부에서 일꾼과 해병을 쉬지 않고 뽑을 수 있습니다. 자원이 정확히 딱딱 맞습니다.
요컨대 세 번째 병영의 건설 타이밍이 22병영에서 16병영으로 당겨진 것입니다. 이는 곧 동일 타이밍에 해병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만약 저그가 선앞마당을 가져갔다면 받는 압박이 엄청납니다. 2병영 더블은 물론이고 김연우님이 원래 만드셨던 3병영 더블보다도 훨씬 해병에 힘을 많이 싣는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 지게로봇을 쓰지 않으므로 앞마당 타이밍은 최소 광물 170 캐는 시간만큼은 늦춰지겠죠. 실제론 해병 빨리 찍으니 좀 더 늦겠고.. 그러나 해병이 충원되는 속도와 타이밍이 워낙에 빠르기 때문에, 테란이 컨트롤에서 심각한 실수를 하지 않는 이상에야 앞마당 먹은 저그에게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400이 모이면 본진에서 사령부를 올리면서 두 개의 개스를 동시에 가져갑니다. 돈이 되는대로 바로 공학소를 짓고, 다시 사령부를 하나 더 짓습니다. 이들 사령부는 완성되자마자 하나는 앞마당에, 하나는 취향에 따라 꿀멀티에 대놓고 먹든지 하세요. 그리고 두 사령부 모두 행성 요새로 바꿔 버립니다. (섬 멀티가 있는 맵이면 더 좋습니다. 행요 대신 궤도 사령부를 가져갈 수 있으니까요.)
요컨대 이런 겁니다. 해병 압박이 워낙 빠른 타이밍에 거세게 들어오므로 이걸 바퀴로 막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이고, 어떻게든 일꾼 대신 저글링 많이 찍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해병을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고 칩시다. (테란이 욕심만 너무 부리지 않으면 막힌다 해도 해병을 살려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저글링 발업 될 타이밍 쯤에는 점막 위에서 벗어나도록 합시다.)
그러면 초반에 충분한 일꾼 숫자를 확보하지 못한 저그가 가진 것은 저글링 뿐이고, 이 때 택할 수 있는 건 크게 두가집니다. 하나는 추후 러시가 오면 그냥 지지를 칠 생각하고 일벌레만 죽어라고 찍든가, 아니면 더블링 올인으로 밀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두 개의 사령부를 동시에 가져가면서 행성요새로 바꾸어 버리면 저그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초반에 워낙 휘둘려서 자원이 없기 때문에 쥐어 짜내서 더블링을 한다고 하더라도 두 개의 행성요새를 파괴할 수는 없습니다. 솔직히 상당히 높은 테크의 유닛이 나오기 전엔 저그 병력으로 무슨 짓을 해도 격파하기 힘든 것이 행성요새죠.
하나를 파괴했다면 아예 모든 자원을 맹독충에 올인한 상황일 것인데, 그렇다 해도 테란은 멀티가 하나 더 있기 때문에 저그가 유리한 상황이 아닙니다. 맹독충 엄청 비싼 유닛입니다. 불리한 상황에서 맹독충으로 들이받아 행요 하나 깬다고 유리해지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일벌레를 왕창 찍어봐야 테란은 본진자원에 멀티가 두 개인 상황이 됩니다. 어찌어찌 일벌레 째는 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자원에서 크게 앞서간다는 보장이 없죠. 게다가 테란은 최소 3개의 병영에서 병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저그 역시 동시 2멀티를 가져간다던가 하는 선택은 하기 어렵습니다. 당장 언제 테란의 병력이 들이닥칠지 모르는데요. 들키면 바로 파괴당하니까요.
그러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 빌드는 무적의 빌드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테란도 테크가 늦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저그가 이런 점을 잘 노리면 변수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혹은 초반 해병 컨트롤 실수가 나온다거나요. 아예 초반 해병 푸시에 사활을 건 빌드인만큼 이게 허무하게 막히거나 하면 아예 미래가 없습니다. 앞마당에 충분한 피해를 줬다 해도 발업 저글링에 모인 해병을 한번 싸먹히게 되면 이후 맹독충 올인에 입구 뚫리고 지지치는 상황이 발생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그 어떤 상황이라도 방심하지 말고 정찰 꼼꼼히 하십시오.
추가 : 리플레이 하나 올립니다.
이 경기에서 저그가 3병영인거 대군주로 확인하고 선발업 후 앞마당 빌드를 하고 싸먹으려고 대기하다가 발업이 된 저글링으로 입구로 나오는 해병을 덮쳤습니다
그리고 3초 후...
운영해서 이긴 걸 보여드리고 싶은 데 대부분 초반에 못 막고 끝나버려서... =_=
일단 이 빌드가 얼마나 강력한 초반 압박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인하실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