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 대충 8천만 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EA 사상 최대의 프로젝트인 스타워즈 구공화국 온라인입니다. 올해 4~6월 정도로 얘기가 나와 있긴 한데 늦춰질 것도 같고요. 바이오웨어에서 만들죠. 8천만 달러면 대충 900억원입니다. 테라의 2배를 넘죠. 미국은 인건비가 한국보다 비싼 면이 있어서 곧이 곧대로는 비교할 수 없지만, 여튼 그렇습니다. 근데 그 게임 동영상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그래픽이 테라 보다 좋은 것도 아니고, 대단한 액션 게임 플레이를 자랑하는 것도 아닙니다. 새로운 요소들이 좀 들어간 와우식 게임플레이라고 할 만한 게임입니다.
근데 그 900억의 상당부분이 어디 들어가느냐 하면 성우와 작가한테 들어갑니다. 퀘스트 받을 때나 진행할 때의 과정을 전부 컷신으로 만들어서 더빙한다더군요. 바이오웨어에서 이 프로젝트에 고용된 작가가 20명이라고 합니다. 8개의 클래스 하나하나마다 독자적인 스토리가 있어서, 클래스 전담 작가까지 있다고 하네요. 더빙은 영화나 TV 통틀어서 단일 프로젝트로는 사상 최대라고 합니다.
왜 화려한 그래픽에 돈 안 쓰고 저기다 쓰느냐... 바이오웨어 싱글플레이어 RPG들의 성공적 전례로 보아, MMORPG에서도 그게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게임방이 없어서 개인용 컴퓨터의 평균 사양을 고려해야 한다는 면도 물론 있습니다. 공연히 화려한 그래픽 만들어 봤자 그거 돌릴 만한 컴퓨터 있는 사람 밖에 못 사죠. 크라이시스 같은 건 그렇게 팔아도 되지만 900억 들인 게임은 그렇게 못합니다.)
그럼 미국 사람들은 뭐가 그렇게 달라서 저런 걸 만들고, 한국 게임 회사들은 테라 같은 걸 만드느냐? 저는 하나도 다를 거 없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스토리 좋아하는 건 세상 어느 나라 사람이나 다 똑같습니다. 단지 한국에서는 스토리를 중시하는 게임이 나와 본 적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게임 회사 입장에서는 그 분야에 투자하는 것을 아무래도 주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게임을 접해 본 적이 없으니 유저들도 그쪽으로 기대하지를 않고요. 이건 국산 패키지 게임 시장이 망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봅니다. 스토리 좋은 외국 게임도 언어 장벽 아니면 저질 번역 때문에 한국 유저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