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모르게...」
「정말로 왠지 모르게...조금은 알 것 같기도...해요」
「당신의 닉네임이 뭐였는지...」
오우카의 표정이 살짝 부드러워진 것처럼 보였다.
그대로 조용히 눈을 감고, 그래고 뭔가를 결의한 것처럼 다시 눈을 뜬다.
「한 번뿐이에요」
「에...?」
「저에게는 그 정도가 한계. 그 이상은 이제...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 뒤는 전부 당신의 닉네임에 달려 있어요...」
의연한 목소리였다.
강한 마음이 있었다.
「단 한번, 기회를...」
바람이 거세진다.
쏴아 하는 소리와 함께 지면의 마른 잔디들이 크게 흔들린다.
검은 머리카락을 바람에 나부끼며 오우카는 말을 계속 이었다.
「이걸로 이제 이별이니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맑은 목소리가 부드러운 바람에 실린다.
마음을 담은 목소리가 부드럽게 대기에 녹아든다.
「웃어...주세요」
웃었다.
무엇보다도 상냥하고. 누구보다도 온화하게.
오우카는 웃었다.
그 목소리가 떨렸다.
마치 뭔가를 참는 것처럼.
마치 울고 있는 것처럼.
그래서 나는...
웃어주었다.
적당새가 죽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