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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야언링
작성일 2013-09-01 01:03:30 KST 조회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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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 테란분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모두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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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처음 스타를 접한건 초등학생이던 시절 친구를 따라 피시방을 가서였습니다.
학원을 마치고 집에가는 길에 새로생긴 오락실(?)에 가면 컴퓨터로 하는 
우주전쟁게임을 해볼 수 있다고 친구가 꼬셔서 처음 스타크래프트를 했었습니다.
뭐가 먼지 하나도 모르는 상황에서 피시방 사장님의 추천으로 프로토스를 했었고,
질럿이 존나 쎄고 카와이했기 때문에 저는 프로토스를 주종으로 해서 스타를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는 스타에 빠져들어서 아침일찍 학교가기전 모닝 피시방을 다니다가 결국
어머니께 '학교 숙제를 하려면 컴퓨터가 필요하다'고 훼이크를 쳐서 컴퓨터를 장만했습니다.
집에 컴퓨터가 생긴 저는 밤 늦게까지 스타를 하도 많이 해서 아버지께 뒤지게 맞고 
빤스바람으로 쫒겨난 적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제가 개념없는 중딩이었을때 워크래프트3가 출시됬습니다.
RPG와 RTS를 혼합한 워크래프트3는 저에게 정말 혁명이었고 단숨에 워크에 빠져들어
휴먼을 주종으로 즐기다가 고3때 잠시 워크를 접게 됩니다.
대학에 들어간 뒤 워크를 하러 돌아오니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 우상인 故박승현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저는 언데드로 주종을 바꾸었습니다.
막장 벨런스에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gg도 치고 웃으면서 플레이 하는
워3 즐겜유저였습니다.

그러던 중 언제나오나 생각만 하던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었고 저는 '워크때는 좆망 종족을
한다고 맘고생 좀 했으니, 스타2에서는 나도 사기종족한번 해보자!'는 마인드로 테란을 골라서
스타2를 시작했습니다.
스타2를 하니 화려한 그래픽과 빠른 게임 진행이 마음에 들었지만 솔직히 게임이 재미가 있어서
했던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이기에 믿고 플레이를 했는데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듯한 기분으로 항상 조마조마하게 플레이를 해야하고, 실수 한방에 모든게 끝장이 나며, 
쓰래기 같은 맵핵유저들한테 후장 밑둥까지 털리다 보니, 워크할때 데나가 블마나 워든에게 
썰려나가는것보다 더 고통스러웠고 스트레스도 너무 많이 받아서 내가 무엇때문에 이 게임을
플레이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전 지금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대학원생인데, 저희 랩에 저빼고 다 롤을 합니다.
전 근데 롤은 재미가 없어서 도저히 못하겠더군요. 그렇다고 스타2를 하자니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받고, 이기면 스트레스를 안 받으니 실력을 키우려고도 해봤지만 평일에는 
게임하는 것이 도저히 시간이 없어서 엄두를 못내는데 주말에만 플레이를 하니 실력이 
전혀 늘지를 않았습니다. 
군심이 출시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초기에는 10사기 기갑병때문에
테테전이 무서워서 서치를 누르지도 못할 정도가 되더군요.
또 최근에 마우스를 너무 많이 잡다보니 손목터널증후군이 심해져서 마우스를 제대로 잡지도
못하게됬습니다. 손목이 아프니 해병산개가 너무 고통스럽고, 손이 안아파도 잘못하던 
컨트롤이 답이 없을 정도로 쓰레기가 됬습니다. 그래서 메카닉을 하면 좀 괜찮을까하고 메카닉도
파봤는데 손장애인이 쓸 빌드는 세상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게임이 출시됬을때부터 만년 다이아였는데, 이번 시즌에 플레로 강등당하고 다시 다이아로 
가려고 노력을 해봤지만 아무리 해도 이기질 못하겠고 레더에서 다이아는 붙여주지도 않습니다. 
아마 제 실력은 정확히 플레수준인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스타크래프트2를 떠나려고 합니다.
69000원+50000원 호갱이지만 그정도 가치는 즐겼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크래프트2를 재밌게 즐기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이런 글을 남기는게 옳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블리자드 게임만 하며 살았던 한 유저가 남기는 신세한탄 정도로
봐주시고 저의 나약함을 너무 비난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스타2를 떠나면서 함께 즐기던 플엑도 떠날 것 같습니다. 가끔 들어와서 다들 잘 지내시는지
눈팅하러는 올 것같습니다만, 스타2를 다시 플레이하게 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공허의 유산이 출시된다면 켐페인 정도는 피시방에서 즐겨볼생각이 있습니다.
다들 잘 지내시고 저처럼 플레이하면서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지 않으시길 빕니다.


XP의 테란분들, 항상 최고로 행복하시길...

-야언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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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언링 (2013-09-01 01:03:4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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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스타2 노잼, 예스 스트레스
아이콘 사신짱짱맨 (2013-09-01 01:18:3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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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으... 나이때문에 떠나시는구나
안녕히가세요
아이콘 중재자 (2013-09-01 02:10: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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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아이콘 해병대장 (2013-09-01 05:24:41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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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닉으로 마스터를 저는 갔는데욤 +_+; 손이 아프시다니 게임하시긴 무리겠네요
아무쪼록 건강 하세요
절정에오른후지산 (2013-09-01 07:02:5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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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음... 누구신지는 잘 모르겠지만 글 잘읽었어요 ㅂㅂ ㅠㅠ
아이콘 현설로봇 (2013-09-01 07:11:1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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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이 막타치네요
아이콘 TwilighT_ (2013-09-01 09:56:1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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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수고하셨습니다!>.다음에 꼭 뵈요
힛더치킨 (2013-09-02 10:49:2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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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에 집착을 버리시고
한 두 단계 낮은 곳에서 게임해도 괜칞아 라는 마인드가 생기면 전혀 부담없이 즐길수 있습니다...

나도 실버리그까지 떨어지고 여지게이머 만나서 친구하고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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