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게라스는 모든 것을 부수려할까?

빛과 공허의 순환 그 자체를 부수는 것이 목적일까?

티탄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이유는 뭘까?

뭣때문에 그리 불같이 화내는 걸까?

 

어쩌면 살게라스의 눈에는 티탄들이 지어내는 세상과 필멸의 생명들이 너무 덧없고 하찮고 헛됨을 알아챘는지도 모른다. 빛과 공허라는 거대한 순환 속에서 수많은 별들도 행성들도 탄생하고 없어지고를 반복하는데, 그 안에서 살아가는 하찮은 생명들의 삶에 무슨 가치가 있으며, 티탄들의 그러한 행동이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가에 회의감을 품었는지도 모른다. 빛과 공허의 사이에서 순식간에 사라지고 마는 세상과 생명들을 지켜내기 위해 뒤틀린 황천의 혼돈과 맞서는 것 자체도 아무런 보람이 없음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게 살게라스는 티탄과 그들의 작고 보잘 것 없는 창조물들에 경멸감과 분노를 품지 않았을까? 내가 무엇을 위해 저 헛되고 헛된 미물들을 지켜야하는가? 내가 힘껏 저들을 지켜낸다한들 얼마 안 있어 저렇게 공허의 손짓 한번에 사라져버릴 먼지일 뿐일텐데... 

이해할 수 없는 빛과 공허의 거대함에 살게라스는 모든 사명감을 상실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구심과 허무감과 끝없는 황천의 혼돈을 보며 살게라스는 결국 미쳐버렸고, 그렇게 우주 전체의 순환을 깨기위해 불타는 성전을 일으켰을지도

에이 이 주옥 같은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