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스타크래프트 처음(1) 접했을 때는 저그였는데, 그때도 저그 너무 힘들었어요 ㅜㅜ
아무래도 저그는 부화장(해처리)가 업그레이드하면서 단계적으로 테크가 올라가는 독특한 시스템이다보니
체제전환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필요하고 고테크 유닛에 대한 연구도 그만큼 더 오래걸리는 것 같습니다.
반면 테란이 저테크 유닛이 강하다보니까 뼈대가 금방 세워지고..
실제로 그 당시(스타1)에도 저그는 목동저그라는, 부유하게 시작해서 울트라리스크를 활용하는게 대중화되는게 한참 걸렸고, 디파일러의 능숙한 활용은 한참 더 걸렸죠. 테란은 기본적으로 바이오닉 혹은 메카닉 구성의 뼈대가 아주 일찍 잡히고 현재까지도 그 뼈대에 살을 붙이며 개량이 되고 있을뿐이죠. 프로토스의 경우도 저테크 유닛 + 템플러 조합 위주였다가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아비터 같은 고급 마법 유닛이 대중적으로 활용됬어요. 중간에 커세어 + 리버에서 캐리어로 넘어가는게 유행하기도 했고.. 테란보다 일관성이 떨어졌고 연구의 시간이 길었죠. 그렇게 타 종족의 고테크 유닛이 충분히 활동되지 못하는동안 테란은 저테크 유닛들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쌓아나갔었고요.
그러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저그와 프로토스의 입지가 많이 올라왔거든요. 막판에 테테전조차도 압도적인 승률을 보이던, 그냥 너무 잘한 이영호를 제외한 택뱅리쌍은 2토스 1저그였죠. 거기에 + 허영무까지..
축구가 탄생하고 현대축구로 접어드는데는 미헬스나 크루이프가 나타나기 전까지 100여년 이상 걸렸고, 이후 길게 잡아도 40년정도가 흘렀는데 아직도 새로운 개념이 계속 탄생하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나 만들어두면 유저들이 빠르게 모든 요소를 발견하고 활용하는게 불가능하다는거죠. 활용할 수 있는데 발견하지 못하는 요소와 시스템은 유저가 인긴인 이상 어쩔 수 없는거일거에요.
그런 면에서 스타크래프트2의 밸런스 디자인이 정말 병신이라고 생각하는게, 스타크래프트1에서 배운게 없나 싶을 정도입니다. 테란은 또 다시 저테크 유닛이 좋아요. 근데 보기에 저테크 유닛이 좋은 종족이 초반 몇년을 잘나가는건 어쩔 수 없고, 정상적인 상황이라는거죠. 그니까 DK가 보기에 저그나 프로토스, 특히 저그가 좋으면 바로 밸런스에 문제가 있다는걸 느낄 수 있지만, 테란이 좋으면 이게 진짜 문제가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테란이 사기인건지 저그와 프로토스가 아직 테란의 연구 수준을 못따라온건지 판단이 안서는거죠. 그니까 프로토스 유저들 중에서는 아직 고수가 없는 것 같다는 인터뷰도 하고 -_-;;
애초에 어떤 종족이 초반에 좋거나 후반에 좋게 설계한 순간, 이런 위험성을 내포한 것과 다름이 없다고 봅니다. 솔직히 지뢰 너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저도, 얼만큼 너프해야될지에 대한 의문은 있어요. DK도 같은 고민을 할거라고 봅니다. 너프한걸 나중에 다시 버프하고 계속 이럴 수는 없는 노릇일테니까요. 그러니까 지나치게 신중해지고, 패치는 늦거나 소극적일 수 밖에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