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갤러리카페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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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04-15 09:56:17 KST | 조회 | 6,502 |
제목 |
[설정] 엑스페리온 트리마트란 제국 개요 (by.sla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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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페리온 대륙의 북서부에서, 트라이덴트강으로 대륙 나머지와, 회색산맥으로 그 너머의 세계와 갈라진 채 자신만의 역사를 써내려 온 트리마트란 제국은 여러 측면에서 이 세상의 다른 나라들과 구분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기술과 마법기술을 융합하여 빚어낸, 마법보다도 마법같은 기계장치들, 엄연히 제국임에도 불구하고 의회기구에 분산된 권력과 지배체계 및 느슨하게 묶인 연합체 같은 국가구조, 귀족이 아님에도 귀족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권력과 부 명예를 가진 평민 등 트리마트란의 이질성은 이들이 같은 대륙에 속한 국가인지 믿기 어려울 만큼이나 특이하고도 이질적입니다. 이러한 현대 트리마트란의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있었던, 트리마트란를 크게 바꾸었던 하나의 사건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약 XXX 년 전, 당시 트리마트란의 황제이던 보르단 요제프 플란타노프 "헤세넨 2세"에게는 왕비와의 사이에서 적장자가 없었습니다. 그런 황제에게 채스틴 라스테라는 마법사가 접근하여 황제 내외의 적자 생산을 약속하였고,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에드민스테르 카를 플란타노프 황태자가 탄생했습니다. 라스테가 무슨 수로 이들을 설득하는데 성공하였는지, 어떠한 방법을 사용하였는지, 이것이 순수한 마법적 방식인지, 의학적 기술이나 드루이즘 등을 비롯한 자연마법의 일종인지, 대가가 따르는 사술이나 흑마법인지 혹은 이들의 조합인지, 그가 그저 허풍선이 사기꾼인지, 모든것이 그저 우연인지는 알려저있지 않습니다. 확실한건, 그 이후 라스테는 황제의 무제한적인 신임을 받는 존재가 되었다는것 입니다. 황태자의 탄생이 얼마 지나지 않아, 헤세넨 2세는 불명의 병환을 얻어 몸 상태가 급속도로 쇠약해졌고, 아직 채 한 살도 되지 않은 에드민스테르 황태자에게 통치를 일임하였고, 자연스레 라스테는 섭정이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라스테는 실질적으로 황권을 손에 넣어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인사 등의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뇌물을 받는 등 제국의 상층부에 마수를 뻗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황태자에 대해 무시무시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그가 사실은 헤세넨 2세의 아들이 아닌 라스테의 아들이라는 소문 입니다. 그의 등장과 황태자의 생산이 너무나도 미심쩍으며 그 방식 또한 황제 부부와 라스테 본인을 제외하면 아무도 알지 못하기 때문 입니다. 심지어, 그동안 황태자가 없던 것이 사실 라스테의 사악한 마법 때문이며, 황제에게 접근하고 황태자를 생산케 한 것 또한 거대한 음모라는 충격적인 수준으로 나아가기에 이르렀습니다.
한편, 황태자를 꼭두각시처럼 조종하는 채스틴 라스테의 횡포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참다 못한 귀족들은 황제의 동생이자 데베르게스 대공국의 로칼로스 루도 데베르게스 대공을 중심으로 결국 황제에게 찾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데베르게스 대공을 필두로 한 귀족들이 황제를 알현하기 직전, 황제는 갑작스레 승하하게 됩니다. 이에 귀족들은 에드민스테르 황태자를 차기 황제로 추대하되, 비공식 섭정인 라스테를 물러나게 하고 귀족들이 의회를 구성하여 황제를 보좌할 것을 라스테에게 선언합니다. 이를 들은 라스테는 반역이라 소리치며, 그자리에서 마법을 사용해 데베르게스 대공을 비롯한 다수의 귀족들을 살해합니다. 이윽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상당수의 귀족들이 역으로 라스테를 황권을 차지하려 하는 반역자로 규정하며 데베르게스 대공의 아들 프란츠 카틴 데베르게스를 중심으로 반기를 들었습니다.
결국 트리마트란 전체가 에드민스테르 카를 플란타노프 "카오르닐" 황제를 지지하는 황제파와 프란츠 카틴 데베르게스 대공을 지지하는 혁명파로 나뉘어 16년에 걸친 내전을 벌이게 됩니다.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데베르게스 공국에서는 질 좋은 자수정이 대량 산출되며 이것이 데베르게스 공국의 상징이자 주요 수익원이었기에 데베르게스 공작가의 문양에는 자수정이 있었습니다. 팔란타노프 왕가는 자수정과 별다른 연이 없지만 라스테가 개인적으로 자수정을 몹시 좋아했으며 그가 마법을 사용하는데 주로 사용한 매개체중 하나가 자수정이었기에 카오르닐 황제의 문양에도 자수정이 들어있었습니다. (여기에서 라스테가 황제에게 끼친 영향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가능합니다). 이렇듯 두 세력 모두 상징에 자수정이 들어있었기에 이 전쟁은 자수정의 전쟁이란 이름으로 불리게 됩니다. 이 거대한 전쟁은 마지막 황제파와 카오르닐 황제가 최후까지 저항하던당시 수도 코스폰트의 소르빈 성의 문이 열리며 막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나 라스테는 순순히 자신의 야심을 꺾을 생각이 없었고, 혁명파가 열린 성문으로 들어오고 카오르닐 황제가 나서자 성채 자체를 휩쓰는 거대한 마법 폭발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 폭발로 앞장서 입성하던 다수의 혁명파 수뇌부, 남아있던 황제파의 상당수는 물론 카오르닐 황제마저 목숨을 잃었고 데베르게스 공작 또한 부상을 입게 됩니다. 이후 데베르게스 공작은 "킬렌츠 폴터부르크" (아홉 땅을 아우르다) 를 따 프란츠 카틴 킬렌츠 "폴터부르크 1세"로 즉위하였으며 킬렌츠 황가의 시초가 됩니다.
그렇게 자수정의 전쟁은 트리마트란의 "중세" 와 "현대"를 구분짓는 거대한 역사적 분기가 되었으며 제국의 모든것은 달라지게 됩니다.
우선, 마법의 개인적, 직접적 이용에 강력한 규제가 내려지게 됩니다. 마법을 깊이 익힌 개인이 나쁜 마음을 먹으면 생길 수 있는 끔찍한 사건을 겪은 직후이니 당연했지요. 하지만 마법은 문화와 생활, 사회체계 전반에 근본적으로 자리잡은,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부분 이므로 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였기에 이 부분은 현실성이 부족하였고 다소 빠르게 제한이 완화되며 파괴적인 남용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트리마트란의 마법체계에서 형이상학적, 추상적인 부분은 대폭 들어어내어지고 그 자리를 체계적, 기술적, 실용적인 부분이 자리잡게 됩니다. 이것이 트리마트란 특유의 실용주의적인 문화와 결합하여 "마스테른" 의 부흥을 가져옵니다. 고도화된 마법적, 비마법적 (트리마트란 내에서는 이러한 수많은 세부적인 학문과 기술을 통틀어 과학 이라 부릅니다. 이 표현은 이후 해당 및 유사 분야를 뜻하는 광의의 표현으로 학자들을 거쳐 엑스페리온 전역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현으로 자리잡습니다) 연구와 개발을 공학적으로 응용하는 이러한 기술은 마법적 비마법적(즉 과학적) 분야를 고루 통달하여야 하기에 이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이들은 "아티피서" 라 불리며 학자이자 기술자로서 대접받습니다.
자수정의 전쟁 당시, 수많은 병력과 전투마법사가 급하게 필요했던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마법사는 육성에 오랜 기간이 걸리는 고급 인력이었고, 전투경험이 적은 마법사들을 전장에 내모는것은 현명한 용병술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때문에 마법을 담은 무장과 장치를 생산하여 일반 병력에게 들려주는 전술이 널리 퍼지게 되었으며 이 전술은 이후에도 자리잡아 트리마트란의 군대는 전투마법사를 직접 보유하는것 보다 아티피서와 이들의 발명품을 양산해 장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자수정의 전쟁의 특이한 사항 중 하나느 포로가 된 귀족의 처우였습니다. 트리마트란의 먼 과거까지 역사책을 살펴보더라도, 귀족간, 국가간 전쟁 도중 포로가 된 귀족들은 귀족다운 대접을 받다 적절한 보상금, 배상금, 몸값을 지불하거나 혹은 포로교환을 통해 되돌아 가는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자수정의 전쟁은 황위를 두고 벌어진 전례없이 거대하고 극단적인 형태의 전쟁이었으며, 전쟁이 끝난 후 패배측 가담자들은 파멸이 확정적이었기에 귀족들조차 포로가 되지 못하고 전사하거나 포로가 된 후 처형되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 결과 트리마트란 귀족의 숫자는 전쟁을 전후하여 대폭 감소하였고, 그들은 전쟁 전에는 제국의 다양한 위치에서 학식과 교양을 갖춘 이들이 요구되는 자리, 즉 다양한 행정과 실무 분야에 자리잡고 있었기에 많은 공석이 생겨났으며,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능력이 있으나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없던 특별한 평민들이 대거 기용됩니다. 이렇게 평민이되 고등교육을 받거나 뛰어난 능력을 갖추어 고급 인력으로 인정받게된 "센더리" 계급이 출현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로부터 "능력만 있다면 출신도, 종족도 중요치 않다" 는 트리마트란의 사회기조가 형성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남은 귀족들의 지위가 추락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떠한 분야에서건, 능력이 있다면 대접받을 수 있다는 기조는 귀족들에게 또한 마찬가지였고 이들의 대다수는 긴 세월동안 대를 걸쳐 쌓아온 부와 지식, 인맥과 권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자수정의 전쟁 이후 살아남은 귀족들은 승리한 세력이었으니까요) 그들이 능력주의의 예외는 아니었으나 어찌되었건 평민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는것은 사실이었으므로 귀족의 대다수는 더욱 확고히 힘을 갖춘 존재들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트리마트란에서 공식적으로 귀족 직함을 갖춘 이들은 대게 사회적 영향력, 정치적 영향력, 학식, 부, 인맥을 고루 갖춘, 정말로 격이 다른 높은 존재들입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트리마트란은 다른 국가들처럼 엄격한 신분주의 사회도 아니며, 인종차별이 만연하지도 않고, 능력만 있다면 누구나 성공 할 수 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 수많은 트리마트란의 평민들과 외부인들에게 이러한 기회는 그림의 굿베리 입니다. 사회는 기술적으로 깊이 분화되었으며, 이미 능력있는 이들이 오를 수 있는 자리는 포화상태에 가깝기에,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자리에 오르고,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 요구되는 능력의 수준은 가진것 없는 이들이 도달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멉니다. 오히려 권력있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이들만이 가문의 힘으로 우수한 교육을 받아 그러한 능력을 갖추기 쉬우며 반대로 그렇지 못한 이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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