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Nio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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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9-04-22 08:22:57 KST | 조회 | 3,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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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스: 리치왕의 등극 - 소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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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즈캐스트 에피소드 9
이번 블리즈캐스트 특별 에피소드에서는 4월 21일부터 여러분 곁을 찾아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소설, “아서스: 리치 왕의 등극(Arthas: Rise of the Lich King)”을 소개합니다. 크리에이티브 개발팀의 선임 부사장인 크리스 멧젠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첫 부분을 낭독합니다.
소설 “아서스: 리치 왕의 등극(Arthas: Rise of the Lich King)” 미리보기
크리스 멧젠 (크리에이티브 개발팀 선임 부사장)
보르낙: 안녕하세요. 블리즈캐스트 특별 에피소드 청취자 여러분, 환영합니다. 저는 보르낙이고, 오늘은 곧 출판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소설인 “아서스: 리치 왕의 등극(Arthas: Rise of the Lich King)”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자세한 안내를 위해, 오늘은 크리에이티브 개발팀의 선임 부사장인 크리스 멧젠 씨가 책을 소개하고 첫머리를 읽어 주실 겁니다.
크리스 멧젠: 여러분, 안녕하세요!
보르낙: 책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크리스 씨.
크리스 멧젠: 네, 이 소설은 한동안 구상 단계에 있었습니다. 아서스의 흥망은 저희에게 대단히 친밀한 이야기입니다. 크리스티 골든(Christie Golden)이 참여해 이야기의 많은 부분을 구상하자 저희는 정말 신났습니다. 책의 많은 부분은 워크래프트 III와 확장팩 프로즌 쓰론에서 벌어진, 저희가 이미 경험한 사건들을 다룹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에서 훨씬 흥미로운 부분은 아서스의 태생에 대해서 크리스티가 구상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아서스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그다지 많이 다루지 않았거든요. 그가 어떻게 자랐고, 어떻게 성기사가 되었고, 정말로 누구였는지, 이런 이야기들 말입니다. 아서스는 우서, 무라딘, 제이나 프라우드무어 같은 캐릭터와 주로 어떤 관계를 맺었을까요? 크리스티는 이런 부분을 완전히 파헤치고 끄집어냈습니다. 여러분이 어서 이 소설을 읽고,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보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보르낙: 그렇군요. 크리스티 골든이 쓴 “아서스: 리치 왕의 등극(Arthas: Rise of the Lich King)”은 4월 21일부터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자, 이제 멧젠 씨의 목소리로 소설을 감상하기로 하지요.
크리스 멧젠: 네.
프롤로그: 꿈
낭독: 크리스 멧젠
바람이 아픈 아이처럼 비명을 질렀다. 뾰족엄니 떼는 온기를 찾아 서로 몸을 붙였고, 두껍고 텁수룩한 가죽이 그들을 폭풍에서 겨우 보호해 주었다. 둥글게 모인 무리 중앙에서는 새끼들이 떨면서 울어 댔다. 머리 위에 얹힌 거대한 뿔이 눈 덮인 땅에 드리우고, 휘몰아치는 눈송이를 피해 눈꺼풀이 감겼다. 가만히 서서 추위를 견디어내는 동안, 스스로 내뿜는 숨결에 주둥이가 얼어붙었다.
... 늑대와 곰은 각각 자기 굴 속에서 폭풍이 물러가기를 기다렸다. 하나는 동료에게서 위안을 얻으며, 다른 하나는 고독하게 인고하며. 굶주림이 아무리 심한들, 살을 에는 바람이 흐느낌을 멈추고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눈보라가 잦아들 때까지 그들은 보금자리를 떠나지 않을 터였다.
대양에서 울부짖던 바람이 카마구아 마을을 덮치며, 거대한 해양 생물의 뼈로 엮은 건물에 덮인 가죽을 찢어발겼다. 셀 수 없이 오랜 해를 여기 살았던 투스카르는 폭풍이 지나가면 그물이나 덫을 수리하거나 교체해야 함을 알고 있었다. 투스카르의 거처는 튼튼했지만 그래도 이 폭풍이 닥치면 언제나 해를 입었다. 그들은 땅속 깊숙이 파인 커다란 공동 주택에 모여, 폭풍에 맞서 입구 휘장을 꼭 잡아매고 연기 나는 등잔에 불을 밝히고 있었다.
장로 아투이크는 침묵을 굳게 지켰다. 지난 7년간, 그는 이런 폭풍을 수도 없이 겪었다. 노란빛을 띤 긴 엄니와 갈색 피부를 뒤덮은 주름은 아투이크가 얼마나 오랜 세월을 살아왔는지 보여 주었다. 그러나 이 폭풍은 다른 폭풍과 달랐다.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었다. 아투이크는 젊은이들을 흘끗 보았다. 그들은 추위에 떠는 게 아니었다. 아니다. 그들은 공포 때문에 떨고 있었다.
“그가 꿈을 꾸고 있어요.” 누군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수염을 곤두세우며 중얼거렸다.
“조용.” 아투이크가 던진 말은 의도했던 것보다 거칠게 울렸다. 말을 꺼낸 아이는 깜짝 놀라 입을 다물었고, 다시 한번 눈과 바람의 가슴 시린 흐느낌만이 남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의미로 가득 찬, 나직하게 울리는 소음이 연기가 피어오르듯 들려 왔다. 수많은 목소리가 담긴 영창이었다. 북소리와 딸랑이 소리, 뼈와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그 뜻 없는 외침 아래 격렬한 흐름을 더했다. 가장 거센 바람은 기둥과 가죽으로 이루어진 원 옆으로 타운카 마을을 비껴 갔다. 오두막과, 이 땅의 장해물을 무시하고 넓은 안쪽 공간 위에 둥그렇게 아치를 이룬 지붕은 무사했다.
장중한 고대 의식을 치르는 소리 너머로 바람의 울부짖음이 여전히 들렸다. 춤을 추던 주술사 카미쿠가 한 발을 헛디디자 발굽이 어색하게 땅을 울렸다. 그는 균형을 되찾고 계속했다. 집중. 집중해야만 했다. 그것이 정령을 구속하고 억지로 복종을 받아내는 방식이었다. 그의 동족이 거칠고 가차없는 땅에서 살아남은 방식이었다.
춤이 계속되는 동안 땀이 그의 모피를 적시고 어둡게 물들였다. 큰 갈색 눈은 집중하느라 감겨 있었고, 발굽은 다시 강력한 리듬을 찾아 헤맸다. 머리를 쳐들자 짧은 뿔이 하늘을 찌르고 꼬리가 실룩거렸다. 다른 이들은 그의 뒤에서 춤췄다. 지붕의 연기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과 눈송이에도 식지 않고 열기를 내뿜는 그들의 몸과 불 덕분에, 오두막은 따뜻하고 안락했다.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모두 알고 있었다. 보통의 다른 것들과 달리 이 눈보라는 타운카도 통제할 수 없었다. 아니, 이것은 “그”가 행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맹렬한 공격에 굴하지 않고 춤추며 웃고 즐길 수 있었다. 그들은 타운카였다. 그들은 견딜 터였다. 바깥세상은 푸르고 허옇게 날뛰고 있었지만, 전당 안의 공기는 따뜻하고 평온했다. 사람이 하나 들어가서 똑바로 설 수 있을 만큼 높은 벽난로 안에는 굵은 통나무가 가득했고, 나무가 타오르며 타닥거리는 소리만이 들렸다. 환상의 생물들을 조각해 화려하게 장식한 벽난로 선반 위에는 거대한 뾰족엄니 뿔이 얹혀 있었다. 벽에 달린 용 머리 조각에는 밝게 타오르는 횃불이 꽂혀 있었다. 수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축제 전당을 강한 빛이 채웠고, 따뜻한 주황색 불빛이 그림자를 구석으로 내몰았다. 차가운 돌바닥 위에는 북극곰, 뾰족엄니, 다른 생물들의 두꺼운 가죽이 덮여 부드럽고 따뜻했다.
조각된 길고 무거운 탁자가 방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서른 명은 족히 앉을 법한 크기였다. 지금은 이 탁자에 세 명만이 앉아 있었다. 인간, 오크, 그리고 소년. 물론 그중 누구도 진짜는 아니었다. 옥좌라고는 할 수 없지만 탁자의 상석, 다른 두 자리보다 약간 높이 매머드가 새겨진 의자에 앉은 남자는 이 사실을 잘 알았다. 그는 꿈을 꾸고 있었다. 아주, 아주 오랫동안 꿈을 꿔 왔다. 전당도, 뾰족엄니의 뿔도, 불도, 탁자도... 오크와 소년도... 그가 꾸는 꿈의 일부일 뿐이었다.
남자의 왼쪽에 있는 오크는 늙었지만 아직 강력했다. 턱선이 굵은 얼굴에 그려진 오싹한 해골 형상이 주황색으로 타오르는 불과 횃불에 깜박거렸다. 그는 강력한 힘을 지배하고 휘두르는 주술사였고, 심지어 지금도, 남자의 상상 속에 존재하는 허상일 뿐인 지금도 무시무시했다. 아이는 그렇지 않았다. 한때 그는 바다 같은 녹색을 띤 커다란 눈과 사랑스러운 생김새, 금발을 자랑하는 잘생긴 소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소년은 아팠다.
소년은 뼈가 피부를 뚫고 튀어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수척하고 마른 상태였다. 한때 총기가 어렸던 눈은 흐릿하고 움푹했으며, 엷은 막이 덮여 있었다. 피부를 뒤덮은 작은 혹이 터지며 녹색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숨쉬기도 힘겨운 듯, 약간 헐떡이는 호흡에 아이의 가슴이 움찔거렸다. 이미 오래전에 약해진, 하지만 고집스럽게 계속 뛰는 심장의 움직임이 눈에 보이는 것만 같다고 남자는 생각했다.
“녀석이 아직 여기 있어.” 오크가 소년이 있는 방향을 가리키며 말했다.
“계속 버티진 못할 게다.” 남자가 말했다.
그 말을 확증하듯 소년이 다시 기침을 시작했다. 소년 앞의 탁자에 피와 점액이 튀었고, 썩어 가는 화려한 옷가지에 덮인 앙상한 팔로 그는 창백한 입술을 훔쳤다. 몸에 무리가 가는데도, 소년은 애써 숨을 들이쉬고 띄엄띄엄 말했다.
“넌 아직... 그를 이기지 못했어. 내가... 증명해 주지.”
“질긴 만큼이나 멍청하군.” 오크가 으르렁댔다. “그 싸움은 이미 오래전에 이겼어.”
둘의 이야기를 듣는 남자의 손이 의자 팔걸이를 꼭 쥐었다. 지난 몇 년간 되풀이되는 꿈이었다. 이젠 재미있기보다는 지겨웠다. “이 싸움도 이제 신물이 나는군. 이제 그만 끝내지.”
오크가 소년에게 심술궂은 눈초리를 던지며 해골 같은 얼굴에 섬뜩한 미소를 떠올렸다. 소년은 다시 기침을 했지만 오크의 시선에 겁먹지는 않았다. 느릿하게, 품위 있는 태도로 소년은 몸을 똑바로 했다. 하얀 두 눈이 오크에게서 남자에게로 향했다.
“그래.” 오크가 말했다. “이건 무의미한 짓이야. 곧 깨어날 시간이 오겠지. 깨어나서, 다시 한번 이 세상으로 나아갈 때가...” 그가 눈을 번득이며 남자에게 몸을 돌렸다. “네가 선택한 길을 걸을 때가.”
그의 얼굴에서 해골이 스스로 떨어져 나오는 것 같더니 마치 다른 존재인 양 허공을 배회했다. 해골의 움직임에 따라 방이 바뀌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용 모양의 평범한 나무 조각이었던 횃대가 울렁거리고 굽이치며 생명을 얻었고, 용이 머리를 흔들자 입에 꽂힌 횃불이 너울거리며 괴기하게 춤추는 그림자를 그렸다. 바깥에서 바람이 울부짖었고 전당 문이 쾅하고 열렸다. 세 형상 주위에는 눈보라가 몰아쳤다. 남자는 두 팔을 벌리고 차가운 바람이 망토처럼 그를 감싸게 했다. 오크가 웃었다. 해골도 그의 얼굴 위를 떠다니며 신이 난 듯 미친 듯이 웃었다.
“네 운명이 내게 있음을, 그리고 “그”를 없애야만 진정한 힘을 깨달을 수 있음을 보여주마.”
연약하고 가냘픈 소년은 차가운 공기가 만든 거센 돌풍에 의자에서 튕겨나갔다. 소년은 떨면서 안간힘을 다해 몸을 일으켰다. 다시 의자로 기어오르려 애쓰는 소년의 숨결이 조그맣게 하얀 입김이 되어 나왔다. 소년은 남자에게 눈길을 던졌다... 희망, 공포, 그리고 기묘한 결의가 담긴 눈길을.
“다 잃은 건 아니야.” 소년이 속삭였다. 오크와 해골의 웃음소리, 바람의 비명이 울려 퍼지는데도, 어떻게 해서인지 남자는 그 말을 들었다.
보르낙: 지금까지 블리즈캐스트 특별 에피소드 들으셨습니다. 낭독 감사합니다, 크리스 씨. 방송 들어 주신 청취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아서스: 리치 왕의 등극(Arthas: Rise of the Lich King)”은 4월 21일부터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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