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하고 몇개월전 킬로그에서 키우기 시작한 언데전사 이자비
칼슨 따라서 킬로그에 부케정도로 키울려다가
전사의 재미에 반해 정착해버린지 벌써 1년도 훨씬 넘었다.
레벨 51부터 알방다니며
만렙전사 못지않은 돌진을 보여줬던 나
54렙쯤이였던가...
미친듯한 닥돌에 같은파 사제님이
나에게
"너무 돌진 멋지게해서 만렙인줄 알았어요."
라고 뜨던 챗창이 눈에 선하다.
만렙이 되기전
지나가던 만렙 야추냥꾼과 성전사박휘를 2:1도 이겼던 적도 있었다.
(뭐...그땐 참회가 보호에 있었고 성기사의 원거리 공격도 없었던 시절)
악령숲에서 앵벌하던 거추에 용추머리다리 입은 레게 냥꾼
레벨 59에 얼가창 하나들고 아무 망설임 없이 닥돌해
무희쓰고 일치 생석 아낌없이 빨아가며 발랐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여명에서 부사냥꾼에게 선빵 맞고 마격 한방차이로 아깝게 지기도 했었다
(그때 충격포 스턴 계급장으로 풀었으면 이겼는데 하필 계급장을 안차고 있어서 ㄱ-)
그렇다. 바로 이때가 나의,내 케릭터의,이자비의 전성기
얼라가 보이면 보이는 데로
빨간 아이디가 보이면 일단 렙이나 템에 상관없이
닥치고 돌진만 쌔려박을때 나의 모습은 도데체 어디로 갔나?
그러나 지금은 단지 평범한 소인배의 모습만 남아있을뿐이다.
믿을껀 단호와 돈홀고리
달려가다가도 레게흑마만 보면 바로 말머리를 돌리고
만렙필드에 나서지 못하고 그저 그늘숲 쪼렙학살만 즐기고
얼라와 만날때 죽음이 무서워 포션 버튼 누르기를 망설이며
오랜 기간동안 확장팩클베에서 솔로잉만 해온탓에
손도 녹슬어 이젠 기본컨에 템 좀 되는 인물들에게도 발리기만하는
그런 내 모습만 남아있다.
1년전의 나의 모습은
그 특유의 거만하게 어깨를 펴는 언데드 남자의 모습이였었다.
아군 그 누구에게도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넓은 등이였다.
지금의 나의 모습은
그저 차가운 바닥에 사지를 뻗고 칼을 늘어뜨린 초라한 언데드 남자일 뿐이다.
죽음이 무서워 적에게 항상 보여주던 왜소한 등일뿐이다.
과거 나를 이끌어 줬던
용기와
근성과
컨트롤은
과연 어디로 갔는가
예전의 두려움 없이 언데드녹색천골마를 타고 질주하던 나는 어디로 갔는가...
-한 천민전사의 회상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