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제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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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9-03 23:16:07 KST | 조회 | 2,402 |
제목 |
날탈. 과연 와우에 꼭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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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군에서는 만랩이 되어도 당분간 날탈을 못타게 한다는 공식발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날탈에 대해서 한때 많은 의견이 오고 갔는데요
저도 생각한 걸 좀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날탈하면 꼭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인 필드쟁과 쪼랩 뒤치기 말인데요,
여기선 다루지 않겠습니다.
일반섭에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_-)
날탈 찬성론자들의 의견을 살짝 조사해 본 결과
날탈이 없으면 불편하다는게 가장 큰 이유이고
리치왕의 분노 후반부 퀘스트의 경우 날탈이 없으면 접근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으며
빠른 지역 이동, 채광채집, 퀘스트 등의 이유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날탈이 폐지되면 그동안 팔아먹은 날탈 탈것은 어떻게 할 것이며 지금까지 수집한 날개달린 탈것들은
다 뭐가 되느냐 같은 의견도 있습니다.
우선 날탈의 매커니즘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말이 날탈이지, 그냥 공중을 빠른 속도로 헤엄치는 것과 진배없는 시스템입니다.
바쉬르와 다른 점은, 공중에는 몹이 (상대적으로 거의)없으며, 공중에서 떨어지지 않고 공격을 포함한 동작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정도겠네요.
이를 통해서 비행불가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을 공중을 통해서 빠르게 이동 가능한 시스템입니다
그동안 지상을 통해서만 다니던 것에 비하면 지형의 제약도 받지 않고 훨씬 빠르게 원하는 곳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이 과연 좋기만 한 것일까요?
우리가 날탈을 가지게 됨으로서 잃게 된 것들에 대해 살펴봅시다.
와우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스템이자 컨텐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파티플레이, 인던, 전장, 레이드와 투기장 등등..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전 점프라고 생각합니다.
점프야말로 와우 처음 시작해 노스샤이어 수도원이나 텔드랏실, 시험의 골짜기, 멀고어 등에서 캐릭이 생겨난 다음
가장 쉽고 가장 빠르게 체험 가능한 와우의 핵심 컨텐츠입니다.
점프 모션도 단조로운 것이 아니라 종족별로 상이하고, 정밀한 컨트롤로 울타리에 오르기부터 시작해서
산타기 벽타기까지 가능한, 와우라는 세상의 지형과 지물을 온몸으로 느끼기 가장 좋은 시스템입니다.
불성시절까지만 해도 파티채널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오그리마 은행위에서 뱅뱅돌며 춤추고 점프질만 하던
딜러들이 많이 있었죠.
하지만 날탈은 점프가 없습니다. 그냥 수직 상승이에요.
점프따위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요? 진짜로?
그럼 다른 걸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살아갈 때, 가장 많이 머무는 곳은 공중이 아니라 지상입니다.
물론 높은 아파트에서 살고 높은 건물위에서 일하시는 분은 안 그럴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력의 영향을 받아서, 땅이나 바닥에 거의 항상 발을 디디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우리의 시점, 즉 우리가 보는 이 세상의 풍경은 바로 우리의 위치에 기반을 둡니다.
땅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에 서서 나무와 산 그리고 건물을 올려다보고, 풀과 꽃과 벌레와 땅에 다니는
짐승들을 바라봅니다.
우리가 와우에서 아제로스라는 가상 세계를 가장 잘 느끼려면, 현실 세계와 같이 지상에 발을 디디고 세상을 둘러 보아야합니다.
잘 닦인 길을 달리며 주변에 있는 울타리와 야생동물들과 쥐와 벌레들을 보고, 길가에 피어있는 꽃과 풀을 보고,
강 위에 나 있는 나무로 된 다리를 건넙니다.
그리고 눈 위를 달리면 뒤에 자신의 발자국이나 자신이 타고 있는 짐승의 발자국이 남아 있는것을 볼 수도 있지요.
물이 있으면 헤엄을 치고 비가 오면 수면에 파문이 일고 바닥에 물이 튀는것을 봅니다.
달리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면 해가 빛나거나 달이 빛나고 있지요.
어디선가 풀벌레 우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주변에 있는 적대적인 야생동물들이나 사람들, 괴물들이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조심스러워 하면서 길을 다닙니다.
밤에는 모닥불이 빛나고 NPC들은 횃불이나 빛나는 등을 들고 다니지요.
땅에는 볼 것이 정말 많고, 들을 것도 많고, 겪을 일도 많습니다.
하지만 공중에서는.. 우리의 평소 시점과도 익숙하지 않고, 모든 것들을 내려다보기만 할 뿐입니다.
공중에서 내려다보는 세상도 물론 멋지고 아름답지만, 가까이에서 볼 때 더욱 아름다운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퀘스트에 대해서 이야기 해 봅시다.
블리자드에서 퀘스트를 만들 때.. 물론 불성때 까지는 그냥 퀘스트를 잔뜩 주고 그걸 그냥 '가는 김에' 잔뜩 해치우고
퀘스트 창을 (완료) 로 가득 채운 다음 마을로 돌아와서 가방이 넘치도록 보상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퀘스트 시스템이라면 동선이라는 게 있고 디자인이란게 있습니다.
게임 개발자는 유저의 재미있는 경험을 유도하기 위해 퀘스트를 디자인 하면서, 유저가 갈 길을 퀘스트를 통해 지정해 주고
그 과정에서 만나게 될 것들을 준비해 놓습니다. 단순히 퀘스트와 목표와 일과 보상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경험과 느낌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죠. 퀘스트 줄때 대화와 퀘스트 보상 받을때 대화 지문 그 이상의 것입니다.
이 동선은 보통 지상을 통해 이루어 지는데..
날탈은 동선을 무시합니다.
개발자의 의도가 상당부분 퇴색되어 버리는 겁니다. 물론 그 의도라는게 존재한다는 가정 하의 이야기지만.
저는 한동안 스카이림을 플레이했었습니다.
스카이림에는 말은 있지만 날탈은.. 드래곤본 DLC엔 물론 용을 탈 수는 있지만 와우같은 자유로운 이동은 안 됩니다.
하지만 스카이림을 플레이하고 난 뒤 와우를 다시 플레이하게 되었을 때
날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와우가 편리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베데스다 게임은 지역에 한번 들리면 디아블로 웨이포인트 시스템 마냥 순간이동이 가능했거든요.
마치 그리폰/와이번 자리 대신 차원문이 있는 것 같았죠.
그리폰 와이번보다 훨씬 빠르고 간편했구요.
다시 말해서, 날탈이 없더라도, 와우의 시스템을 건드리면 지금보다 훨씬 편하고 빠른 플레이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소리입니다.
심지어 날탈을 다시 주고 원래대로 돌아가자고 하면 지금 날탈을 없애자고 하는 것만큼이나 유저들이 반대할 만한 그런 시스템 말입니다.
불타는 성전과 리치왕의 분노를 포함해, 날탈이 없으면 플레이가 불가능한 퀘스트와 지역들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해당 지역을 갈아 치우지 않는 한 날탈이 없이 플레이 할 수 없어요.
이건 제 생각엔.. 날탈이 도입된 상황에서 게임을 만들다 보니 생겨난 현상이라고 봅니다.
날탈이 있으면 더 좋은 와우가 되고 더 재미있는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을 때 당시의 일이죠.
그때는 그게 좋은 생각이었을 지 모르겠지만, 확장팩을 여럿 겪고 나니, 블리자드도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드레노어에서 날탈을 당분간 금지시키는 정책을 들고 나온 거죠.
해당 구간은 그냥 날탈을 탈 수 있게 하든지 아니면 그냥 싹 갈아 치우든지 둘중 하나라고 봅니다.
높은 확률로 전자가 되겠네요.
그리고 퀘스트, 사냥, 채집에 굉장히 유용하게 날탈이 사용되는데..
퀘스트를 상기의 이유로 제외하면, 나머지는 거의... 일거리입니다. 다시 말해 노가다지요.
모험과 경험이 아닌 작업과 일을 위해서 날탈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건 블리자드에서 노가다성을 줄이는 쪽으로 가야된다고 봅니다. 반복작업과 노가다가 컨텐츠 소모 속도를 느리게 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긴 하지만, 일단 날탈부터가 컨텐츠 소모 속도를 가속화 시키는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구요.
우리가 아직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렇지... 날탈이 없어도 우리는 얼마든지 즐겁고 행복한 와우플레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블리자드가 그렇게 게임을 잘 만들었을 때의 이야기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블리자드를 믿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결과가 믿은 만큼 만족스럽지 않다고 해도 말이죠.
쟁섭은 좀 고통스러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건 선택의 차이 아니겠습니까?
필드를 돌아다니다 싸우고 죽고 하는 것이 경매장 물건이 없고 파티가 적은 것보다 더 고역이라면 일반섭으로 올 수도 있겠죠.
더군다나 드군에선 경매장 통합과 전서버 파티채널 통합 같은 시스템 변화가 생기는 마당에..
드군에서 날탈 없이 살아가는 생활이 부디 즐겁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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