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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Winterchill
작성일 2006-05-12 12:54:58 KST 조회 8,041
제목
[칼럼] 상대적인 관점의 타이탄 에레달 선악설

정의

▶ 타이탄 - 우주의 악한 존재를 없애고 선한 기반을 세우는 준신집단
▶ 에레달 - 아르가스 출신, 비전과 워락마법의 창시자이며 우주에서 가장 사악하고 비열한 침략자

이 정의는 누구 기준인가? 물론 나이트엘프, 드워프, 인간의 기준이다. 그들은 타이탄에 의해 창조된 - 혹은 타이탄이 만든 영원의 샘에 의해 진화된 - 종족이므로 창조주인 타이탄들의 모든 행위가 옳다고 믿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지금까지 버닝리전에 관한 역사는 Warcraft 스토리의 창시자인 크리스멧젠이 인간 기준에서 집필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러므로 그 자료에서 타이탄은 선이고 그에 대항한 에레달과 고대신들은 절대악으로 표현된다.



상대적 관점 - 에레달

에레달의 관점에서 고대 역사를 되짚어보자.

에레달이 악이라는 관점은 그들로부터 침략당한 종족의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문명을 이룩했던 에레달이 - 이점은 논란거리가 될 수 없는 기정사실이다 - 스스로를 악마라고 생각할 리 없으며, 수많은 침략과 다른 종족을 복속시키는 작업은 그들에게 있어 자랑스런 업적이 된다.

실존하는 인간의 역사에서도 위대한 문명을 이룩한 자들이 주변국을 복속시키며 세력을 팽창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과연 에레달의 뒤틀린 황천에서의 침략전쟁을 악마들의 미친 광기로만 보아야 할 것인가?

그렇다면 타이탄은 어떤가? 태초부터 존재한 종족인 에레달의 입장에서 타이탄은 그야말로 파괴의 화신이다. 그들은 그 막강한 힘을 이용하여 과거로부터 존재하던 모든 고대종족을 박살내고 그 자리에 자신들이 창조한 피조물들만을 남겨두는 학살을 계속해 왔다.

결국 타이탄들은 우주의 구석에서 에레달의 문명이 화려히 꽃피는 모습을 발견했고, 자신들의 창조물이 아닌 자들이 우주에서 노니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그들은 결국 파괴자 살게라스를 보내어 에레달과 에레달의 영향을 받은 모든 종족들을 무참히 학살하고 봉인해버렸다.

이렇게 생각하면 최근 공개된 드레나이 배경스토리에서 살게라스가 처음부터 우주의 파괴자 살게라스로 나왔던 것도 모순이 아니게 된다. 그 문서는 100% 에레달의 시점에서 서술되었고, 침략을 진두지휘하던 살게라스가 에레달들에게 우주의 파괴자로 비춰졌음은 당연한 일이다.

이후 살게라스는 자신이 물리쳤던 고대 종족들의 사상에 영향을 받아 타이탄의 방침에 반감을 가지고 그들과 결별한다. 타이탄들에게 무한한 배신감을 가지게 된 그는 타이탄들이 지금껏 창조해 뿌린 생명체들을 전멸시키기 위해 자신이 봉인해두었던 고대의 종족들을 찾아 감언이설로 복속시키고 뒤틀린 황천의 가장 거대한 세력인 버닝리전을 설립한다.



상대적 관점 - 드레나이

세계를 주름잡았던 에레달 출신의 드레나이들이 어떻게 변방의 하위 종족인 오크들 따위에게 멸절당하는 수모를 겪게 되었는가?


봉인되었다가 풀려난 에레달은 킬제덴, 아키몬드, 벨렌의 3대 지도자에 의해 분열되어 있었다. 그들 중 살게라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것은 벨렌이었다. 그와 추종자들은 살게라스에 저항한 댓가로 전멸당할 위협에 처했으나 버닝 리전에 대항하는 황천의 불가사의한 종족 나루에 의해 구출받고 그들과 교류하며 홀리 라이트의 힘을 다루는 법을 깨닫는다.

노한 살게라스와 킬제덴은 그들을 붙잡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지만 벨렌과 추종자들은 우주를 탐험하며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변방의 행성에 정착할 수 있었다. 그들은 에레달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 드레나이라 칭했다. 행성의 이름 또한 드레노어로 명명했다.

이들은 새로운 신앙인 홀리라이트의 영향으로 그동안의 침략적인 성향이 무뎌지고, 평화로운 심성을 띠게 되었다. 이 사실은 드레노어 남부의 오크들과 접촉했을 때 그들과 대립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잘 드러난다.

▶ 이때, 드레나이는 불타는 군단의 지도층인 타락한 에레달이 워락마법을 개발하기 전
탈출했으므로 워락마법(흑마법)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이후 킬제덴은 결국 드레노어를 찾아내고 자신의 워락마법의 정수를 대주술사 네쥴과 그 제자 굴단을 필두로 하여 오크들에게 전수한다. 뿐만 아니라 오크들에게 만노로스의 피를 마시게 함으로써 오크들에게 드레나이들의 잔존한 마법 문명에 대항할 수 있는 막강한 힘들 부여하였다.


만노로스의 피는 오크들의 피의 분노를 이끌어내어 상상할 수 없는 힘을 부여하는 힘을 지녔다. 블러드러스트로 자신보다 몇 배나 강력하고 현명한 자들을 무너뜨리는 힘을 오크들에게 부여한 것이다. 위대한 나이트엘프들의 조력자였던 반신 세나리우스와 대악마 만노로스 본인 또한 이 블러드러스트의 힘 아래 목숨을 잃었다.

홀리 라이트의 신앙으로 평화롭게 변화한 드레나이들 또한 오크들의 광기 아래 예외는 아니었다. 몇 번의 교전 끝에 드레나이는 완벽하게 패하고 몇 되지 않는 생존자들만이 살아남아 대륙의 구석으로 숨어들었다. 지금껏 전혀 접해보지 못한 오크들의 워락마법은 더욱 그들을 나락까지 몰아넣었다. 그들은 육체를 점차 타락시키는 워락마법의 부작용을 막지 못했다.

그들은 점점 변화했다.



위 서술로 해결되는 모순점

Q. 기존 정보에서는 에레달이 살게라스를 타락시켰지만, 이번 드레나이의 정보에 의하면 살게라스가 에레달을 타락시켰다.
A. 에레달의 입장에서 살게라스는 처음부터 파괴신이었다. 그는 자신이 봉인한 종족들로부터 얻은 새로운 사상에 물들어 '타이탄으로써' 타락하고 판테온과 결별하였다. 그리고 판테온에 대항할 힘을 얻고자 자신이 봉인한 종족들을 해방하고 감언이설로 꾀어 버닝리전을 세웠다. 결론적으로 살게라스와 에레달은 서로를 타락시켰다.

Q. 우주를 주름잡았던 에레달 출신의 드레나이들이 어떻게 오크들 따위에게 패했는가?
A. 킬제덴으로부터 워락마법을 익히고 만노로스에게 블러드러스트를 받은 오크는 부족한 병력만으로도 세나리우스라는 반신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더욱이 당시의 오크족은 최전성기로 막대한 인구를 자랑했다. 평화에 익숙해져있던 드레나이들은 그들의 상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결론

물론 이것은 크리스 멧젠이라는 워크래프트의 창조자가 짠 플롯의 오류를 Winterchill이라는 개인이 어떻게든 개연성을 맞춰보고자 이리저리 조립하고 짜맞춘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게임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할 때 어느 정도의 스토리적 오류는 피할 수 없는 길이다. 그것을 무턱대고 비난하지는 말자. 그럴수록 더욱 파고들어 어떻게든 이론으로 설정의 오류를 조금이나마 수습하고자 하는 마음이 워크래프트 스토리를 사랑하는 팬으로써의 노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리플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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