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로닉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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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02-11 11:33:26 KST | 조회 | 2,809 |
제목 |
개발팀의 쉬어가는 이야기 - 역할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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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다가옵니다. 매체 행사와 뒤따라 이어질 정보들부터 시작해 곧 판다리아의 안개 소식으로 홍수가 일어날 지도 모릅니다. 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에 있어서 무척 흥미진진한 시간이 될 것이며, 개발팀에서도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점을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데 왜냐하면 본 개발팀의 쉬어가는 이야기에서는 판다리아의 안개와 직접 관련된 내용을 다루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게시물에서는 어떠한 발표도 하지 않을 것이며, 여러분께서 재미를 느낄 수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는 개발 철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신나는 소식 발표를 원하신다면,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지 아마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곧 공개될 예정이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말씀이겠지요.
중복되는 공격 담당 특성들
이번 블로그 게시물이 판다리아의 안개와 직접 관련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이번에는 판다리아의 안개를 개발하면서 그리고 사실상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항상 해결하려고 애썼던 부분을 다루고 싶기 때문입니다. 지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공격 특성을 다수 지닌 직업들이 있으며, 마법사나 흑마법사, 사냥꾼, 도적, 전사, 죽음의 기사 같은 직업의 공격 특성은 심지어 근접/원거리로 나뉘어 있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이런 의문이 듭니다. 이러한 역할의 역할은 도대체 뭘까? 여기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며, 심지어 직업 설계는 지난 몇 년간 수 차례 변경되기도 하였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지금 저는 무언가를 발표하기 위한 예고를 드리는 것이 아니며, 단지 여러 가지 다양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게임 개발 요소 중 하나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싶습니다. 중복되는 공격 담당 특성들은 개발팀에서 자주 토론하는 주제이기도 하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토론장에 올라오는 강한 주장들을 보았을 때 아마 여러분께서도 많이들 생각하고 계신 내용일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성기사는 방어, 근접 공격, 치유 담당 특성을 선택할 수 있으며 매주 공격대나 전장 팀으로 역할을 바꿔가며 참가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성기사는 이중 특성 덕분에 하룻밤 동안 이런 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성기사가 속한 그룹에서 치유 담당 직업이 필요하지 않거나, 방어 담당 역할을 잠깐 쉬고 싶다면 다른 캐릭터로 바꿀 필요 없이 손쉽게 공격 특성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흑마법사는 그런 사치를 누리지 못합니다. 그래도 흑마법사는 3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흑마법사는 상황에 따라 파괴나 악마 특성으로 교체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지속적인 공격을 좋아하면 고통을, 순간적인 위력을 좋아하면 파괴 특성을 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냥 매 전투마다 이론적으로 공격력이 1%라도 더 높은 특성을 선택하는 걸까요?
플레이어 여러분은 캐릭터가 더 강해지는것을 바라시면서 때때로 "직업 디자인의 방향성이 없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각 직업을 디자인할 때는 언제나 기준이 되는 특정한 방향이 있습니다. 비록 여러분이 원하지 않는 방향일 뿐이지만요. 무슨 말인가 하면, 현재의 디자인이 최선이냐를 논의한다고 해서 게임에 디자인이 없었다고 회자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개발팀에서는 여러분이 어떤 공격 특성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께서 스스로 가장 재미있는 특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최고의 방안이며, 절대 바뀌지 않을 거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른 방식도 시도해 봐야지요.
첫 번째 방식 –모든 특성이 항상 동등
만약 모든 특성의 공격력과 특수 기술이 같다면, 그냥 좋아하는 특성을 선택하면 됩니다. 여러분은 냉기 특성이 지닌 능력을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니면 분노 특성 전사의 공격 방식을 좋아할 수도 있으니 이런 특성들을 플레이 하시면 됩니다. 제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이러한 방식은 한동안 계속되었으며 어느 정도는 성공하기도 했고 잘 안된 부분도 있습니다. 여기서 어려운 점은 “항상” 이라는 방침입니다. 허수아비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모든 공격 특성의 능력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고 사실상 오늘날은 허수아비를 대상으로 했을 때 모든 특성이 거의 비슷한 공격력을 보여줍니다. 우두머리 몬스터는 허수아비가 아니긴 하지만요. 부하 몬스터의 수가 적으면 지속 피해 주력 특성이 두각을 나타냅니다. 부하 몬스터의 수가 아주 많으면 광역 공격에 강한 특성이 활약합니다. 전투 시 이동을 해야 한다든가, 얼마나 자주 그리고 멀리 이동하냐에 따라 적에게 주는 피해가 올라가거나 내려갈 수 있습니다. 공격대 전투에서 측정한 피해량이 단 몇 퍼센트 차이라 하더라도 많은 플레이어들은 가장 공격력이 높은 특성으로 교체를 하게 됩니다. (심지어 만약 그것이 이론적일 뿐이고, 정작 자신은 그 특성에 숙달이 되지 않아 오히려 피해량 집계가 낮아질 지라도 말이죠.) 어떤 플레이어들은 전투마다 다른 특성을 해볼 수 있다며 좋아할 수도 있지만, 화염 특성만 좋아하는 마법사가 비전 특성으로 바꾸어야 한다면 좌절할 수도 있습니다. 데스윙의 등 전투에서 나타난 직업 구성을 보면 공격용 특수 기술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1분이냐 2분이냐를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는 등, 특정 구간에서 순간적으로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점에 맞추는 모습입니다. 심지어 모든 직업의 단일/광역 공격 능력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다 하더라도, 다양한 길이의 화력 집중 구간에서도 동일한 공격 능력을 지니도록 해야 할까요? 수치적으로 이것이 가능할까요? 우리가 지금 공략하는 공격대 던전의 모든 우두머리 몬스터에서 모든 특성들을 하나하나 시험해본 모든 상황에 대한 각 직업들의 공격 방식을 조정해야 할까요? 이렇게 한다면 상당한 변경을 해야 하며, 만약 모든 전투에서라도 어떤 특성이라도 선택할 수 있고 특성별 공격력이 완전히 동일하다면 실험과 이론적인 분석의 재미가 약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지금보다 더욱 공평한 것이겠지만 취향이 반영될 여지나 깊이가 좀 없지 않나요? 이런 것이 재미있을까요?
두 번째 방식 – 모든 특성이 전문화되어 있고 상황에 따라 특성을 변경
두번째 방식으로 만들면 비전 특성이 단일 대상 전투에서 좋고 화염 특성은 광역 공격에서 유리하게 됩니다. 이런 체계는 이미 게임에 존재하지만, 개발팀에서는 지나친 수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만약 마법사의 특정 특성을 선호하거나 특성을 계속 교체하는 방식이 정말 맞지 않는 분들께서는 이러한 체계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으실 겁니다. 게다가, 개발팀에서는 광역공격과 단일 공격, 이동이 많은 방식과 주로 서 있는 방식, 순간적으로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방식과 지속적으로 공격을 해야 하는 방식 등으로 우두머리 몬스터를 너무 한쪽으로 밀고 싶지 않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황을 투기장이나 전장에 구현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기 때문에, (예를 들어 투기장에서는 이동과 순간적인 화력 집중 모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체계에서는 오직 하나의 특성만 정답으로 인정될 것입니다.
세 번째 방식 – 특정 기술을 위해 특성을 교체
세 번째 방식을 사용하면 특정 주문을 얻기 위해 다른 특성으로 교체를 하게 됩니다. 이 또한 지금 게임에서 일부 사용되고 있습니다. 죽음의 기사는 특정 전투에서 부정 특성의 대마법 지대를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사냥꾼은 특정 공격대 강화 효과 때문에 야성 특성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마법사는 발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화염 특성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드루이드는 태풍의 밀쳐내기 효과가 필요할 때 조화 특성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이중 일부는 좀 심한 수준이긴 하지만요. 첫 번째 방식에서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특성을 바꿔가며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겁니다. 만약 어떤 이가 생존 특성만 좋아한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걸어 줄 강화 효과 때문에 야수 특성으로 교체하기가 싫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밀쳐내기 효과가 너무 중요해지면 공격대 구성에 제약이 심해지고 심지어 공격대에 가볍게 도전하는 길드들이라 하더라도 모든 전투를 대비해 예비 캐릭터나 플레이어를 준비해야 할 것처럼 느낄 수도 있습니다. 만약 현재 단계의 공격대 던전에서 전사의 능력이 활약할 전투가 전혀 없다면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한 단계의 공격대 던전에서 모든 우두머리 몬스터에서 모든 특성이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꽤 어려운 일입니다. 여기서 가장 극단적인 예는, 공격력은 중간 정도이지만 다른 모든 특성을 강화해주는 상승 효과와 특수 기술을 지닌 “특수한” 특성들입니다. 이는 주술사나 암흑 특성 사제가 단순히 단일 역할 직업(그리고 몇 가지 이유로 항상 단일 역할 직업으로 취급되었던 전사들)들의 공격력을 올려주기 위해 참여했던 불타는 성전때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치 왕의 분노에서는 공격대 강화 효과와 능력을 여러 직업에 분배하여 공격대 구성을 (일부 5인 던전에서도) 더욱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개발팀에서는 암흑 특성 사제 플레이어들에게서 자기들은 경쟁력 있는 공격력을 원하지, 다른 플레이어들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참여하고 싶지는 않다는 의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심지어 오늘날에도 많은 플레이어들은 자기 직업이 공격대에서 인기가 좋아지도록 특정 직업의 특수 능력을 더 강화해 달라는 요구를 합니다.
네 번재 방식 – PvP와 PvE용으로 최선의 특성 존재
이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 방식이며 일부 플레이어들은 이러한 방식이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방어와 냉기, 잠행 등의 특성들이 PvP 에서 유리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분노와 화염, 전투 같은 특성은 PvE에 유리한 식이었습니다. PvP 용 특성들은 기동성이나 생존 능력 혹은 폭발적인 피해를 입히는 데 유리하며, PvE 특성들은 6-10분 정도 지속되는 우두머리 몬스터와의 전투 동안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는 데 특화되는 식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개발팀에서는 오늘날 대부분의 우두머리 몬스터들을 공격 담당 특성들이 대상을 죽을 때까지 그냥 제 자리에 서서 때리는 식으로 설계하지 않습니다. 기동성, 생존 능력, 그리고 순간적인 화력을 지닌 특성은 특정 우두머리 몬스터와의 전투에서 매우 유용할 수 있으며 때때로 뛰어난 공격 특성보다 더 높은 공격력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죽으면 피해량 집계도 0이 된다는 불변의 진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PvP특성과 PvE 특성이 따로 있다면 단일 역할 직업들의 세 번째 특성은 제 역할을 잃게 됩니다. (레벨 업을 할때만 쓰는 특성이라면? 그런 특성을 정말 좋아할까요?) 또한, 판다리아의 안개 특성 체계에서는 전통적인 PvP 특성의 능력을 일부 옮겨 다른 특성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만약 이 변경사항이 의도한 효과를 발휘하면 여러분은 냉기 특성 마법사로 공격대 전투에 참가하거나, 냉기 특성 마법사가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군중 제어와 위기 탈출 기술을 지닌 비전 특성 마법사로 PvP에 참가할 수도 있습니다. PvP와 비전 특성을 좋아하거나, PvE와 냉기 특성을 좋아하는 분들께 이는 멋진 일일 겁니다. 만약 PvP나 PvE에 특화된 단순한 (그리고 아마도 형평성을 조절하기 더 쉬운) 체계를 선호하는 분들께는 덜 멋지게 느껴질 겁니다.
다섯 번째 방식 – 중복되는 공격 역할이 없음
가장 많은 논란이 있고, 가장 많은 변화를 필요로 하는 방식인데, 이는 개발팀에서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방법입니다. 애초부터 한 직업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특성을 하나 이상 가지면 안 되는 거였다고 주장하는 플레이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무기나 분노 특성은 사라지고 무언가 다른 것으로 교체되어야 합니다. (궁술? 치유?) 흑마법사나 다른 순수 직업들은 전면적인 재설계 끝에 근접 공격이나 방어 담당 흑마법사가 될 지도 모릅니다. 모든 직업들이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난감한 결정은 드루이드나 주술사처럼 원거리 공격을 하느냐 근접 공격을 하느냐 하는 정도일 겁니다. 이는 게임 설계 관점에서 명쾌한 해결책처럼 보이는데 왜냐하면 단일 역할 직업들이 복수의 역할을 지닌 직업에 비해 능력의 폭이 좁은 대신 얼마나 더 공격력이 높아야 하는 지에 대한 모든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난감하게도 명쾌한 해결책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해결책만은 아닙니다. (이 주제 하나만을 가지고도 아예 블로그 게시물을 따로 쓸 수도 있을 정도입니다.) 다섯 번째 방식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출시 이전이라면 가능하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막대한 노력 없이는 적용할 수 없으며 일부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캐릭터가 그토록 급격히 변했다는 사실에 당황한 나머지 분노할 거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을 정도입니다. 저는 절대로 라는 표현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이 방식은 이미 완성된 게임을 바꿔가면서까지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오직 다양한 관점을 다루기 위해,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 일부가 제기할 주제이기에 적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을까요?
저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이 방식 중 하나만이 유일한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방식은 각자의 장단점이 있으며, 위 다섯 가지 예시 중 변경된 예를 제안하거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제가 말씀 드렸듯 이 글은 개발 방향이 바뀌었음을 알리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하나 이상의 방식에 충분한 의견을 받는다면, 개발팀에서 최종적으로 마음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본 블로그의 답변이나 토론장의 글타래를 통해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개발팀에서는 하나의 정답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니, 자유롭게 의견 적어 주시길 바랍니다.
그렉 “고스트크로울러” 스트리트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수석 시스템 디자이너이며, 야성의 일격 치명타 피해 부문에서 세계 기록 보유자라고 합니다...베타 테스트 전까지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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