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P

서브 메뉴

Page. 115 / 3590 [내 메뉴에 추가]
글쓰기
작성자 Distroyer_155
작성일 2006-01-28 16:53:33 KST 조회 2,180
제목
바퀴벌레와의 혈투.
바퀴벌레
1. 조우

1984년 봄. 놈을 만나기 전까지는 모든 게 평화롭고 기뻤던 하루였다.

일요일도 없이 야근에 철야를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시는 아버지와 아끼고 저축하면서도 틈틈이 부업까지 하시는 어머니. 두 분이 결

혼 생활 13년만에 이룩하신 내집마련의 꿈이 이루어지던 날이었다.

32평 연립주택. 궁궐처럼 커다란 집이건만 두 명의 고모와 한 명의 삼촌에게 방을 빼앗겨 나와 동생들은 귀퉁이 제일 작은 방으로 밀려났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있는 학교의 주거형태 조사에서 당당히 '자가'라고 손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고, 덤으로 전학수속과 관련해 월요일인 다음날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는 믿을 수 없는 일까지 생겨 우리를 기쁘게 했다.

모두들 이삿짐 정리로 바쁜 와중에도 나와 동생은 새로 '우리동네'가 된 집 주변을 쏘다녔다. 크고 작은 공터들, 경인고속도로변에 있는 잡
초지대와 모래가 산처럼 쌓여있는 벽돌공장, 상당히 터다란 어린이 놀이터. 집뿐 아니라 주변 환경도 대만족이었다.

그날 밤, 이사를 돕기 위해 달려온 친척들이 모두 돌아가고 온 식구들이 행복한 단잠에 빠져있을 때, 나는 홀로 잠들지 않고 있었다.

거실의 창을 통해 들어오는, 그날 따라 유난히 푸르스름한 달빛. 그 달빛에 취해 12살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고독과 적막감을 즐기고 있었

던 것이다. 그러나 나의 고독을 방해하는 미세한 움직임이 있었으니......

놈은 두 개의 기다란 촉수로 조심스럽게 전방을 탐지하며, 나무로 된 거실 바닥에 납작 엎드려 이동하고 있었다. 약 이 미터, 무언가를 자

세히 관찰하기엔 너무도 어둡고 먼 거리였음에도 나는 단숨에 놈의 면면을 파악할 수 있었다. 손가락 만한 크기에 진한 갈색 외피. 앞쪽으

로 난 짧은 다리와 뒤쪽으로 난 두 쌍의 다리, 그리고 긴 더듬이. 백과사전에서나 봤던 그것. 바퀴벌레가 틀림없었다.

놈과의 첫 만남에 나는 이질적인 혐오감과 섬뜩함을 느꼈다. 저절로 호흡이 멎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대체 어떻게 저런 게 세상에 존재

할 수 있는 것인가? 정녕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인가? 잠깐의 상념속에 놈은 천천히 접근해왔다.

어찌 해야할지 몰라 급히 일어나니 놈도 무언가를 느꼈음인지 움직임을 멈추었다. 스위치를 찾아 불을 켜자 놈은 재빨리 도망가기 시작했

다. 마루 틈 사이로 신속히 숨어버린 놈을 보며, 놈도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할 수 있었다.

2. 기습

한 공간에 사는 두 종족의 다툼은 역사의 보편적 현상이다.

내가 처음 발견한 이후, 가족들은 시차를 두고 차례로 놈과 마주쳤다. 내가 본 것은 아마도 그중 제일 큰놈이었는지 대체로 작은놈들이 많이

나왔다.

어머니는 부엌에서, 아버지는 화장실에서, 고모와 삼촌은 자신들의 방에서 발견했고 모두 다른 반응을 보였다.

어머니는 애써 끓인 김치찌개 속에서 놈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리셨다. 오랜만에 돼지고기를 듬뿍 넣고 찌개를 끓였는데, 그 속에서 놈의 시체

가 떠오른 것이다. 그냥 건져내고 모두에게 먹였어도 됐을 텐데, 어머니는 한 냄비 국을 모두 버리셨다. 지금까지 살면서 어머니가 음식을

버리는 일은 그 때 이후 보지 못했다. 아버지는 놈을 사로잡았다. 볼일을 보시다 벽을 기어오르는 놈을 보

고 급히 잡았다고 한다.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집어서는 이상한 벌레를 잡았다며 가지고 나와 식구들을 놀라게 했다.

삼촌은 질겁했지만, 결코 도망가지 않았다. 삼촌은 밤늦게까지 공부하다 책상 위에 나타난 놈을 보고, 재빨리 일어나 책으로 때려잡았다고

한다. 이후에도 삼촌은 놈들을 보기만 하면 압사시켰는데, 주로 30cm자를 애용했다. 그 투명한 플라스틱 자를 통해 보이는 놈의 비참한 죽

음을 확인하며 쾌감을 느끼는 듯 했다.

고모들은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녔다. 옷을 갈아입던 중이었는지 속옷바람으로 뛰쳐나오며 아버지와 삼촌을 불렀다. 이후에도 고모들은 항

상 소리를 질러 자신들을 대신해 놈을 처리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아버지와 삼촌은 이 일을 매우 귀찮아했으므로 나와 동생이 그 일을 대신

했다. 대체로 소리를 듣고 고모방으로 달려가면 이미 놈들은 종적을 감춘 뒤였다.

막내 동생은 놈들에게 직접적인 공격을 받은 최초의 희생자였다. 잠을 자던 어린 동생(당시 7세)이 새벽 1시에 귀가 아프다며 칭얼거리더

니 종래에는 비명을 지르기에 이르렀다. 응급실에 실려간 동생을 진찰 한 의사는, 귀에 뭔가 들어갔다는데 불빛을 비추니 더욱 안으로 들어가

꺼낼 수가 없다고 했다. 식구들은 놈임을 직감하고 막내의 귀에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이른바 너구리 작전.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아버지

와 삼촌이(이 일의 간접적인 피해자는 당연 삼촌이었다. 담배연기를 뿜다 지쳐버린 아버지를 대신해 삼촌이 반 갑 정도를 뿜었는데, 너무나

능숙해서 담배 피우는 것을 들켜버린 것이다.) 한 갑을 다 태워도 놈은 나오지 않았다. 아마도 질식사하지 않았나 싶다. 다음날 이비인후과

에서 찾아낸 것은, 예상대로 좁쌀 만한 놈의 세끼였다.

막내가 물리적 공격의 희생자라면, 둘째(당시 10세)는 정신적 공의 희생자였다. 막내의 일이 있은 후로 둘째는 자기 전에 귀를 화장지나 솜

으로 틀어막고 자는 버릇이 생겼다. 귀는 뇌로 통하고 어쩌고 하는 소리를 혼자 중얼거리는 걸로 봐서, 막내의 일이 아마도 상당한 충격이었

던 것 같다. 그리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놈을 본 뒤로는 한동안 마스크까지 하고 잘 정도로 심한 노이로제에 시달렸다. 아마도 정도의 차이

는 있겠지만, 식구들 모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 같다.

3. 반격

인간의 복수는 잔인하다.

놈의 출몰에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집만이 아니었다. 이웃집 아주머니는 최근 일이 년 새에 급격히 늘어난 놈들의 숫자에 온 동

네가 난리라며 자기집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공격무기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었다. 파리약처럼 생긴 고압살충스프레이와 쥐약처럼 먹여서 죽

이는 것도 있었지만, 단연 돋보이는 것은 먹이 유인 끈적이였다. 놈들이 잘 다니는 곳에 끈적이를 설치하고 하루하루 얼마나 붙었나를

세어보는 재미는 각별했다. 끈적이에 잡힌 놈들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자라면서 허물을 벗는다거나 암수의 모양이 다르고

암놈이 알집을 달고 다닌다거나 하는 것도 끈적이를 통해 알았다. 그에 비해 살충스프레이는 맞아도 즉사하지 않아 그 효과를 믿을 수

없었다. 먹여서 죽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신뢰할 수 없었다. 어쩌다 장롱 밑에서 놈들의 시체가 나오곤 했지만, 자연사한 것인지 약에 의해

죽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런 면에서 삼촌이 주로 사용하는 타살(打殺) 내지 압살(壓殺)은 즉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좋았다.

놈들과의 계속되는 전쟁에 우리 식구들은 차츰 단련되어 갔다. 고모들은 소리를 지르기보다는 살충스프레이(효과가 미심쩍긴 했지만)를

뿌렸다. 그 때문에 처녀 둘이 사는 방에는 화장품 냄새보다는 휘발성 약품냄새가 진동할 때가 많았다.

어머니는 음식에서 놈이 나와도 우시거나 하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셨다. 한 번은 김치에서 놈이 나왔는데, 어머니는 그 김치를 따로

보관했다가 찌개나 국을 만들 때 썼다. 찌개나 국에서 놈이 나오는 경우에는, 조용히 놈을 꺼내 휴지통에 버리고 다시 한번 펄펄 끓여서 식

구들에게 배급했다. 물론, 어머니는 그 음식을 먹지 않으셨고 맛있게 먹는 식구들을 보며 무척이나 죄스러워했다. 어머니가 슬픈 모습으로

밥상에 앉아있을 때면 나는 절대로 찌개나 국에 손도 대지 않았다. 아버지는 밤마다 춤을 추셨다. 잠결에 들려오는 쿵쿵 소리에 나가보

니 아버지가 현란한 스텝으로 놈들을 밟아 죽이고 있었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놈들을 쫓아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소리가 거의 매일 밤 들

려왔는데, 뒤처리가 소흘하셔서 아침이면 화장실과 부엌으로 향하는 길이 온통 지뢰밭이 되곤 했다. 무심코 그걸 밟았던 고모가 실신한 이후

로는 어머니가 아침 일찍 놈들의 사체를 치웠다. 그때부터 어머니의 하루일과는 지뢰제거로 시작되었다.

동생들은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잤다. 숨이 턱턱 막히는 열대야 속에서도 동생들은 이불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않았다.

삼촌의 성격은 점점 이상해져 갔다. 하루는 내 지식의 보고인 컬러학습대백과사전 한 권이 삼촌방에서 나왔다. 교과서와 참고서, 문제집

외에는 일절 관심이 없으며 가장 좋아하는 책이 영어책이라는 삼촌의 책장에는 어울리지 않는 책이었다. 나는 고개를 갸웃하며 내 책을 들

고 나왔는데, 보다보니 책장 사이에 눌려있는 놈의 시체가 있었다. 내장이 터진 모습으로, 책을 얼룩지게 만들고 있는 놈은 물경 네 마리나

됐다. 잡았으면 적당히 버릴 것이지,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인가! 치를떨며 삼촌의 책장을 뒤지니 삼촌이 전혀 보지 않을 것 같은 책이 몇

권 보였다. 일제삼십육년사는 아버지 책이었고 가정의학대백과는 여성대백과의 부록으로 큰고모 책이었다. 모두 두껍고 무겁다는 공통점이

있는 책들이었다.

이후로 삼촌방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압정에 박혀 더듬이를 움직이고있거나 투명한 클립통 안에 들어있는 놈을 발견하게 될 때면 삼촌과

한 집에 산다는 것이 무서워지곤 했다.

4. 대회전

큰 싸움에 아군의 첫 사망자가 나왔다. 삼가 애도를......

그해, 여름 막바지. 어머니의 요청과 온 가족의 동의에 따라 방 구석 구석, 천장 모서리, 주방 싱크대, 옷장, 서랍과 신발장까지 작정을 하고

온 집안에 살충스프레이가 뿌려졌다. 물경 한 시간에 걸쳐 2통을 쏟아붓는 노력은 헛되지 않아 집안에서 놈들이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사

라졌던 놈들은 단 하루만에 모두 돌아왔다. 다시 약을 쳤고 놈들은 또 하루동안 사라졌다 나타났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동안 놈들은

단 한 마리의 시체도 남기지 않았다. 역시나 살충스프레이의 효과는 믿을 수 없었다.

놈들은 어디로 숨었다가 나오는 걸까? 나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고, 학교에서 이문제의 해답을 얻었다. 수업시간에 내가 방귀를

뀌자 모두 코를 막고 옆으로 흩어졌던 것이다.

집에 돌아와 조사하니 역시나 나의 예상이 맞았다. 옆집 신일이와 윗집 덕원이를 통해 알아보니 우리집과 약 치는 날이 하루씩 엇갈리고

있었다. 연립주택의 특성상 놈들은 이웃집과 우리집을 마음대로 이동하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연립주택 한 단지 전체가 놈들의 집

인지도 몰랐다. 나는 이 사실을 어머니께 말씀드렸고, 어머니는 반상회에서 이 문제에대해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한다. 그 결과, 공동방역이라는 대책이 나

왔고 연막소독이 결정되었다.

연막탄. 이건 살충스프레이와는 차원이 다른 무기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화학전을 의미했다. 물이 반쯤 담긴 사발에 분수불꽃처럼 생긴 연

막탄을 넣으면 가스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집안을 밀폐시켜놓고 몇 시간만 버티면 만사 끝이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보니 입구에 '소독중'이라는 팻말이 걸려있고,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줄이 처져있었다. 어머니와 이웃아주머니

들은 가까운 어딘가로 야유회를 가고 없었다. 아들을 두고 놀러 가신 어머니가 약간 야속하긴 했지만, 일거에 놈들을 쓸어버릴 생각을 하니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오후 늦게까지 공을 차고 와보니 어머니와 아주머니들이 모여있었다. 약간의 소란스러움과 웅성거림에 무슨 일인가 들여다보니, 옆집 신일이

가 울고 있었다. 신일이가 애견 '바텔'을 끌어안고 우는 모습에 나는 모든 상황을 짐작할 수 있었다. 건망증이 심한 신일이네 엄마가 바텔

을 집안에 놔둔 채 연막을 터트린 것이다. 불쌍한 바텔. 발톱에서 피가 나도록 문을 긁다가 혀를 빼어 물고 눈도 감지 못하고 죽었구나.

나만 보면 으르렁거렸지만, 그래도 제법 귀여웠는데...... 나는 신일이에게 예의상 위로의 말을 하고 잔뜩 기대하며 집으로 들

어갔다. 바텔이 죽을 정도면, 가히 그 위력을 기대할 만 하지 않은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메케한 냄새 속에 놈들의 주검이 보였다. 놈들은 곳곳에 발라당 뒤집어져 있었다. 만족, 대만족이었다.

집집마다 창문을 열고 청소가 시작됐다. 파리, 모기, 나방과 징그러운 집게벌레의 주검들 속에 어느 집에서는 쥐까지 나왔다고 했다. 청소가

얼추 끝나고 저녁이 되자 이웃들이 모여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집안에 냄새가 난다는 이유였지만, 내가 보이기엔 성대한 승전파티였다.

술잔을 주고받는 아버지들과 수다를 떠는 어머니들, 뛰어 다니는 아이들 모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경인고속도로변에 바텔을 묻고

온 신일이와 무언가를 아쉬워하는 삼촌을 제외하고 그날 기뻐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5. 동거

결국 놈들을 인정해야했다.

큰 승리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이것이 싸움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미 온 동네에 퍼져있는 놈들을 막기란 불가능 한

일이었다. 그래도 한동안은 놈들과 마주치지 않을 것이고, 동생들은 편히 잠들 것이다. 고모들의 방에는 다시 좋은 냄새가 날 것이고, 어

머니는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다. 다들 그것으로 족했다. 놈들은 끊임없이 침공하겠지만, 때가 되면 연막소독을 하면 그만 아니겠는

가? 우리에겐 영원히 승리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나를 아는데는 불과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대승리에 고취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오랜만에 달빛을 취해든 그날 밤. 나는 다시 놈을 만났다. 손가락 만한 크기의, 이사온 첫날 만났던 바

로 그놈이었다. 놈은 경악하는 나의 모습에 만족한 듯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나는......'

놈이 말을 하려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말을 하게 놔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섬전처럼 스쳐갔다. 하지만, 징글맞게 커다란 놈을

잡기에 내 손바닥은 너무 작았다. 무언가 손에 잡히는 것도 없는지라 급한 마음에 아버지의 방법을 사용했다.

'쿵' 소리는 났지만, 발뒤꿈치에 무언가 와닿는 감각이 없었다. 불을 켜고 보니 놈이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곳곳을 뒤지다 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신발장 속에 죽어있는 놈의 사체. 그리고 찢어진 알집과 고물거리는 수십 마리의 세끼들.

허허거리며 놈들을 일거에 찍어눌렀지만, 서너 마리는 놓치고 말았다. 다시 전쟁이 시작되었다. 놈들은 끊임없이 살아남았고, 우리는 계속

해서 죽였다. 끝이 없는 전쟁, 이길 수 없는 전쟁은 오늘까지 이어졌다. 한집에 살면서 이렇게 죽이고 죽는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놈들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고 멸절시키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지는 않는다. 물론 지금도 놈들을 보는 족족 쳐죽이고 있

지만, 이건 놈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나의 배려다. 놈들도 숫자가 너무 불어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나를 찾아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우리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개체수를 맞추려는 것일게다.

달이 밝다.

이렇게 달이 밝은 날이면, 그날 놈이 하려던 말이 뭘까하고 생각해본다.

지속적인 허위 신고시 신고자가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신고 사유를 입력하십시오:

발도장 찍기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을 등록하려면 로그인 하셔야 합니다. 로그인 하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롤토체스 TFT - 롤체지지 LoLCHESS.GG
소환사의 협곡부터 칼바람, 우르프까지 - 포로지지 PORO.GG
배그 전적검색은 닥지지(DAK.GG)에서 가능합니다
  • (주)플레이엑스피
  • 대표: 윤석재
  • 사업자등록번호: 406-86-00726

© PlayXP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