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Wisp.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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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05-26 20:21:04 KST | 조회 | 432 |
제목 |
클린턴 “대북 강력 제재·대화 압박 ‘투 트랙’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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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005261816455&code=910302
"하지만 클린턴 장관은 이른바 ‘출구’도 밝혀두었다. “천안함 침몰이라는 즉각적 위기에 대해서는 아주 강하지만 계산된 대응책이 필요하고,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방향을 전환하는 대책이 ‘투 트랙’으로 필요하다”는 언급에서 읽을 수 있다."
밑에 보니 답글이 몇개 달려있더군요. 대북 제재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건 아닙니다. 과거에 어쨋든 천안함 사건 이후 어떤 방법으로든 제재가 가해져야 하는건 맞는거지만, 어떻게 다시 북한을 대화의 창구로 돌려놓을것인가라는 목표를 가지고 진행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문제는 북한이 대화로 뭔가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거고, 그 안에서 통일이든 평화든 가능합니다. 북한에 실질적인 피해를 주되 상호 대화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는, 실현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균형잡힌 방법이 필요한게 지금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조치들 중 몇가지는 상당히 마음에 걸리더군요. 첫 번째는 '주적'개념의 부활이고, 두 번째는 '심리전'의 재개입니다. 먼저 주적에 대해서, 우리 군에게 주적은 사실상 있으나 없으나 한 개념입니다. 주적 개념이 없다고 해서 대북 교육을 안하나요? 아닙니다. 할거 다 합니다. 저도 지금예비역이고 주적 개념 없을 때 복무중이었지만, 그래도 소위 이야기하는 '정신교육'은 일주일에 한번씩 꼬박꼬박 했습니다. 뭐 작업 나가고 해서 못한적도 몇번 있지만 어쨋든 정규 과정에 포함이 되었단이야기입니다.
댓글 다신 분들이 다들 예비역이라는 확신은 들지 않아서 정신교육 프로그램을 자세히 설명하자면, 매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네시간의 정신교육이 있고, 이 중 두번째 시간은 매주 국방일보에 게재되는 자료를 보고 안보에 관한 교육을 받습니다. 내용은 북한의 군사력, 북한의 도발 행위, 6.25 전쟁과 같은 역사같은거고 토론도 하라고 하는데 사실 잘 안됩니다. 누가 군대에서 토론하고 싶어하나요-_-; 세 번째 시간도 국방일보 자료를 보고 하는데, 여기서는 군인정신이나 사회 현안에 대해서 교육을 받습니다. (참고로 4대강 찬양 교육도 받았음-_- 비디오 보라고 지시해서 비디오도 보고.. 조낸 짜증났음)
뭐 암튼 '주적 개념의 부활이 북한이 적인걸 모르는 사병들이 많아서 결국 천안함같은 사고가 났으니 이를 강화하자'며 주적을 부활시켰는데.. 이건 뻘소리죠. 천안함 사건에서 군의 책임이라면 작전에 허점이 있었다는 것과 함정의 대잠전 장비가 부재했다는 것, 보고 계통이 효율적이지 못했다는 것 정도일텐데, 이걸 정신력으로 극복하라는 말로밖에 안보입니다. 근데 북한 입장에서 이건 도발행위로 받아들일수도 있는 이야기거든요?
심리전의 재개 역시 그렇습니다. 이거 같은 경우 굳이 안해도 될 걸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대북 심리전은 결과적으로 북한 체제를 약화시키고자 하는건데, 사실 북한 체제가 약화되었을 때 우리나라가 얻는게 무엇인지는 의문입니다. 북한이 나름대로 체제를 갖추고 있을 때 합리적인 대화도 가능하고 북한을 유인하기도 쉬워집니다. 지금 북한은 체제 유지가 위태로운 걸 인식하고 있고, 그래서 천안함 등을 통해서 내부 결속을 다지고자 하고 있습니다.(천안함을 어떻게 국내 국민에게 이야기하는지가가 문제인데, 일부 언론의 언급처럼 훈장도 주고 내부에서 광고를 한다면 말이죠) 조준격파 이야기가 나오는 등 안그래도 험악한 남북관계는 쓸데없이 더욱 험악해지기만 하고 있습니다.
뻘소리가 좀 길어졌는데, 결론적으로 정부의 대응이 과도하다는겁니다. 특히 군사적 분야에서 위에 이야기한 두 가지의 실효성은 솔직히 말해 의심스럽습니다. 이후에 북한과의 관계 개선과 국내 경제의 안정을 고려한다면 대북 제재를 통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이미지를 주는건 결코 좋지 않다고 봅니다.
추가해서.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을 까는건 '천안함'이라는 하나의 이슈에 대해서가 아니라, 기존 대북정책 + 천안함을 까는 거라고 봐야 맞습니다. 햇볕정책의 정치적 목표는 분명히 옳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목표 아래에서 방법을 수정하는게 최선의 정책이었다고 보는데, 이명박 정부는 비핵 개방 3000인가 뭔가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겠다고 나섰다가 다 말아먹은 상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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