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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ios
작성일	2009-10-22 08:11:04 KST	조회	15,535
제목	네이트온 대화가 서버에 자동으로 저장된다고?

지난 10월 5일, 네이트온이 업데이트 된 이후부터 네이트온에서 주고 받는 쪽지와 대화가 네이트온 서버에 자동 저장되고 있다. 기존에는 쪽지와 대화 내용이 자신의 로컬 컴퓨터에 저장되었다. 이로 인해 포멧을 할 경우 쪽지/대화 내용이 없어지는 경우가 빈번했으며, PC방 같은 외부에서 접속할 경우 쪽지/대화 내용을 확인 할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실제 지식인 같은 서비스를 기웃거리면 네이트온 대화 백업 방법을 묻는 질문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자동 저장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높은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셈이다. 이제 어느 컴퓨터에서 메신저를 사용하던지 그 쪽지와 대화 내용은 서버에 저장이 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든 바로 직전 대화 로그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이 서비스에 대해 매우 심한 불쾌감을 느낀다. 대화 내용이 서버에 저장된다는 자체만 놓고봐도 누가 나를 훔쳐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가 등장하기 전이라도 마음만 먹으면 개발사 측에서는 쪽지와 대화 내용을 비밀리에 서버에 저장할 수도 있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저장되는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이 심리적으로 매우 불쾌하다.

두 사람간 대화 데이터 전송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네이트온 서버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술적으로는 비밀리에 대화 내용을 서버에 저장시킬 수 있게 된다. 때문에, 개발사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과거에라도 대화 내용 감청은 가능했다.

물론, 이 내용은 그렇게도 할 수 있었다는 하나의 추측이자 예시일 뿐이고 실제로 개발사 측에서 그렇게 했다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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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PC방 등에서 로그아웃을 하지 않고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꽤 자주 목격된다. 만약 PC방에서 메신저 로그아웃을 하지 않고 가게 될 경우 웹에 저장된 쪽지와 대화 내용을 다른 사람이 아무 제한 없이 열람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쪽지와 대화 내용은 최근 6개월까지는 자동 보관이 되기 때문에 최근 대화 내용을 열람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서인지 [대화함 암호 설정] 기능을 별도로 만들어 두었다. 하지만, 쪽지는 이러한 암호 설정 기능이 없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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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에 저장되는 데이터 파일

개인적으로는 쪽지와 대화 로그를 영구적으로 보관하고 있는 상태이다. 2002년 쯤 MSN에서 대화한 내용까지도 백업 파일로 보유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매번 포멧할 때 마다 네이트온 데이터 파일을 별도로 백업한 뒤에 포멧이 끝나면 백업한 파일을 복원해서 쪽지와 대화 내용이 계속해서 보존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백업 습관(?) 때문에 몇 달 전, 심지어 몇 년 전에 대화 했던 내용까지 찾아서 필요할 경우 참고할 수 있다. 혹자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너랑은 대화 함부로 못하겠다. 그걸 계속해서 다 저장해 놓고 있다니...무섭다"고 말하기도 한다.

웹 저장 서비스의 6개월 저장 기한은 이러한 영구 보관을 중요시하는 나에게 매우 불편함을 준다. 영구 보관할 대화 내용을 일일히 체크해서 영구 보관함에 복사를 해줘야한다. 또, 영구 보관함의 용량 제한이 있는지도 사실 상 지금은 알 수 없는 상태.

이러한 서비스는 데이터 백업을 별도로 하기 어려운 일반 유저에게는 매우 유용한 부분임은 틀림 없다. 하지만, 로컬 대화함의 기능을 개선해서 검색을 용이하게 한다던지, 데이터 내보내기/가져오기 기능을 지원해줘서 백업 기능을 제공해 주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내부적으로는 "어느 컴퓨터에서 메신저를 이용해도 대화 내용을 볼 수 있다"라는 강점을 내새울 것이다. 로컬 대화함 저장은 그 컴퓨터에 한정되어 저장되기 때문에 다른 컴퓨터에서 접속하면 대화 내용을 확인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하는 나 같은 사용자를 위해 최소한의 "옵션"은 제공했어야 했다. 웹에 저장하고 싶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기존 처럼 로컬 대화함에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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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메일 압수수색 관련 뉴스

한국과 중국 등에서 전자우편(이메일)의 압수수색 관련으로 논란이 있었다. 이제는 이메일을 넘어서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대화까지도 감시/역추적/압수수색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했다. 이메일도 하는 판국에 대화 내용도 못하란 법이 없다.

위에서 간단히 언급했지만, 기술적으로는 비밀리에 대화 내용을 서버에 저장할 수는 있다. 필요할 경우 저장된 이러한 대화 내용을 외부에서 감시할 수는 있을 것 이다. 하지만, 비밀리에 수집된 정보를 가지고 무언가의 증거/근거로 제시할 수는 없다. 말그대로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행위일테니 말이다. (물론, 현재 이러한 비밀리에 대화 내용이 저장되고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하나의 예시를 드는 것이다.)

만약, "압수수색"이라는 명목하에 네이트온 서버를 확보할 수 있다면? 이제 대화 내용을 검색해서 합법적으로 증거/근거로 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 커뮤니케이션 측(네이트온 서비스 회사)에서야 '우리로써는 압수수색을 받은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쉬이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속 편한 입장이 되었다.

이러한 웹 자동 저장 서비스를 하지 않는 상태에서 비밀리에 대화 내용이 저장되고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 결정적인 증거를 대화 내용에서 찾았다고 할지언정 그걸 쉽게 증거로 제출할 수는 없을 것 이다. 또한, SK 커뮤니케이션 측에서도 쉽게 로그 자료를 내줄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자료를 건네주거나 사용한다는 것은 큰 도박을 하는 셈일테니 말이다.

사용자들은 이러한 저장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대화한 내용이 법정 증거로 나왔다면? 사생활 보호/도청/감청 등의 이유로 네이트온 메신저에 대한 네티즌의 융단 폭격은 당연한 부분이고,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등의 이유로 각종 소송이 줄지을지도 모른다. 때문에, SK 커뮤니케이션 측에서도 데이터를 쉽게 넘겨주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넘겨주고 있다고 해도 그걸 공식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웹에서 정식으로 서비스 하고 있는 판국이니 '당신의 쪽지/대화 내용은 서버에 잘 저장되고 있습니다'라고 이미 선포한 상태라 이러한 부담은 없어진 것.

물론 지금까지 내가 말한 것은 하나의 우려를 가지고 적은 내용에 불과하다. 그냥 하나의 음모론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내가 말하고자하는 부분은 웹에 저장되고 있는 현 상황이 불쾌하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봤더니, 서버에 저장되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비단 나만 이러한 생각을 한 게 아니라는 것. 메신저 대화라는 부분은 다른 어떤 수단(이메일 같은) 보다 더 예민한 부분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다.

개발자는 개발자를 잘 안다.

마음만 먹으면 다른 사용자의 데이터를 쉽게 검색해서 볼 수 있다는 것을...

(물론 사내에서는 보안 정책이니 뭐니해서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 네이트온 개발자가 마음만 먹으면 내 대화 내용 검색해서 볼 수 없을까?

난 사실 이러한 보안성 때문에 웬만해서는 개인적인 내용을 포털 등의 서비스에 저장하지 않는다. 내가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심지어 웹 호스팅 조차 사용하지 않는다. 해당 호스팅의 서버 관리자가 내 소스 파일을 마음대로 볼 수 있으니까. 그래서 난 서버 호스팅만 사용한다. 내가 직접 다 관리하는 게 속 편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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