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불곰의날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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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0-16 16:42:18 KST | 조회 | 699 |
제목 |
공포를 쥐포로 바꾼건 괜찮아. 거신을 후시딘으로 하향해도 돼. 하지만 이것만은 참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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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를 맞춤에 있어서 당장의 승률보다 중요한 것은 각 종족의 포텐 -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과 플레이의 다양함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게임의 초기 단계에 섯불리 "아 XX 사기네."를 외치는 것보다, 모든 유닛들이 고르게 활용되는 것을 우선목적으로 잡고 그 내에서 조금씩 밸런스를 조정해 나가는 것이, 게임이 나온지 2년만인 2001년, 천재 이윤열의 등장과 함께 테란 크래프트로 물들어 버린 전작의 절처를 밟지 않는 방법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블리자드가 감행한 패치는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저프전에서 암울했던 저그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어 밸런스 면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냈지만 반대로 종족의 특성과, 특정 종족의 포텐을 지워버린 것은 올바르지 못한 결정이었다.
이미 잉선, 잉여모함, 잉터셉터(?)라는 3대 하늘의 왕자들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는 상황에서 공포의 하향 방향은 심각하게 잘못되었다. 3게이트 1스타에서 나오는 공포가 막기 힘들다면, 팀플에서 공포가 너무 강력하다면 그 생산 시간이나 가격을 올린다던지, 차징의 유지시간 or 발동 조건을 악화시킨다는 등의 방향이 어울렸다.
공포의 존재 가치는 테란과 저그의 막강한 중장갑 유닛에 대한 대처에 있다. 테란의 토르에 대항할 수 있는 토스 유닛은 고위 기사와 공포가 있는데, 토르 마나의 삭제로 고위 기사는 무효화 되었고 공포의 중장갑 추뎀이 반으로 깍이면서 공포 역시 무력화 되었다.
요지는 토스가 토르를 못 막는다는게 아니다. 물론 막을 수야 있지. 하지만 상대가 토르든, 탱크든, 메카닉이든 바이오닉이든, 혹은 왕성한 생생활로 아이를 생산하는 무리군주든 덩치큰 엉덩이를 흔드는 울트라든 토스의 대응이 질파추 거신으로만 제한된다는 것은 게임의 전략성을 축소하고 앞서 언급한 종족의 포텐을 제한하는 행위이기에 공포에 대한 하향은 다른 방향에서 집행되어야 옳았다. 가뜩이나 프프전은 거신들의 줄서기 다툼으로 질서를 지키는 시민의식에 대한 지루할 정도의 반복 교훈만 주느라 하품이 나올 지경인데 이제 더더욱 거신의 입지가 강화되었다.
3형제가 4형제가 된다고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4대 하늘의 왕자로 등극한 공포는 토스 유저들의 입장에서 이미 눈엣가시였던 3형제와 함께 묶어 덤프해버리고 싶은 욕구를 느끼게 만드는대 충분한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다른 말로 하자면 토스 유저의 선택이 지상군 위주로 강요되면서 적어도 토스 유저들은 게임을 하는 재미가 조금 줄어들게 되었다.
덧붙어 이런 변화와 함께 온 다른 변화들 역시 다른 방법은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병영이나 사신 너프도 팀플레이에서 지나치게 강했던 사신의 위상을 생각하면 이해를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 경우는 사신의 역할을 1대1에서 지워버리기 보다는 건물에 대한 공격력을 약화시켜 팀플에서의 활용도도 줄이고 개인전에서의 활용도 역시 유지시켜 주는게 어땠을까 하고, 바퀴에 대해서도 질기고 오래가는 곱등이의 초기 컨셉이 아닌 다른 평범한 레인지 유닛처럼 변경된 느낌이 있어 아쉽다. 인구수를 줄이거나 가격을 줄이는 등으로 했으면 저그의 물량 컨셉을 살릴 수 있어 좋지 않았을까 한다. (하지만 일면으로 바퀴는 컨셉에서 멀어졌다 뿐이지 유닛의 활용도 축소되거나 크게 바뀐 것은 아니므로, 바퀴의 버프에 대해서는 그렇게 부정적이지는 않다.)
밸런스를 맞춤에 있어서 게임의 전체적인 수준이 향상되는 것을 고려하여 블리자드가 GSL에서 보여진 최상위권의 게이머들에 대한 비중을 더 높이지 않은 것도 조금 불만스러운 점이다. 결국 지금의 브론즈도 몇달 뒤면 지금의 실버와 비슷한 실력과 플레이를 하게 될 것이므로, 밸런스를 실버에 맞춰준다면 이후 변화된 게임의 양상에도 능동적으로 적응될 것이나 브론즈에 맞춰준다면 이후에 실버와 브론즈 둘다 툴툴거리게 될 뿐이니까.
예전부터 가격과 생산시간을 안드로메다급으로 올리고 초기 배타 시절의 능력으로 모선의 획기적인 개념 변화를 지지해왔던 본인으로서는, 프징징의 입장으로서도, 스타2 팬의 입장으로서도 패치의 방향에 쉽사리 동조하지 못하는 편이다.
유닛의 공격력과 사거리를 깍는 건 가장 극단적인 밸런스 짜맞추기이다. 정말 말도 안되게 강력해 상성마저 무시해 버리는 유닛을 제외하고, 다른 유닛들은 가격을 올리고 시간을 늘리는 식으로 밸런스를 맞춰주어야지 훗날 게이머들의 수준이 올라갔을 때도 유닛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스타1에서 사이언스 베슬이 그랬고, 아비터가 그랬고, 디파일러가 그랬다.
불곰의 충격탄이 너무 사기로 생각되어 업그레이드로 변경한 것처럼, 메디박이 너무 빨라 속도를 조금 늦춘 것처럼, 유닛의 다양성과 특징을 제거하지 않으면서 쓰기가 어렵게, 활약도를 줄이는 방법이 옳은 패치이지 아예 "토르도 그냥 물량으로 잡으세요." 라는 방향의 너프는 옳지 않다. 고위기사의 환류가 토르에 통하지 않게 만든 것 역시 고위기사에 대한 카운터가 존재하는 상황에서(유령) 밸런스 문제를 떠나 토스의 카운터를 가져간다는 것이 게임의 다양성을 해치는 행위이다. 제목에 적었듯이, 차라리 토르를 강화시켜라. 하지만 카운터를 가져가거나 유닛의 기능을 불구화 시키는 (공포/사신/토스 잉여 4종세트/ 타락귀 등등) 방향의 변화는 지양해주었으면 한다.
느린 유닛은, 업그레이드가 걸리거나 늦게 나오는 유닛은 선수의 실력이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활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유닛의 티어를 올려버리거나 능력을 커다랗게 깍으면 선수가 신이 되어도 잉여 신세를 벗어날 수가 없다. 블리자드뿐 아니라 밸런스를 가지고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방방곳곳에서 징징대는 저징징, 프징징, 테징징들 모두 한번쯤은 고려해 봐야 할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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