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공부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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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4-04-11 00:09:13 KST | 조회 | 3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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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마도 악마가 Le Diable Probabl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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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영화 속에서 ‘악마’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샤를과 그의 친구가 버스에서 대화를 나누는 중이다. 세상이 왜 바뀌지 않는지, 도대체 무엇이 잘못돼있는지 이야기가 오고 간다. 주위에 승객들도 한 마디씩 거든다. 무력해 보이는 시민들의 입에서 저마다 비관에 찌든 말들이 튀어 나온다. 그러다 누군가 묻는다. “세상에, 도대체 누가 이렇게 만들고 있는 거지?” 누군가 대답한다. “아마도, 악마가.” 샤를과 친구는 마주보며 웃는다. 악마라, 웃기는 말이군. 그 때 버스가 급정거한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으니 어딘가에 충돌한 건 아니다. 운전사는 당황한 눈초리다. 문을 열어 버스 앞을 확인한다. 카메라는 일부러 이동해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무엇이 버스를 멈추게 했을까. 커튼 뒤에 숨어 세상을 조종하고 있던 악마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된 것에 놀라 멈추게 했을까. 어쩌면.
루시퍼: 그리고 인간들! 도대체 왜지? 말해 봐-! 왜냐고?
왜 그들은 온갖 실패를 다 내 탓으로 돌리는 거지? 내가 온종일 자기네들 어깨에 앉아서 이런저런 행동을 강요한다는 듯이 내 이름을 들먹인단 말이야. 나만 아니면 안 했을 역겨운 일을 했다는 듯이!
"악마가 시켰어." 난 그들에게 아무 일도 시킨 적이 없어. 한 번도. 각자 자신들의 작은 인생을 살지. 내가 대신 살아주는게 아니라고.
그러다가 죽어서 여기로 오면 (자기들이 옳다고 믿은 원칙을 위한반 죄로), 우리가 자기들이 원하는 고통과 징벌을 내려 주길 기대해. 내가 여기 오게 하는 게 아니야.
그들은 내가 장터에 나간 생선 장수처럼 돌아다니면서 영혼을 산다고 말하지만 생각을 멈추고 왜 그럴까는 한 번도 묻지 않아. 내게 영혼이 왜 필요하겠나.
게다가 어떻게 누가 영혼을 소유할 수 있나? 아니, 영혼은 그들 자신의 것이야. ...그걸 정면으로 대하기 싫은 것 뿐이지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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