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1차적인 원인 제공은 옵저버를 받은 것이 원인이건 아니건 김동수님의 책임입니다. 그러나 그에 따른 후속조치는 저는 정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원기 선수가 이겼을 경우 다시 한번 재경기를 더 한다는 결정은 글쎄요... 인정상은 이해가 가나 차라리 냉정하게 단일 경기 재경기로 가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관중 또는 시청자가 존재하는 e-sports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의 중심에는 선수도, 주최측도 아닌 바로 관중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 큰 어른이 운동장에 던져진 공 하나를 90분 동안 쫒아 다니는 월드컵도 그 경기에 열광하는 전세계의 관중과 시청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지 관중들이 선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죠. 따라서 정상적인 방송을 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사전에 별도의 규정이 있지 않는 한 그 이유가 무엇이건 간에 일단은 경기를 중단하고 재경기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김동수님의 선택은 올바른 선택이었고 그 선택의 이유에 대해서도 '시청자분들이 제대로된 풀타임 경기를 보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방송 중에 정확하게 밝히셨습니다. 그 짧은 순간에 난감해 하시면서도 올바른 결정을 내리신 김동수님의 결단력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한니발님이 다 이긴 경기였고 본인은 무척이나 억울하시겠지만, 그 상황에서 설사 프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수 많은 시청자들을 위해서 한니발 선수는 억울함으로 감수하고 재경기에 '전력을 다해서' 임했어야 했다고 봅니다. 이 경기의 목적이 과일장수님과 한니발님 사이에 누가 누가 더 잘하나 겨뤄보는 것이 목적인가요? 아닙니다. 그럴꺼면 베넷에서 두 분이 따로 시합하면 되죠. 이 경기, 이 대회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시청자들을 위해서 질높은 경기를 선보이고 그 과정에서 누가 더 잘하는가라는 원초적인 잣대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기 위함입니다. 누가 더 잘하는 가? 라는 승부의 추는 도구일 뿐이지 결코 목적 그 자체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