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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짭퉁미러문
작성일 2012-09-14 01:55:12 KST 조회 350
제목
공고문학 말 나와서 그런데 예전에 내가 이런거 썼었는데.

빡쳐서 쓰는 프통령 응원하는 스2 문학



눈앞이 어두웠다. 당장이라도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벌써 3번째 서는 결승 무대였지만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 이 긴장감 속에서, 장민철은 덜덜 떨리는 다리를 다시금 붙잡았다. 온몸이 싸늘하다. 소름이 아까부터 계속 돋아왔다. 이 추운 겨울, 2011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회에서ㅡ 겨울의 기적을 노리는 그는 도저히 침착할 수가 없었다.



"……괜찮냐."



문득 익숙한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장민철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조금은요."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었잖아?"



그가 가볍게 웃더니 장민철의 옆에 털석 앉았다. 잠시간의 침묵. 미친 듯이 요동치는 가슴을 간신히 부여잡고 핫 하고 웃는다.



"형이니까…… 그런 소리 하는 거겠죠."



푹 수그린 채 중얼거리는 장민철의 말에 이윤열이 헛웃음을 지었다.




"나라고 떨리지 않을 리가 있겠냐. 하지만 견디는 거지. 너도 알잖아."
"……그렇죠."
"……"



이윤열이 쓰게 웃는다. 이 자신만만한 후배는 언제나 이랬다. 누구보다도 오만하고 자신감 넘치게 행동하는 그는 사실 누구보다도 두려움을 타는 남자였다. 자신을 포장함으로써 무언가를 얻고자 하는 것은 또한 두려움을 쫒고자 하는 행위였다.



"다 잘 될거다. 연습했잖아."
"……."
"우승해라."
"……."



장민철은 대답없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멀리서 아른거리는 이현주 캐스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억지로 옮기며 새파란 조명등 사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ㅡ!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ㅡ!




질려버릴 정도로 강렬한 환호성이 고막을 울렸다. 날카로운 비수와도 같이 온몸을 찔러오는 서늘한 열기 속에 선 장민철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강당을 빼곡히 채운 4000여명의 관객이 질러오는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도망치고 싶다ㅡ 그 생각이 가장 먼저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되돌아가고 싶었다. 앞서 두 번이나 들었지만 그 때도 지금도 이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러나 돌아갈 순 없었다. 이미 길 위를 걸었다. 전진. 발걸음을 계속해서 옮겼다. 관객들 사이로 걸어간다. 그리고 장민철의 눈에, 무대 위에, 까마득히 높아보이는 그 장소에 태산처럼 서 있는 임재덕이 눈에 들어왔다.




임재덕.





그 위엄 넘치는 세 글자. 그 누구도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저그의 신.
종족을 막론하고 그를 만났다는 것 자체가 재앙인 절대적인 스2의 초대본좌, 절대적인 저그의 절대신!



3번의 우승자.



스2판에 유이한 3회 우승자!
이번 리그도 다를 것은 없었다.

두 테란의 왕은 감히 신에게 도전한 댓가로 무릎 꿇었고 패기 넘치는 두 번째 몽상가는 저항조차 못한 채 처참히 무너졌다. 한 때 그에게 덤벼들었던 프로토스의 비수는 그대로 압살당했고 같은 종족인 저그들은 반항조차 못한 채 숙청당했다.



절대신. 재덕신. 상대방을 손아귀에 올려놓고 조정하는 Professor Tea!




모두가 긴장하고 경외할 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저그의 신!



그러나 도전하는 프통령도 다르진 않았다.

16강 1토스.




지지난 시즌, 그리고 지난 시즌. 모두가 32강에서 전멸해버린 프로토스의 한(恨).
그 한을 가슴 깊숙이, 뼛속까지 새겨넣고 올라온 단 한 명 남은 프로토스의 정점!
그러나 그 누구도 그가 결승에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프로토스이기에, 단 한 번도 본좌를 배출한 적 없는 이 빌어먹을 하등 종족이기에!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장난 삼아 나온 드립이 우승확률 2.69% 였다. 절대 우승할 수 없다고 모두가 외쳤다.




그러나 그 2.69% 앞에 슬레이어스의 황태자가 무릎꿇었고 한 때 GSTL에서 그를 압살했던 IM의 외국인 테란이 그대로 뭉개졌다. 왕의 칭호를 가지고 있던 저그의 2인자도 힘없이 무너졌고 저그의 두 신 중 하나인 통통한 저그조차 그대로 압살당했다.


그리고 정점만이 남아있었다.



감히 신에게, 절대자에게 도전하는 단 한 명의 인간. 단 한 명의 정점.



프로토스의 대통령. 수없이 탄핵받아도 다시금 재선한 프로토스의 희망!

인간은 어디까지나 정복해왔다. 마을을, 도시를, 국가를, 자연을, 우주를!

때문에 외친다. 때문에 부르짖는다.

때문에 오늘!



인간은 또다시 신에게 도전한다!



"코카콜라배 GSL! 시작~ 하겠습니다!"



이현주 캐스터의 외침과 함께 환호성이 울려퍼지고 일꾼이 나뉘었다.  그러나 빌드가 갈리고 몰아치는 날카로운 저글링에 어떤 것도 해보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GG.



1:0.



두번째 경기또한 다르지 않았다. 포지 더블을 시전하는 장민철에게 본진 8바퀴가 들이닥쳤다. 미처 방어를 하기도 전에 바퀴가 계속해서 올라왔다. GG.



2:0.



제 3 경기. 40분에 이르는 장기전. 운영으로 가면 갈수록 임재덕의 병력이 숨통을 조여왔다. 압도적인 회전력. 5개의 멀티를 먹은 저그의 무시무시한 회전력이 프로토스를 휩쓸었다.

7기에 달하는 거신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무너뜨린 타락귀들이 무리군주로 변화했다. 폭풍과도 같은 저그의 병력이 프로토스를 초토화시켰다.
폐허. 그 공포스러운 병력 속에서 장민철이 GG를 눌렀다.



3:0.



현장이, 그리고 커뮤니티가 신음성으로 가득 찼다. 완벽하다. 너무나 완벽하다. 정녕 신을 무너뜨릴 이는 존재치 않는 것일까. 온갖 악몽이 머릿속을 뒤흔들었다.

GSL의 지긋지긋한 징크스. 결승전은 흥하지 못한다는 그 빌어먹을 징크스. 결승전에서만 세 번의 셧아웃이 벌어졌고 그나마도 두 번은 반항조차 못하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똑같은 상황 아닌가. 이것이!

장민철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모니터를 응시하였다. 감독과 팀원들이 들어왔지만 그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 이렇게 끝나는 건가. 고작, 이렇게ㅡ?





"여러분은 프로토스를 왜 하십니까?"





환청처럼 무언가가 들려왔다.
자신이 처음 프로토스를 선택하게 된 계기였다. 박정석의 하드코어 질럿 러쉬를 보면서였다. 그것도 좋았다. 그러나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처음 스타를 하고, 처음 프로토스를 잡고.


그 아이러니함에. 최소 종족이란 것에ㅡ


유저들마저 자조어린 목소리로 '하등종족'이라고 자조하던 그 때에ㅡ




"여러분은 왜 프로토스를 하십니까?"




그 말이 들렸다. 자신이 바라보던 무언가가ㅡ 그 때.

해설의 그 단순한 말이…… 자신을 각성시켰다.





바꾸고 싶었다.




자신이 무언가를 바꾸고 싶었다. 자신이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종족을 위해 무언가를 바꾸고 싶었다. 이 종족을 최강에 올려놓고 싶었다.






"여러분은 왜 프로토스를 하십니까?"





그 환청같은 소리에 장민철이 이가 부셔져라 악물었다.



이기고 싶다.

정말로 이기고 싶다!

내가 하는 종족이기에 이기고 싶다. 내가 이 종족의 대표이기에 이기고 싶다.

단 한 번도 본좌를 배출한 적 없는 이 썩어빠진 하등종족에게 영광을 주고 싶었다.

이렇게, 이렇게 질 수는 없었다.

이렇게 질 수는 없었다!





'내가 프로토스를 하는 이유는ㅡ!'





제4경기. 박성준에게도 써먹었던 페이크 4차관이 그대로 먹혀든다. 저그가 온 힘을 다해 막으려 들었지만 끊임없이 소환되는 프로토스의 병력을 막지 못한다. GG.



3:1.



드디어 1승. 그 짜릿한 쾌감에 장민철이 불끈 주먹을 쥐었다.




제5경기.





포지 더블이 성공한다.  시간 증폭이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이거, 제2경기랑 비슷한 양상인데요?!"
"프로토스 부유하게 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그는 바퀴 한타를 준비중이거든요!"


환상 불사조가 순식간에 저그 본진을 정찰했다. 바퀴 의도를 눈치챈 프로토스가 재빨리 광자포를 늘렸다. 그러나 바퀴가 달려온다. 어느새 깔린 실크로드를 타고 바퀴가 미친 듯이 뛰어왔다. 그러나 종이 찢기는 소리와 함께 역장이 쳐졌다.


깔끔한 역장. 단 하나의 틈조차 없는 역장ㅡ!


결국 광자포가 완성되고 어쩔 수 없이 저그가 병력을 돌린다.
운영전. 토스가 조금 유리한 상태에서의 운영이었지만 미친 듯이 쏟아지는 견제에 프로토스가 강제로 움츠러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6다크가 소환되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이거 사신이거든요!"
"몰라요, 지금 임재덕 선수가 몰라요!"


써컹, 써컹.
어느새 본진에 난입한 6다크가 순식간에 포자촉수를 썰어버리고 일꾼을 썰어나갔다. 일꾼이 속절없이 썰려나갔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임재덕이 당황하며 병력을 빼지만 이미 4기의 암흑기사는 부화장을 썰고 있었다.

지켜야한다. 제2멀티만큼은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이미 6차관에서 끊임없이 돌린 병력이 달려오고 있었다. 저그는 손해를 강요받고 있었다. 손해를!
결국 머뭇거린다.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어어, 여기가 부서지면-!"



쾅. 결국 제3멀티가 파괴된다. 튀어나온 공생충이 뭔가 하기도 전에 죽어나갔다. 분노에 가득찬 저그가 발끈러쉬를 가려고 해도 이미 병력은 미친 듯이 나오고 있는 중이었다. 깃발이 꽂혔다. 저그가 미처 뭔가 하기도 전에 토스의 병력이 들이닥쳤다. 역장이 쳐지고 집정관이 달렸다.
어느새 본진 턱밑까지 조여진 저그가 마침내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


GG.




3:2!
관객석에서 설마설마하는 소리가 나온다. 3:2다. 나락 끝까지 몰렸던 장민철이 기적처럼 부활해 임재덕을 쫓기 시작했다. 죽었던 장민철이 산 임재덕을 뒤쫓고 있었다!




제6경기, 프로토스.


막 3멀티를 돌린 토스가 4기의 거신을 앞세우고 공격해왔다. 토스가 순간적으로 가장 강할 시기, 저그가 긴장해야하ㅡ는 그 시기! 옮기는 걸음걸음 핏물을 뒤로 한 채 프로토스의 병력들은 진군했다.


진격, 진격, 진격!


지난 세 경기에서 처참히 깨졌던 아이어의 전사들은 그 동안 쌓인 울분을 터뜨리려는 듯 쉴 새없이 진격을 감행했다. 미처 챙기지 못했던 소수의 저글링이 금새 시꺼먼 피로 산화했다. 순수 병력만으론 안된다. 순수 병력만으로는!
가능한 건 오직 저그의 마법뿐!



"감염충 나왔나요?!"
"예, 나왔습니다! 나왔어요! 점멸 추적자를 잡으려면!"
"감염충이 꼭 필요합니다 감염충이! 진균번식이 점멸을 묶어야해요! 거신이 미처 싸우기도 전에ㅡ!



그 순간, 프로토스 병력이 돌입했다.


미처 임재덕이 준비하기 전ㅡ!


수없이 박아놓은 가시촉수가 힘없이 날아가고 시간을 끌기위한 병력이 던져져 핏덩이로 화했다. 감염충의 진균번식이 완료되면 된다. 완성되기 4초 ㅡ 3초 ㅡ 2초 ㅡ!



그 순간, 아비규환의 전투 속에서 고위기사가 날아 손을 치켜들었다. 쿵, 슈슈슝!
수많은 저글링을 두고도 아껴온 마나가 시뻘건 벼락이 되어 그대로 감염충에게 내리꽂혔다. 수많은 감염충이 일시에 무력화된다. 관객석에서 충격의 비명성이 울려퍼지고 해설진이 울부짖었다.



"으아ㅡ! 감염충이! 감염충이ㅡ!!"
"진균번식이 없다면 저그가 프로토스의 병력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막을 수가 없어요!"



저그 병력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달려들지만 역장이 전장을 뒤덮었다. 맹독충을 태운 오버로드가 프로토스를 향해 날았으나 산개한 병력에 의해 무위로 돌아갔다.
그리고 카운터 펀치가 돌아왔다. 과거와 현재, 프로토스의 모든 병기를 막론하고 가장 강력한 육전 병기가 일제히 불을 내뿜었다. 저그의 병력이 종류를 막론하고 지워진다. 미니맵의, 임재덕의 푸른색이 점차 자리를 감추었다.

임재덕이 기가 막힌 얼굴로 모니터를 응시했다.
이제 뒤는 없다. GG를 때려박고 저그의 신은 그 날카로운 눈을 치켜떴다.


하!


임재덕이 가볍게 혀를 찼다.
짓밟은 줄 알았던 프로토스의 통령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피땀을 줄줄 흘리며, 벼랑 끝까지 몰렸던 통령이ㅡ!





3:3ㅡ!!




이미 관객석과 커뮤니티는 열광의 도가니였다. 장민철이! 장민철이! 저 임재덕을 상대로!
열광에 가득찬 환호가 경기장 전체에 울려퍼졌다. 방음 부스임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열광에 부스가 진동했다.

3:3. 3:3이야. 장민철은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올렸다. 감독과 팀원들이 들어와 그를 격려했다. 그러나 그의 귀에는 그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

보이는 것은 오직 하나. 멀리서 투명하게 빛나는 우승컵만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제 7경기가 시작했다.




마지막 경기는 아이러니하게도 1셋트와 같은 상황이었다. 자리마저 같았다. 그리고 전략조차 같았다.
초반부터 쉴 새 없이 서로를 압박했고 어느새 경기는 30분을 넘어섰다. 반땅싸움으로 접어들고 쉴 새 없이 전투가 벌어졌다.




적어도 세 곳 이상의 난전, 난전, 난전!




관객석은 환호성조차 잊은 채 경기를 지켜보았고 채팅방은 얼어붙었다. 먹을 대로 먹은 저그는 미친 듯이 휘몰아쳤고 프로토스는 간신히 그것을 막아냈다. 분광기가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다크와 하템을 떨어뜨렸고 저그는 그것을 피해내고 막아냈다.

어느 누가 감히 이들의 플레이에 허점을 짚으랴.

극한의 반응속도, 극한의 판단력. 어느 누구도 흠을 잡지 못하는 정점의 경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두 신과 통령의 손이 지시를 내릴 때마다 병력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피를 흘려갔다.

그러나 저그의 움직임이 조금 더 빨랐다. 감링링을 기반으로 한 저그가 미친 듯이 돌아다니며 프로토스를 압박했다. 계속된 저글링이 알 속에서 튀어오르고 프로토스가 간신히 간신히 막아냈다. 프로토스가 밀려나간다. 멀티 하나가 순식간에 마비되고 프로토스가 그 멀티를 찾기 위해 병력을 달렸다.


그리고 마침내, 임재덕이 칼을 뽑아들었다.
그 서늘한 눈으로 칼을 높이 들어 적을 가리켰다.




나를 위해 죽으라.



저그의 첫번째 본좌, 유일신인 나를 위해 죽으라!



너희들의 시체를 내가 밟고 흘러내리는 피 웅덩이 위를 내가 걸을 것이니!



너희의 죽음을, 너희의 희생을 나 임재덕이 기억하리라!




진군, 진군, 진군!





저글링들이 울부짖었다.
쥐어짤 대로 쥐어짠 병력이, 미칠 듯한 회전력으로 뽑아낸 병력이!
폭풍과도 같았다. 임재덕은 이미 칼집을 버렸다. 수많은 오버로드가 맹독충을 품은 채 달려들었고 저글링들이 달려들었다.

역장이 미친 듯이 쳐진다.

거신이 미친 듯이 빔을 쏘아내고 고위 기사의 스톰이 미친 듯이 떨어졌다.

그러나 병력이 많다. 그 압도적인 병력이 너무나 많다. 수많은 알에서 저글링들이 튀어나오고 마침내, 그 수없이 많은 공격을 뚫고 울트라가 본대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병력이 사라졌다.



저그가 당황한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임재덕이 당황한 얼굴로 미니맵을 바라보았다.
저그의 본진이 시뻘겋게 물들어 있었다. 온갖 경보음이 하나같이 그 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시야를 돌린 그 곳에ㅡ!





모선이 떠 있었다.





리콜. 모선의 궁극기. GSL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술!
해설진이 충격에 가득 차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괜객선에서 경악에 가득찬 신음성이 울려퍼졌다.
은폐장으로 무장한 프로토스의 병력이 저그의 멀티를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선택해야한다. 그러나 이미 맹독충을 소모한 이후였다. 나오는 건 저글링밖에 없었다. 결국 본대가 회군한다. 멀티에 깨진 테크를 복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프로토스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프로토스의 병력이 순회공연을 시작했다. 멀티가 하나 둘 깨져나갔다. 반땅 싸움이던 구도를 프로토스가 점차 잡아나갔다. 저그는 반쯤 정신이 마비된 채로 이를 갈았다.



아직이다.



임재덕이 칼을 다시금 움켜잡았다.



잡으리라.



아직 그에게는 6개의 해처리가 아직 남아있었다. 아까 쌓아 두었던 자원이 아직 남아있었다.
그의 병력 또한 남아있었다. 저 병력을 싸먹고 적진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흉폭한 군단이 아직 남아있었다!




싸워라, 승리하라! 저그의 신, 나 임재덕은 아직, 죽지 않았노니!




이를 빠득 간 임재덕의 손아귀에 쥐어진 칼이 마침내 휘둘러졌다.
저그의 병력이 사방에서 프로토스를 덮쳤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려낸 파수기가 일제히 역장을 후려쳤다. 전장이 역장으로 뒤덮히고 프로토스가 미친듯이 컨트롤했다. 오버로드에 탄 수많은 맹독충이 오버로드에서 미친 듯이 떨어져내리고 저글링이 미친듯이 달라붙었다.
비명성이 전장을 울리고 괴성이 전장을 뒤덮었다. 그리고 괴성이 걷혔을 때ㅡㅡㅡㅡㅡ






오직 프로토스 병력만이 오롯이 남아있었다.





환호성이 울렸다. 누구의 승리인지는 명확했다. 아직 GG가 나오진 않았고 프로토스의 병력이 움직이지 않았지만 이미 끝난 것을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움직여야 할 프로토스의 병력은 움직이지 않았다. 저그의 병력 또한 움직이지 않았다. 그 때, 무언가 홀린 것마냥 옵저버가 APM 창을 켰다.




0.




두 사람의 손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환호성이 그쳤다. 모두가 그저 0인 화면을 바라보았다. 

침묵, 싸늘한 기다림…….

그들은 바라보고 있었다. 수많은 피, 수 천이 넘는 시체의 밭 너머에 서 있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둘 모두 알고 있었다. 아아, 끝이다. 이것이ㅡ.
임재덕이 천천히 몸을 뒤로 젖히며 안경을 벗었다. 그리고 나직이 미소지었다.



GG.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ㅡ!
환호성이 우렁차레 울려퍼졌다. 장민철이 떨리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감싸쥐었다. 우승, 우승ㅡ 마침내ㅡ
미칠듯이 울려퍼지는 환호성 속에서 장민철은 고개숙였다.

프통령의 귀환.

100만 프로토스의 한이 풀리는 그 순간.



16강 1토스.



모두가 자조하던 그런 때의 우승이!



"DK, 보고 있습니까?"



장민철이 쓰게 웃는다.



"프로토스 버프 좀 해주세요."



모두가 웃었다.






-Alone Talk



이거 썼을 때가 아마 16강 1토스 나왔던 시점(...)



당시 모선의 리콜은 단 한 번도 안 쓰였었긔



그리고 감링링에 토스 멸종했을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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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오징어 (2012-09-14 02:00: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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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퇴갤
짭퉁미러문 (2012-09-14 02:01:14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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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원래 스갤 문학 보면 알겠지만 손발 퇴갤하는 작품들임(...)
E.de.N (2012-09-14 02:01:1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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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퇴갤 2
짭퉁미러문 (2012-09-14 02:02:0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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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나도 1년전에 쓴건데 다시 읽으니 손발이 오글오글
아이콘 김성파리 (2012-09-14 06:43:2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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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스크롤로 봤는데 스쳐지나가는 손발퇴갤의 삘
아이콘 스3 (2012-09-14 08:27:2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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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앞을 가린다 ㅋㅋ 이때 당시는 진짜 프로토스 완전 안습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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