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조성주를 보며 2014년의 그 때의 모습이 떠오르는데 그 때도 유일하게 개인리그에서 테란으로서는 유일하게 8강~4강에 올서 테란의 구세주이자 희망이라고 불렸었지만 왜 그 때 응원하던 팬임에도 비참함을 느꼈냐면 그렇게 온갖 기대와 지지를 받았음에도 개인리그 우승이라는 결실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 조성주 응원하면서 그냥 조성주 응원하는 거 포기하고 걍 자포자기 하고 있을까 별 생각 다 들었었거든요. 솔직히 이 시기는 조성주 응원해 주기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올해 초에는 드디어 조성주가 그동안 번번히 개인리그에서 자신을 가로막고 있던 프로토스라는 난관을 다 뚫고 우승하면서 이번 한해에는 최소 2회 우승은 해줄 수 있겠지라는 기대감이 들었었습니다. 올해 전반기에는 정말로 그렇게 해줄 줄 알았어요. 그 해 한해를 다 씹어먹진 못하더라도 우승하고 분명히 그 뒤 몇개월간은 기세도 나쁘지 않아서 한 번 더 우승을 해주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후반기 들어서면서부터는 프로토스전이 약간 삐걱거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순항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저그전도 뭔가 삐걱거리기 시작하더니 자신이 가장 잘하던 테테전에서 급격히 무너져버더라구요. 그런데 내가 왜 여기에서 조성주 얘를 내가 왜 여태껏 응원해왔나, 왜 내가 응원해줘야 되나 이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저그전이나 프로토스전이나 어차피 잘할 때도 있으면 못할 떄도 있는 거니까 좀 실망스럽더라도 훌훌 털고 잊어버리려고 노력하자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이신형이나 조중혁도 조성주와 마찬가지로 테테전은 메카닉보다는 바이오닉을 매우 중점적으로 연습해오고 경기를 하는 스타일의 선수들이였기 때문입니다. 이 바이오닉 중심의 테란들도 메카닉을 연습해서 테테전 메카닉의 장인들이 되었다 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조성주는 단 하나도 변화된 모습을 안 보여줬기 때문이죠. 다른 분들도 다 아실 거에요. 테테전에서 메카닉의 숙련도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바이오닉이나 해불탱으로는 이기는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이요.
그런 걸 생각해 보면 조성주가 자신의 고집과 아집 때문에 테테전에서 메카닉을 할 생각도, 그렇게 연습을 할 생각도 없었다는 생각 밖에는 안 들잖아요. 저번 이신형 전에서 내가 조성주를 응원해 왔던 게 잘못된던가?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오늘 조성주가 이병렬에게 단 한 세트도 못 따내고 3:0으로 졌다는 얘기가 들렸을 때부터 걍 팬 노릇 때쳐치고 응원하던가 그만 둘까 심각한 고민이 되서 글을 쓰게 된 겁니다.
김택용도 한 2009년까지는 열심히 응원하고 개인리그 5회 우승 정도는 해줄 줄 알았는데 2009년부터 개인리그에서 하도 삽질을 하기 시작하니까 응원하다가 지치고 지쳐서 2010년에는 걍 될대로 되라 식으로 포기를 해버렸었거든요.
전반기만 해도 테란을 이끌어갈 양대 재목으로 꼽히던게 조성주 조중혁의 조씨 테란들이었는데 저는 최근 몇달간 조성주의 테테전과 그 외의 경기을 보며 2014년 떄의 그 고통의 시기보다 더 조성주를 응원하기가 고통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이신형을 뛰어넘을 최고의 테란 인재로 보고 있었는데 최고의 테란은 커녕 2인자로 격하되어 버렸으니... 에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