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drakegog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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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5-04-07 18:30:09 KST | 조회 | 33 |
제목 |
최근에 일본 회사랑 업무적으로 불쾌한 일이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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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회사랑 계약 맺고 일본 작품들 번역하는 놈인데
최근에 관련 업무를 진행하다가 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음
그래서 업무 채팅으로 담당자랑 이야기 나누다가,
이 일은 원래 제가 먼저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라고 했는데
여기서 담당자가 대충 '아니하다'라는 단어 하나만 보고는
번역가의 책임이 어쩌구저쩌구 염병을 하면서 일하기 싫으면 싫다고 급발진을 함
그러면서 갑자기 채팅 아바타에 '휴가' 띄워놓고 잠수를 타네?
너무 황당하고 얼탱이가 없어서 진짜 그때 빡이란 빡은 다 쳐서 나도 막 퍼붓고, 윗선에 마편 찔러 넣어서 일 좀 키웠는데.
뭐 마편 덕분인지 결과적으로 어찌어찌 잘 해결은 됨.
대충 플엑 디코방에서도 이 얘기하면서 그러면서 번역 얘기 좀 썰 풀고 그랬었는데
번역 일 쪽에 관심 보이는 사람 있는 것 같아서 그냥 그때 못 다한 이야기 썰 좀 더 풀까 싶어서 올림.
일단 국내 번역 시장 자체가 썩 그리 안 좋음. 일감은 적은데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더럽게 많다고 보면 됨.
특히 일본어 쪽은 더 심함.
일단 일자리 구하는 루트 자체도 그리 없는 편인 데다, 만약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하더라도 열정 페이는 존나 각오해야 함.
소설이나 게임의 경우, 보통 페이는 글자수에 기반함. 요컨대 글자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범.
보통 한글 파일 기준 원고지 200자 기준으로 원고지 장당 얼마로 페이를 계산하는데
간혹가다가 그냥 글자수 200자 기준으로 페이 계산하는 곳도 있음.
어차피 그게 그거 아니냐? 싶지만 이거 분명 다름.
최근에 작업한 것중 원고지 분량 1180장이 나온 소설이 있음.
그럼 글자수는 산술 계산적으로 236,000장이 나와야 하지만 실제로는 199,111자밖에 안 나옴.
정확한 계산 방식은 모르지만, 아무튼 원고지 분량에 비해 글자수가 현저히 적게 나옴.(항상 그랬음)
요컨대 원고지 장당으로 계산을 안 하고 글자 수로 계산해서 페이를 주겠다는 업체가 있다?
진짜 극한까지 돈 주기 싫어하는 곳이라고 보면 됨.
그리고 필요한 자격증 뭐 있냐는 질문도 들어왔는데
내가 알기로 딱히 관련 자격증은 없는 걸로 알고 있음. 실제 본인도 자격증이라곤 JLPT 1급 정도밖에 없음.
어차피 번역 일은 100퍼센트 사전에 샘플 번역을 통해 실력 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자격증 유무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음.
대신에 내가 번역 일에 관한 실력을 키우고 싶다면 반드시 한국어를 배우셈.
띄어쓰기나 맞춤법 이런 건 물론이고, 특히나 어휘를 하나라도 더 배우셈.
모르는 외국어 표현이나 단어 나와도 어차피 그건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옴.
이건 내가 '검색하는 실력'만 있으면 됨.
(이 일 10년 가까이 하는 동안 아무리 뒤지고 검색해도 안 나온 게 '오프스타' 딱 하나 뿐이었는데.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인스타그램 패러디한 가상의 무언가였더라...)
그런데 내가 이해한 그 외국어 단어를 한국어로 어떻게 번역하느냐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쌓은 모든 실력과 지식을 총동원해야 함.
내가 한국어 어휘를 하나라도 더 알면 진짜 그게 피가 되고 살이 되며, 때로는 그게 초월 번역의 경지가 될 때도 있음.
개인적으로는 여러 책이나 작품들 보다가 모르는 단어나 어휘 나오면 메모했다가 나중에 그거 공부하면서 스스로 정리하곤 하는데 이게 도움이 됨.
또한, 다른 외국어 영상 매체 작품들 보면서 그 번역가는 이 단어를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번역했는가를 눈여겨 보는 것도 도움이 됨.
그리고 간혹, 우리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번역 자격증 주는데, 그 시험을 통과하면 자격증을 주고 앞으로 일감도 주겠음. 단, 우리 회사 교재 수십 만원 어치하는 그거 사야함~. 하는 업체 있는데
이거 내가 회사 이름 떡하니 적으면 고소고발당해서 못하지만, 혹여라도 이런 업체 광고 보면 절대로 하지 마셈.
혹시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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